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많이 먹기 대회 예선 당일. [플레이어] 일행은 대회장소인 아우규스테에 내려, 대회 참가자인 래드락, 루리아, 코루루, 아미라, 리오나와 함께 대회전의 여가를 자유롭게 보내고 있었다. 이윽고, 셰로카르테가 인사를 겸하여 규칙 설명을 하기 위해 말을 걸어온다. 일행은 셰로카르테에게 안내를 받으며 대회장을 향했다.

셰로카르테가 방문한 후 며칠이 지났다.
[플레이어] 일행은
많이 먹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우규스테 비치에 와 있었다.
아우규스테는 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었기 때문에,
일행은 대회가 시작하기 전의 시간을 틈타
각자 여유를 즐겼다.
코루루
오~
엄청 넓소이다!
이오
그치 그치?
이 물 속에, 물고기들이 세지도 못할 만큼
엄청 많이 살고 있어.
코루루
엄청 많이...
이게 바다...!
코루루──
배가 고파 쓰러져 있던 코루루와 만난 [플레이어]은
그녀가 격투장에서 돈을 벌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그녀를 고용하고 있던 사람이
돈을 빼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갈 곳이 없어진 그녀를 단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었다.
코루루
이오!
바다에 더 가깝게 가 봐도 괜찮겠소이까?
이오
괜찮은데, 나무 해파리 조심해.
또 여기저기 떠다니고 있다는 모양이니까.
코루루
물론이외다!
밝게 대답한 코루루가 바다 근처로 다가서자,
부드러운 파도가 그녀의 발밑으로 밀려들었다.
코루루
어, 어어어어...!
서늘하고 차갑고,
엄~청 기분이 좋소이다!
이오
후후, 수영하면
더 엄~청 기분 좋아!
코루루
음, 그럼 지금 바로...!
이오
어, 코루루!?
그렇게 갑자기 뛰어들면──
코루루
~~~~~~~!!?
코루루는 짠 바닷물에 깜짝 놀라 뛰쳐나오더니
후다닥 모래밭으로 돌아왔다.
코루루
쿨럭, 쿨럭....
까, 깜짝 놀랐소이다...
이오
그러니까 말했잖아...
바다에는 염분이 섞여 있어서
강이나 호수하고는 다르거든.
코루루
이렇게 기괴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다니...
바다에는 신비함이 가득하외다!
코루루는 바다의 신비함에 매료되어
눈을 천진난만하게 반짝거렸다.
그 곁에는 또 한 명의 소녀가
처음 보는 바다의 모습에 멍하니 서 있었다.
아미라
크다... 이게 바다구나...
마물
────……
아미라
아... 저기, 네미.
헬헤임에 어떻게 가는지는 알아냈어?
마물
────……
아미라
그렇구나...
다들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고?
고마워.
...저, 저기 아미라.
저런 이상한 녀석들은 가까이하지 않는 게 좋아.
아미라
왜? 다들 친절하던데.
헬헤임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맛있는 건 잔뜩 알고 있댔어.
아미라──
어느 날 하늘에서 [플레이어]의 기공정 위로 떨어진 소녀였다.
그녀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헬헤임이라는 장소를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플레이어]의 아버지가
전에 헬헤임이라는 장소에 대해 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행과 함께 여행하게 된 것이었다.
아미라
이거 봐. 게도 받았어.
…………
어, 그래...
아미라
우적!
야, 야!
그걸 그렇게 먹냐!
아미라
우물우물...
딱딱해... 먹기 힘들어.
하아...
그야 그건 굽거나 찐 다음에
껍질 벗기고 먹는 거니까...
레오나
아하하...
대회 시작 전인데 다들 여유가 넘치네.
레오나
난 시작하기도 전부터
긴장되어서 견딜 수가 없는데.
레오나──
그녀는 이데르바 왕국에서 의동생인 카인이
이끄는 부대의 부관을 맡고 있는 여성이었다.
일행이 나루 그랑데 공역에 떨어졌을 때
카인에게 보호받은 것을 계기로
레오나와도 친해지게 된 것이었다.
저 녀석들은 딱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레오나 누님도 그저 잘 먹는다는 이유로
다른 단원들한테 추천받은 것뿐이지 않아?
레오나
그건 그런데...
진지하게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까
반쯤 장난삼아 왔던 것이 괜히 머쓱해져서...
