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대회본선 당일. 오전부에 배속된 코루루와 레오나는 뜻밖에 예선통과를 했던 전날보다 더욱 자신이 찬 모습. 아미라는 우승하면 헬헤임에 대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알고 진지하게 우승을 목표로하겠다고 선언한다. 전날과는 달리 온화한 분위기에서 긴박한 분위기로 바뀌어, 코루루, 아미라, 레오나는 [플레이어] 일행의 성원을 받아 본선에 임하는 것이었다.

많이 먹기 대회 2일차, 본선 당일이 되었다.
코루루
오늘도 최대한 열심히 하겠소이다!
이오
그래 그래, 그 마음가짐이야!
레오나
나도 예선을 통과했으니 열심히 해야겠어. 진 사람들한테 미안하니까.
루리아
기합이 팍 들어가셨네요, 레오나 씨!
코루루와 레오나는 예상치 못한 본선 진출로 인해 전날보다 자신감에 넘치고 있었다.
둘 다 열심히 해! 다 함께 응원하고 있을게!
사실은 둘 다 이기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결승에 나갈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니까.
코루루
그 말은 나와 레오나 씨가...
레오나
일단은 적이라는 얘기가... 되겠네.
방금 전, 예선 통과자들은 본선 오전부와 오후부를 나누기 위해 제비를 뽑으러 갔었다.
그 결과 코루루와 레오나는 같이 오전부로 배정된 것이었다.
레오나
예선은 기준선만 넘으면 누구나 통과할 수 있었으니까 명확하게 적이나 아군이라고 할 수 없었지만...
레오나
이번에는 적어도 누구 하나는 떨어질 거야.
코루루
그, 그렇게 되겠구려...
레오나
아, 미안해! 긴장시키려는 건 아니었는데...
레오나
어제 비군이 말했던 것처럼 원망하지 말고 즐겁게, 열심히 하자는 뜻이야.
레오나
누군가가 이긴다는 건 다른 누군가가 진다는 뜻이잖아. 승부니까 어쩔 수 없는걸.
코루루
알겠소이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상대하리다!
레오나
응, 잘 부탁해.
헤헤, 이거 본선도 기대되는걸!
아미라
아~ 우물!
으악!
아, 아미라! 너 어디 갔었던 거야!
제비뽑고 나서 혼자 어디로 사라졌나 했더니... 아니, 그 손에 든 건 먹을 거잖아!
아미라
우물우물... 걷고 있었는데 모르는 녀석들이 응원하는 뜻? 이라면서 줬어.
아미라는 들고 있던 꼬치구이 막대를 보라는 듯이 손을 내밀었다.
아미라
우물우물... 이거 먹고 오늘도 힘내라고 했어.
아하, 그렇구나. 어제 아미라가 엄청 활약한 덕분에 벌써 얼굴이 알려진 모양이네.
아미라
헤헤, 응원 맛있어...
루리아
아하하... 아미라 씨다운 말씀이세요...
루리아
그런데 아미라 씨. 이제부터 본선이 시작되는데 그렇게 먹어도 괜찮으시겠어요?
루리아
아미라 씨도 오전부 아니었나요? 조금 있으면 시작되는데요?
아미라
우물... 꿀꺽.
아미라
배고파...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
루리아
그, 그렇군요...
루리아, 이 녀석한테 우리 상식은 통하지 않아. 만난 시점에서 이미 하늘을 날아온 녀석인걸.
어제 예선에서도 어마어마하게 먹어댔으니, 이 정도는 간식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지금도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걸 보니, 어쩌면 아미라가 우승할지도 몰라!
아미라
응. 제일 많이 먹고 상품도 내가 먹을 거야.
엄청난 이변이 일어났다고 다들 깜짝 놀랐으니 순식간에 유명인이 된 모양이네.
아미라
어느 섬에 가든 말 거는 사람들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 아... 그럴지도 모르겠네.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미라
엄마한테도 닿을까?
아미라는 흥분한 나머지 갑자기 비의 몸을 움켜쥐더니 앞뒤로 격렬하게 흔들었다.
