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루리아의 안내를 따라 일행이 도착한 곳은 폐허나 다름 없는 신전의 유적이었다. 신전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막강한 기운에, [플레이어]와 일행은 그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전에 없는 사투임을 예감한다. 각각의 목표를 가진 채로, 일행은 신전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루리아의 감각을 따라,
[플레이어]와 일행이
도착한 곳은 다 무너져 가는 신전이다.
여, 여기가 확실한 거야,
루리아?
루리아
네. 이 안쪽에서,
굉장히 강력한 힘이 느껴져요.
…어?
루리아
기척이 한 개가 아녜요,
아마도 무언가 더…
…조금 이상해요.
흑기사
흥,
그놈이 준비해 둔 마정일 테지.
라캄
여기까지 와서 돌이킬 순 없지.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끝장을 내자!
이오
마, 맞아!
그렇지, 로제타?
로제타
후후, 그래.
이오,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단다.
이오
하지만……
오이겐
직접 가서 보면,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도
알 수 있겠지.
카타리나
어찌 되었든,
여기서 프리시아와 결판을 짓게 되겠지.
집중하자, [플레이어]!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신전을 채우고 있던 기묘한 감각은 [플레이어]와 일행들조차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점차 강해진다. 세계, 그 자체를 왜곡시킬 수 있는 아카샤의 힘. 그것을 온몸으로 느끼며 [플레이어]와 일행은 프리시아와의 결전을 목표로 나아간다.

라캄
이것 참…
뭔가 만만치 않은 게 있다는 건,
이제 나한테까지 느껴지는데.
카타리나
등골이 서늘해지는 불쾌한 감각이군.
이것이 별의 민족이 사용했던,
병기의 힘인가.
흑기사
세계를 뒤틀리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괴물이다.
본체가 가진 힘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겠지.
루리아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해요!
루리아
함께 오르키스를 구해내고,
프리시아의 계획을 멈춰요,
[플레이어]!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수없이 많은 제국병들이 [플레이어]와 일행의 앞을 막이선다.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으므로, 일행은 정면으로 돌파해 나간다.

제국병
왔군,
전 부대! 위치로!
사격 준비!
제국병들
오이겐
어이쿠,
굉장한 마중이로구만. 이거!
라캄
이렇게들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여기가 확실한가 본데!
흑기사
흥,
결전을 앞둔 전초전일 뿐이다.
간다!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플레이어]와 일행의 맹공에도, 제국병단은 굴하지 않고 저항을 이어 나간다. 그 태도는 제국에 대한 애국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기인한 것이었다. 제국병의 배후에 있는 ‘마리스’라는 존재와 [플레이어] 일행이 마주치는 것을 막기 위해, 제국병들은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온다.

제국병
헉, 흐억,
ㅈ, 젠장… 역시 무리인가…
제국병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
흑기사
미안하게 됐군.
하지만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흑기사
그러니 내 앞에서 물러 나라!
나는 재상을 물리치고,
반드시 그 목표를 이루어야만 한다!
제국병
젠장! 여기서 돌파 당하면,
다음은 마리스다!
제국병
이겨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
어떻게든 사수해라!

5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흑기사는 쓰러진 제국병에게 ‘마리스’가 무엇인지 묻는다. 때마침 일행의 앞에 프리시아와 오르키스가 나타나고, 프리시아는 ‘마리스’의 의미를 알려주겠다고 일행에게 제안해 온다. 겁에 질린 제국병들은 프리시아를 필사적으로 말리려 하고, 일행에게 다시금 싸움을 걸어온다.