자, 자자잠깐 진정해...! 확실하게 정해진 건 아니야!
아미라
내가 제일 많이 먹을래. 그리고 상품도 먹고... 엄마한테 찾고 있다고 전해줄 거야!
아미라는 비의 몸에서 손을 떼고 결의를 다짐하려는 듯이 주먹을 꾹 쥐었다.
루리아
아미라 씨, 엄청 진지한 모습이에요...!
레오나
예선 때부터 엄청났는데... 더욱 더 강적이 된 듯한 느낌이네.
코루루
지, 질 수는 없소이다...!
희미한 긴장감이 맴도는 와중, 멀리서 레드락이 장난기섞인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레드락
오우~ 불타오르는데? 승부라는 건 이래야지 제맛이지!
아저씨, 제비뽑기 끝났어?
레드락
그래. 난 오후부다.
그렇구나. 그럼 다른 사람들하고는 따로 갈라졌네.
레드락
그거 안타깝군. 오전부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미라
레드락하고는 안 싸우는 거야?
아저씨는 오후부라고 했잖아. 싸우려면 내일 결승에서나 볼 수 있겠지.
레드락
뭐야, 나하고 싸우고 싶어?
아미라
응. 모든 사람한테 이기지 못하면 우승할 수 없어.
우승후보를 눈 앞에 두고도 당당하게 승리를 외치는 아미라를 보고 일행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 아저씨 앞에서 엄청 간 큰 소리 한다...
레드락
오호... 즉 선전포고라는 뜻이야?
아미라
아니야. 아무한테도 안 지겠다는 말일 뿐이야.
레드락
…………
아미라
……?
레드락
푸... 흐하하하!
눈빛이 좋은데 그래!
아미라
응. 눈은 좋아. 먼 데까지도 잘 보여.
레드락
하하, 그런 말이 아냐. 승부사의 눈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레드락
이거 재미있어지겠는데. 오늘 질 수는 없겠구만.
무슨 소리야. 아저씨라면 여유롭지 않아?
레드락
가능성이 제로라곤 할 수 없으니까.
레드락
요 10년 가까이 무패를 이어왔지만, 상대를 얕본 적은 한 번도 없어.
레드락
오히려 엄청난 놈들이 모여있기에 이기고 싶은 거야.
레드락
게다가 오후부에는 그 녀석도 있다. 방심은 금물이지.
그 녀석이라니, 설마 빈둥대는 마슈인가 하는 그...
마슈
누가 빈둥댄다는 거냐!
으악!
마슈
"짓뭉개는" 마슈야!
두 번째는 안 봐준다!
마슈
이봐, 레드락! 너도 오후부라고 들었는데, 기회는 지금뿐일 거다.
레드락
뭐? 그게 무슨 뜻이야?
마슈
그 레드락이 결승에도 나가지 못하면 볼썽사납잖나.
마슈
오전부로 바꿔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는 거지!
레드락
흥, 누가 그런 꼴사나운 짓을 하겠냐. 그 대사 그대로 돌려주마.
마슈
큰소리는. 레드락, 그 말 잊지 마라.
마슈는 레드락을 잔뜩 긁어댄 후에 의기양양하게 사라졌다.
레드락
하여간 매번 질리지도 않는 녀석이라니까...
루리아
헤헤.
레드락
뭐야? 루리아.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
루리아
레드락 씨하고 마슈 씨, 사실은 사이가 좋으신 거 같아서요.
친한 친구일수록 싸운다는 얘기도 있긴 하지. 아까도 저 아저씨에 대해서 방심할 수 없다고 했잖아.
레드락
하! 누가 저런 놈을!
친하다니 소름이 쫙 돋는다!
레드락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자, 아가씨들. 빨리 회장으로 가야지, 안 그러면 시작한다!
코루루
다녀오겠소이다!
아미라
내가 제일 많이 먹을거야...!
레오나
나도 두 사람한테 지지 않게 힘내야겠네.
레드락
결승에서 기다리고 있으마. 전력으로 싸우고 와라.