제국병
크헉…
이제 정말 끝인가……
흑기사
이봐. 너희들이 말하는 ‘마리스’,
그게 대체 뭐지?
새로운 성정수인가?
제국병
그, 그건……
프리시아
이런, 이런…
마리스에 관심이 있으신 건가요,
에르스테 제국의 전 최고 고문님?
오르키스
…….
흑기사
프리시아…!
루리아
오르키스!!
오르키스
…….
흑기사
여유롭군, 프리시아…
네가 꼬리 말고 도망 갔던 모습을
잠시 잊을 뻔 했어.
프리시아
하, 아무래도 여기 계신 전 최고 고문님은,
전략적 철수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으신 모양이네요.
프리시아
아무튼. 마리스가 궁금하시다면,
필요한 것은 모두 준비되어 있으니
바로 보여드릴 수도 있어요.
제국병
가, 각하! 기다려 주십시오!
이, 이런 놈들은 금방 물리쳐 보이겠습니다!
어이… 왜 저렇게까지 필사적인 거야?
카타리나
확실하진 않지만…
무언가 때문에 겁에 질려 있는 것 같은데.
카타리나
재상 자체를 두려워 하는 것처럼…
하지만 자신의 상관을 두려워 할 이유가 있나?
제국병
각오해라, 기공단놈들!
너희를 쳐부숴주겠다!

6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플레이어]와 일행은 제국병들을 물리치고 프리시아를 궁지에 몰아 넣는 데에 성공한다. 그러나 프리시아는 오히려 광기에 물든 웃음을 흘리며 자신의 최종 병기, ‘마리스’를 꺼내 보인다. 제국병들을 공포에 떨게 한 ‘마리스’는 마정에 의해 오염된 성정수 유그드라실이었다. [플레이어]와 일행은 유그드라실·마리스가 마주한다.

제국병
윽, 크핫…
흑기사
끝인가.
이제 몇 명 남지 않은 것 같군.
흑기사
이제 달아날 곳은 없다, 프리시아.
그 인형을 내놓아라.
프리시아
……
흑기사
왜 그러지?
궁지에 몰려서,
포기라도 한 건가?
프리시아
후, 후후후, 흐하하하!
몰리다뇨?
누가 궁지에 몰렸단 건지?
프리시아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시나 보군요.
여기까지 몰린 건 바로,
여러분입니다!
흑기사
네놈……
이 상황에 이르러서까지,
그런 말을 하는 건가?
카타리나
잠깐, 흑기사!
조심해라!
프리시아
후후후……
――깨어나라, 섭리를 빼앗긴,
위대한 성정수여.
루리아
이건, 설마!
말도 안 돼!
프리시아
――지금 여기에 현현하여,
별의 이치, 무정한 섭리로,
나의 적을 멸망시켜라!
프리시아
자, 깨어나라!
――유그드라실・마리스!
유그드라실・마리스
――!!
흑기사
이건 대체…….
프리시아
이것이야말로, 마정 연구의 궁극!
마침내, 성정수까지도
제 완전한 지배 하에 들어온 겁니다!
루리아
이럴 수가…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하지만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루리아
왜… 어째서 이런 일을 벌인 건가요?
유그드라실・마리스
――!!
큰일이야!
아무래도 저거,
우리를 노리고 있는 것 같은데!
라캄
싸울 수밖에 없겠지!
긴장해라, [플레이어]!

7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성정수 유그드라실・마리스의 막강한 힘 앞에 [플레이어]와 일행은 무참히 쓰러지고 만다. 무릎 꿇은 일행을 지켜보며, 프리시아는 웃음을 터트린다.

프리시아가 불러 낸 성정수
유그드라실・마리스에 의해,
[플레이어]와 일행은 전멸 직전까지 몰린다.
라캄
크헉…
마, 말도 안 돼……
카타리나
큭,
이전에 싸웠던 유그드라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군.
이오
잠깐,
이. 이런 게 있다는 건
알지도 못했어!
프리시아
훌륭해,
별의 힘을 모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마정이,
이제는 원전인 별의 힘조차 능가했다.
프리시아
해낸 거야,
저 증오스러운 침략자놈들을 뛰어 넘었어…
하늘의 민족이야말로 우수한 존재다!
후후후, 흐하하하!

8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프리시아는 흑기사가 루리아를 이 자리에까지 불러내기 위한 말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루리아와 오르키스, 세계를 바꿀 수 있는 두 열쇠를 모두 손에 넣은 프리시아는 오르키스에게 아캬사를 기동하라고 명령한다. 그 순간, 오르키스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플레이어], 그리고 일행과 함께 한 추억이었다. 오르키스가 망설이는 동안, 일행은 프리시아의 틈을 찌르고 루리아와 오르키스를 구해낸다.

제국병
큿……
재, 재상각하.
제국병
외람되지만,
방금 전 마리스의 공격으로,
저희 쪽에도 많은 부상자가…
프리시아
그래서요?
제국병
…예?
프리시아
그래서 어쨌다는 겁니까?
그런 사소한 목숨 한둘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 없습니다.
제국병
그, 그런……
흑기사
윽… 크헉…
웃기지 마라.
프리시아
오,
아직 숨은 붙어 있는 모양이군요?
흑기사
이제야,
오르키스를 되돌려 놓을 조건을,
모두 갖췄는데……
흑기사
이제 와서…
이런 곳에서,
질 수는 없다!
프리시아
후후후,
끈질기군요, 흑기사.
흑기사
뭐라고?
프리시아
절망에 빠져 있는 자는,
눈 앞에 작은 희망이라도 던져지면
무작정 덤벼들죠.
프리시아
그 희망이 진실인지조차,
확인하지 않고.
프리시아
어쩌면…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희망을 유지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흑기사
무슨 뜻이지?
프리시아
루리아에게 빈사인 자를
소생시키는 능력이 있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프리시아
하지만 그 능력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편리한 것은 아니랍니다.
흑기사
뭣……
프리시아
그 힘은, ‘그릇’인 루리아가
스스로를 하늘의 존재와
융합시키는 힘입니다.
프리시아
하지만 한 번 쓰고 나면,
두 번째 기회는 없죠.
프리시아
간단히 말하자면,
오르키스를 구할 방법은 없습니다.
흑기사
그런, 그럴 리가……
오이겐
이봐!
정신 차려라, 아폴로!
로제타
……
프리시아
자, 그러면.
이제 이 세계에 종말을 고해 볼까요?
프리시아
오르키스,
아카샤를 기동하세요.
오르키스
……
오르키스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루리아가 서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루리아
오르키스……?
카타리나
기다려라!
루리아에게는
손가락 하나 대게 할 수… 윽!
카타리나
모, 몸이…
말을 듣지 않아!
프리시아
후후,
마리스와의 싸움이
그렇게나 간단할 것 같았나요?
루리아
카타리나!
루리아
오르키스! 멈춰!
안 돼요!
루리아
그 성정수를 쓰면,
오르키스와 나 모두
사라… 읏!
루리아
……
카타리나
루리아!
오르키스
……
오르키스
아르쿠스의 이름으로,
성정수 아카샤의 기동을 집행한다.
루리아
인증 완료.
성정수 아카샤의 기동 요청을
수락합니다.
이, 이봐! 루리아!
왜 그래?
정신 차려!
루리아
빌레이스트 아루크스에게서 관리자 권한 이전…
완료.
루리아
성정수 아카샤를 기동합니다.
???
……
프리시아
이것이…
아카샤인가.
오르키스
……
루리아
……
프리시아
이제 명령을 내리세요. 오르키스.
별의 민족을,
이 세계의 역사에서 말소하세요.
오르키스
……
오르키스
……
라캄
에, 그 뭐냐.
여기서 뭘 하고 있어, 아가씨?
???
아냐.
라캄
응?
오르키스
아가씨가 아냐,
내 이름은 오르키스.
루리아
오르키스라고 하는구나……
루리아
만나서 반가워요, 오르키스!
저는 루리아예요!
그리고 이쪽은 [플레이어]!
오르키스
만난 게 왜 반가워?
루리아
어, 그러니까…
[플레이어],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이오
이제부터 친구가 되자는 말이야!
내 이름은 이오, 잘 부탁해!
오르키스
이제부터… 친구?
……나랑?
흑기사
쯧, 가자. 인형.
오르키스
……
흑기사
이봐, 가자니까.
뭘 하는 거냐?
오르키스
나, 나는 루리아랑 같이 있고 싶어.
잠깐만이라도…
루리아
있잖아, 어째서야?
오르키스, 대답해 줘…
오르키스
……
루리아
어째서 오르키스는 거기 있는 거야?
우리를 버린 거야?
오르키스
……
루리아
이제 우리의 말이 들리지 않는 거야,
오르키스?
오르키스
……!
오르키스
아, 아냐!
오르키스
싫어!
루리아
내, 내가 무슨…
오르키스?
프리시아
말도 안 돼…!
루리아가 원래대로 돌아왔어!
카타리나
드디어!
움직인다!
라캄
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카타리나
지금은 둘을 데리고
빠져나가는 데 집중하자,
[플레이어]!