일행들의 응원을 받으며 코루루, 아미라, 레오나는 본선에 도전하기 위해 떠났다.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본선 요리는 나무 해파리 잴리 아이스크림으로, 아미라가 스타트 이후부터 1위를 유지한다. 하지만 찬 음식을 한번에 먹은 참가자들은 두통에 습격당해, 페이스가 떨어져간다. 코루루도 마찬가지로 두통에 시달리지만, 머리에 힘을 넣을 때 통증이 완화된다는 것을 깨닫고, 페이스를 되찾아 쫓아간다. 아미라도 지지않고 두통을 참으며 요리를 처리해가고, 스퍼트를 올렸다.

사회자
자!
이번 대회도 벌써 2일째를 맞이했습니다!
사회자
예선에서부터 불타오르는 대결이 펼쳐진 덕분에 회장의 열기도 전날보다 훨씬 달아오른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회자
본선은 오전과 오후, 두 개의 부로 나뉘어져 치러지게 되는데요,
사회자
이번 오전부에는 우승 후보인 레드락 선수와 마슈 선수가 오후부로 들어가 부재중이기 때문에
사회자
누가 결승에 진출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덕분에 모두의 주목을 끄는 전개가 되리라고 예상됩니다!
사회자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력한 주식이라면 역시 예선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이 선수일 것입니다!
사회자
그렇습니다. 아미라 선수입니다!
관광객 남성1
아미라! 한번에 우승해버려!
관광객 여성1
기대하고 있어~!
아미라
아까 먹을 거 준 모르는 녀석들. 응, 난 안 질거야.
사회자
수많은 성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역시 어제의 영향이 대단히 컸던 모양입니다!
이오
으으... 아미라도 대단하긴 하지만 코루루도 지지 않을걸?
이오
코루루!
사람들한테 네 의지를 보여주는 거야!
코루루
이오~!
응원 감사하외다!
루리아
레오나 씨도 응원할게요~!
레오나
고마워! 루리아쨩 몫까지 힘낼게!
사회자
회장의 분위기도 많이 뜨거워졌습니다.
사회자
그럼 슬슬 오늘의 요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회자
오늘의 메뉴는... 바로 이겁니다!
사회자
나무 해파리 젤리 아이스 되겠습니다!
루리아
우와~ 엄청 예쁘고 맛있어 보여요~
사회자
예선과는 다른 노선으로, 본선에서는 디저트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사회자
이곳 아우규스테의 선명한 바다를 모티브로 만든, 보기에도 아름다운 요리입니다!
사회자
식용 꽃으로 물들인 푸른 나무 해파리는 씹으면 희미하게 배어나오는 짠맛으로 아이스크림의 단맛을 더욱 끌어올려 주고,
사회자
입안 가득히 부드러운 맛이 펼쳐지죠. 눈도 입도 한껏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되겠습니다!
코루루
꿀꺽... 희한한 겉모습이긴 하오만, 듣고만 있어도 식욕이...!
사회자
참가자 여러분께서는 천천히 이 맛을 음미해 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사회자
본선에서는 제한시간 안에 가장 많은 요리를 먹은 분이 결승에 진출하게 됩니다!
사회자
여기서부터는 그야말로 서바이벌! 약육강식! 무자비한 푸드 파이트가 펼쳐집니다!
사회자
그럼 이 더위에 디저트가 녹아내리지 않도록 빠르게 시작해 보겠습니다!
세명
…………!
사회자
본선 오전부... 스타트!
코루루
잘 먹겠소이다! 우물, 우물우물...
코루루
...! 입 안이 차가워...!
코루루
따듯한 스튜와는 반대로 전혀 다른 감각이오만, 이것도 대단히 맛있소이다~!
레오나
하아~ 행복해~ 이렇게 뜨거운 날에는 차가운 게 딱이지...
레오나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느긋하게 있을 때가 아냐...!
아미라
우물우물... 꿀꺽. 달콤해. 맛있어...
아미라
...저기, 더 줘.