9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플레이어]와 일행은 겨우 프리시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만, 제국병들이 다시 한 번 바짝 추적해 온다. 이전의 싸움에서 만신창이가 된 [플레이어]와 일행은 전력을 다해 그들을 물리쳐 나간다.

제국병
젠장! 놓치지 마라!
라캄
그 많은 일을 겪고도 저런 태도라니,
충성심 한 번 대단하네.
카타리나
미안하지만,
너희에게 낭비할 시간은 없다!
서둘러 돌파하자, [플레이어]!

10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프리시아는 유그드라실 마리스를 조종해 [플레이어]와 일행을 잡으려 한다. 그때, 수수께끼의 성정수가 나타나 유그드라실 마리스를 가로 막았고, 그 틈을 타 일행은 겨우 도망칠 수 있었다. 그랑사이퍼에 올라 섬을 떠나려던 찰나, 로제타가 자신은 이 섬에 남아야 한다는 말을 남긴다.

[플레이어]와 일행은
루리아와 오르키스를 데리고
신전의 입구까지 겨우 도망친다.
루리아
카타리나…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오르키스
……
카타리나
자세한 건 나중에 말해줄게,
우선은 도망치자!
프리시아
어림 없는 소리!
제가 그렇게 순순히 놓아줄 거라 생각했나요?
라캄
읏, 벌써 쫓아왔나……
프리시아
계획한 바는 아니었지만,
이대로 도망치게 둘 수는 없죠.
프리시아
저들을 붙잡으세요,
유그드라실・마리스!
유그드라실・마리스
――――!!
카타리나
또 저 성정수인가?
프리시아
다른 이들은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오르키스와 루리아의 목숨이 붙어 있기만……
???
조금 너무한 이야기네,
그렇지 않아?
???
――――
카타리나
다, 다른 성정수?
프리시아
뭐야, 이건?
해치우세요, 마리스!
유그드라실・마리스
――――!!
제국병
재상 각하!
이대로 가면,
유그드라실이 붕괴될 겁니다!
제국병
이 상태대로라면,
유그드라실・마리스를 조종하는 것 또한
위험할 수 있습니다!
프리시아
젠장!
라캄
후, 겨우 틈이 났네!
서둘러 도망치자, [플레이어]!
라캄
모두들, 그랑사이퍼에 타!
바로 이륙한다!
로제타
……
카타리나
로제타, 문제라도 있나?
서둘러!
로제타
미안해, 하지만……
이번엔 함께 할 수 없겠어.
이오
로제타!?
그게 무슨 뜻이야?
로제타
아직 이 섬에,
내가 해결하지 못한
일이 남아 있어.
로제타
하지만,
꼭 약속해주렴.
그 애를 구하러 돌아오겠다고.
루리아
그 애…?
로제타
지금 유그드라실은,
마정에 의해서
너무 많은 힘을 끌어 쓰고 있어.
로제타
순수한 별의 힘이 아니라,
조악한 모조품인 힘을…
로제타
그래서 그 애는 금방이라도,
망가질 것 같은 상태야.
지금은 누군가 곁에 있어 줘야 해.
로제타
그러니, 약속해 줘.
돌아오겠다고.
로제타
너희에게는 저 아이를
구할 수 있는 힘이 있어.
아니, 저 아이를 구할 수 있는 건
너희 뿐이야.
로제타
그리고 비 군,
기억하고 싶진 않겠지만…
부탁할게……
응?!
나, 나 말이야?
라캄
이게 무슨,
그랑사이퍼가 제멋대로 출발하잖아!
어서 올라 타!
로제타
후후……
이오
로제타!
결국 그랑사이퍼는
로제타를 루마시 군도에 홀로 남겨둔 채,
그녀의 모습이 점점 작아져 희미하게 보일 때까지 높이 날아 오른다.
일행 중 대부분이 루마시 군도에서 무사히 벗어났지만,
형용할 수 없는 씁쓸한 감정이
그랑사이퍼 위의 공기에 짙게 어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