사회자
이런! 역시 아미라 선수군요! 벌써 첫 번째 그릇을 비워냈습니다!
사회자
역시 가장 유력한 것은 아미라 선수일까요?
코루루
아미라 씨, 강력한 상대이올시다..
레오나
나, 나도 지지 않을 거야...!
코루루와 레오나는 아미라의 기세에 눌리지 않겠다는 듯이 디저트 그릇을 비워나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부름과는 다른 이유로 참가자들의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레오나
아야야야... 머리가...
코루루
찡~ 하외다...
아미라
~~~~!!
사회자
아~이런! 역시 이 순간이 찾아왔군요!
사회자
하지만 이것도 시련의 하나입니다! 위장의 크기만이 많이 먹기의 진수가 아니라는 거죠!
사회자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그것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코루루
으으... 이 고통은... 스톤 브레이크로 머리를 쪼갤 때같은 느낌....
코루루
내 돌머리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들다니 무시무시한 음식이올시다...
코루루
허나 내게도 프라이드라는 게 있소이다! 내 돌머리는 몇 번이든 지지 않소이다!
코루루
흐음!
코루루는 두통을 이겨내기 위해 숨을 멈추고 머리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코루루의 의지가 통한 것인지, 서서히 아픔이 잦아들었다.
코루루
...!
레드락
(오호, 꽤 하는걸... 본인도 이유는 이해하지 못한 것 같지만...)
코루루
이건... 다시 없을 기회이올시다!
코루루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곁눈질로 아미라의 모습을 엿봤다.
아미라
큭... 머리 아파...! 마법? 주문...? 아니야... 뭐지?
코루루
(아미라 씨와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소이다! 역전도 가능할 것이외다!)
코루루
지금부터 따라잡도록 하겠소이다!
코루루는 두통이 다시 찾아올 때마다 머리에 힘을 불어넣으며 아픔을 가라앉히고 페이스업을 노렸다.
사회자
오호, 코루루 선수!
여기서 엄청난 추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자
독주중인 아미라 선수를 금방이라도 넘어설 듯한 이 기세! 역전할 수 있을까요!
아미라
지지 않아...!
아미라는 코루루의 기세를 보고 위기감을 느꼈는지, 고통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디저트를 들이키기 시작했다.
사회자
이런, 아미라 선수도 지지 않겠다는 듯이 응전합니다! 코루루 선수를 떨쳐내려고 하는군요!
코루루・아미라
...!
사회자
과연 승리는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제한시간을 맞아, 오전부는 코루루와 아미라가 공동 1위로 결승에 진출한다. 그 이후 [플레이어] 일행이 목을 축이기 위해 가게를 돌고있자니, 우하하게 바람을 쐬고있는 루시오를 발견한다. 비는 루시오가 가지고있던 쥬스를 나눠달라고 부탁하지만 제조날짜가 2년 전의 것이었다는 말을 듣고 포기한다. 일행이 간 뒤, 루시오는 가지고있던 마실 것을 조금 핥더니, "별로네요" 하고 조용히 그것을 소각하는 것이었다.

사회자
여기까지!
시간 됐습니다, 끝입니다!
코루루
우웁... 더 이상은 못 먹겠소이다...
아미라
머리 아파...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진행요원들이 참가자들의 그릇을 세기 시작했고, 관객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승부의 행방을 지켜보았다.
이윽고 집계결과가 사회자에게 전달되었고 그의 목소리가 다시 회장에 울려퍼졌다.
사회자
예선에 이어 뜨거운 전개를 보여준 본선 오전부!
사회자
이 회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결과를 이제나저제나 하고 기다리고 있으시겠죠!
사회자
그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본선 오전부, 승자는...
사회자
아미라 선수입니다!
아미라
아이스크림, 강력했어...
코루루
이럴 수가... 힘이 모자랐단 말이외까...
코루루
허나 이것도 진검승부의 결과. 안타깝소이다만...
사회자
그리고 이번에는 또 한 명...
사회자
코루루 선수입니다!
코루루
어...?
사회자
회장에 계신 여러분들도 놀라셨을 겁니다! 저도 결과를 전해들었을 때는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사회자
두 선수가 먹은 양은 똑같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이오
대단해!
코루루, 진짜로 이겨버렸어!
아미라도 엄청나다! 기대했던 대로 이겼네!
코루루
내가.... 결승...?
사회자
그럼 오전부는 이것으로 종료입니다. 계속해서 오후부도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일행은 본선 오전부를 끝내고 돌아온 코루루, 아미라, 레오나를 밝게 맞이했다.
이오
해냈구나, 코루루! 나 감동해 버렸어!
코루루
아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소만...
코루루
최선을 다했소이다!
아미라
달콤하고 맛있어. 그런데 강해...? 생각하느라 지쳤어...
그렇게 필사적으로 먹었으니까 어쩔 수 없지. 아무튼 수고했어!
레오나
둘 다 축하해. 난 전혀 따라갈 수가 없더라.
루리아
레오나 씨도 수고하셨어요! 본선에 나가신 것만으로도 대단해요!
레오나
후후, 고마워. 루리아쨩.
레오나
진 게 분하긴 하지만 맛있는 것도 잔뜩 먹었고, 즐거웠다고 생각해.
레드락
크하하!
승패 상관없이 다들 좋은 표정이구만!
레드락
구경 잘 했다! 나도 기합 빡 넣어야겠구만!
이번엔 아저씨 차례네! 기대하고 있을게!
레드락
그래! 나만 믿어!
그 후, 오후부 시합이 시작될 때까지는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로 한 단장은 일단 단원들과 헤어졌다.
[플레이어]는 응원하느라 목이 마르다는 비와 루리아를 데리고 마실 것을 찾아 가게를 돌아보고 있었다.
루리아
엄청 많네요~ 뭘로 할지 고민돼요!
그러게. 그럼 난... 응?
루시오
이런, 여러분. 오늘도 뜨거운 날씨로군요.
루시오는 한 손에 마실 것을 들고 파라솔 밑에서 우아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너, 어디 있나 했더니 회장 밖에서 시원하게 놀고 있었어?
기왕 왔으니까 다른 사람들이랑 응원하러 왔으면 좋았잖아.
루시오
죄송합니다. 저도 꼭 응원하러 가고 싶었습니다만 급한 일이 생겼거든요.
루시오
저는 지켜보는 자라서요.
루리아
어...
얘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소리만 한다니까.
그나저나 네가 들고 있는 주스 맛있어 보인다!
목이 칼칼해서 바싹 말라붙을 지경이야. 한 입만 주라!
루시오
죄송합니다. 이걸 여러분께 드릴 수는 없습니다.
조금인데 뭐 어때. 대신 이따 음료수 사면 나눠줄게.
루시오
안 됩니다.
아 왜!
루시오
이 주스, 제조일자가 2년 전입니다.
뭐어? 그, 그게 뭐야!
루시오
남은 재고가 섞여있었던 건지도 모르겠군요.
확실히 그건 못 마시겠네... 우리도 빨리 음료수 사러 가자.
포기하고 가게로 향하는 비의 뒤를 따라 단장과 루리아도 발걸음을 옮겼다.
루시오
죄송합니다, 비 님.
루시오
…………
[플레이어] 일행이 사라진 후, 루시오는 혼잣말하듯 사죄의 말을 입에 담더니 들고 있던 음료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루시오
흐음...
그는 손가락 끝에 음료를 묻혀 살짝 핥은 후, 뭔가 알아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루시오
역시 이건...
루시오
별로네요.
루시오는 잔잔한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은 채, 손 안에 있던 작은 병을 흔적도 없이 태워버렸다.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오전부가 끝난 뒤, 본선에서 탈락한 남자가 먹지 않고 숨겨서 가지고있던 젤리 아이스크림을 인적이 없는 해변에서 버리고 있자니, 그 냄새에 이끌려 거대한 나무 해파리가 나타난다. 남자가 비명을 지르자, 쉬고있단 [플레이어] 일행이 달려온다. 일행은 음식물을 함부로 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해 화를 내지만, 인명구조를 우선시 하여 거대 나무 해파리를 맞아 싸우는 것이었다.

메인 비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암초로 둘러싸인 해변이 있었다.
인적이 거의 없는 그 곳에, 본선 오전부에서 패배한 한 남자가 주변을 경계하며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본선 참가자 남자
제길, 그 꼬맹이들... 쓸데없는 짓이나 하고...!
본선 참가자 남자
내가 결승에 남기만 했으면 걸었던 돈 전부 회수하는 건데...!
본선 참가자 남자
더럽게 안 풀리네, 제길...!
동료들과 내기를 했던 남자는 욕을 지껄이며 옷 안에 숨기고 있던 것을 바다에 집어던졌다.
본선 참가자 남자
못 해먹겠어! 이딴 대회 빨리 끝나기나 하라지!
???
────……
본선 참가자 남자
어...?
???
────!
본선 참가자 남자
뭐, 뭐야 이건...!
한편 [플레이어] 일행은 한 손에 음료수를 들고, 대회 관객용으로 설치된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후아~ 되살아나는 느낌이야!
루리아
극락이네요~
레드락
우물우물... 음...
같은 휴게소 안에서 레드락이 묵묵히 야채를 먹고 있었다.
아저씨도 이 더위에 땀깨나 흘렸지? 내 거 조금 줄까?
레드락
마음씀씀이는 고맙다만 위장에 가능한 한 부담주고 싶지 않아서 말이다. 사양하마.
흐음... 그렇구나. 그런데 야채는 괜찮은 거야?
레드락
승부는 이미 시작됐어.
그게 무슨 소리야?
레드락
그건 비밀이지. 이걸 알려주면 내일의 적을 도와주는 꼴이 될 테니까.
레드락은 그렇게 말하며 코루루와 아미라를 슬쩍 바라보았다.
코루루・아미라
……?
레드락
뭐, 흥미있으면 가르쳐 주마. 이 대회가 끝나면 말이지만...
본선참가자 남자의 목소리
으아아아악!
코루루
!?
무, 무슨 일이외까?
아미라
저기야! 바위 있는 곳!
레드락
서두르자!
일행은 휴게소를 뛰어나와 급히 비명이 들린 장소로 향했다.
루리아
저기 있어요!
일행이 현장으로 달려왔을 때는 거대한 생물이 비명지르는 남자를 덮치려고 하던 참이었다.
본선 참가자 남자
사, 살려줘!
???
────!!
뭐, 뭐야? 저 엄청 큰 건?
레드락
겉모습을 보니 아마 나무 해파리인 모양이군.
저게? 그치만 만물상이 현지 녀석들도 잡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었는데?
저건 누가 봐도 웬만한 마물보다 훨씬 위험하잖아!
레드락
저건 놈들의 우두머리일 거다. 인간들이 동료를 대량으로 포획한 탓에 머리 끝까지 화가 난 거겠지.
레드락
그런 것치고는 이상하게 흥분했긴 하다만... 저건 화가 났다기보단 뭔가에 자극된 듯한...
코루루
...! 다들 저 남자의 발 밑을 보시오!
일행이 남자의 발 밑을 쳐다보자, 선명하게 빛나는 푸른 무언가가 흩어져 있었다.
루리아
저건... 설마 본선에 준비되었던 디저트인가요?
레드락
그렇게 된 거군... 저 녀석, 본선에서 사기친 모양이야.
레드락
아마 실전에서 요리를 옷 안에 숨기거나 해서 슬쩍 버리러 온 거였겠지.
코루루
그런... 모처럼 준비된 디저트를 함부로 하다니...!
레드락
무엇보다 용서할 수 없는 짓이구만! 저딴 놈을 구해줄 의리는 없다만...
레드락
사람이 죽어서 대회가 중지되기라도 하면 곤란하지.
레드락
야, 임마! 거기 움직이지 마라!
코루루
나도 돕겠소이다!
우리도 가자! [플레이어]
거대나무해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