루리아
그러실 거 없어요!
셰로 씨도 즐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는걸요!
루리아
저도 참가하니까 같이 즐겨봐요!
레오나 씨!
레오나
...응, 그래야지.
즐거운 추억을 만들자, 루리아쨩.
레드락
하하하, 그러면 된 거 아니겠나!
승부에 있어서도 즐기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야!
레드락
그리고 이 승리는
내가 가져갈 거다!
어, 아저씨!
역시 아저씨도 참가하는구나!
레드락
당연하지!
많이 먹기 대회라는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레드락──
그는 푸드 파이터로 이름높은 제엔교의 승려였다.
승려라고는 하지만 많이 먹기 대회라는 소리만
들으면 부리나케 뛰어가 상금을 타내곤 하는
호쾌한 인물이었다.
레드락
설마 그 전설의 대회가 부활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해봤군.
레드락
푸드 파이터로서 꿈에 그리던 무대...
가슴이 벅차오르는걸!
관광객 남성
저기 봐!
저거 레드락 아냐?
레드락을 알아본 관광객이 흥분한 듯이 소리를 지르자, 다른 관광객들도 레드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관광객 남자아이
진짜다!
레드락, 힘내요!
관광객 여성
우승하길 기대할게!
레드락
그래그래~
기대하고 있어들!
루리아
우와~
엄청 인기 많으시네요!
아저씨,
역시 이 업계에서는 유명한 사람이었구나!
레드락
아하하! 뭐 그렇지!
레드락
난 이길 거다!
너희들은 그 눈으로 내가 이기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봐 줘!
셰로카르테
여러부~운!
와 주셨군요~
오, 만물상!
당연하지. 약속한 거잖아!
셰로카르테
죄송해요~
준비하느라 시간이 걸려서
인사드리는 게 늦었네요~
루리아
아니에요!
이번에는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셰로카르테
저야말로요~
여러분이 활약하시는 모습을 기대할게요~
셰로카르테
그럼 슬슬 룰을 설명할 테니까
회장으로 와 주세요~
좋았어 [플레이어],
우리도 가자!
[플레이어]은 많이 먹기 대회 멤버들을 불러
이제 가야 할 시간임을 알렸다.
일행은 셰로카르테가 안내하는 회장으로 향했다.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대회는 예선, 본선, 결승 총 3일간 진행되며 우승자에게는 아우규스테의 특산물세트가 증정된다고 발표된다. 그것을 듣고 괴로운듯 신음한 레드락은 많이 먹기 대회에서 얻은 상금을 그동안 가난한 아이들에게 기부했던 것을 루리아와 비를 통해 알려져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일행에게 갑자기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

일행이 마을에 설치된 회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번 대회의 참가자들도 속속 모여들던 참이었다.
루리아
이, 이 사람들이
다 참가자인가요...?
장난 아니게 많다...
대충 천 명쯤 있나?
레드락
좋구만 좋아!
라이벌이 많을수록 불타오르는 법이지!
대회 참가자 남성1
어이, 저기 봐.
레드락이야.
대회 참가자 남성2
역시 저 녀석도 참가하는구만.
쳇... 이거 우승은 결정됐네.
???
흠...
셰로카르테
여러분~
주목해 주세요~
셰로카르테
이번에는 이렇게 뜨거운 날씨에도
참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셰로카르테
그 전설의 대회가 부활하다니,
다들 기대 많이 되시죠~?
네~에!
레드락
그럼! 당연하지!
코루루
네, 네~에~
아미라
배 고프다...
레오나
네에~
루리아
네에에!
셰로카르테
그러면~ 이제부터 룰을 설명드릴 테니
잠시 조용히 해 주세요~
회장의 열기가 가라앉는 것을 확인한 셰로카르테는
룰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셰로카르테
본 대회는
예선, 본선, 결승.
3일간에 걸쳐서 개최됩니다~
셰로카르테
예선에서는 저희가 설정한 기준
이상의 양을 드신 모든 분이
본선에 진출하게 됩니다~
셰로카르테
본선에서는 오전부와 오후부로 나눠져서,
각각의 부에서 1위를 하신 분이
결승에 진출하시게 됩니다~
셰로카르테
결승은 일대일 승부로 진행되고,
승리를 쟁취하신 분이
영예의 관을 쓰시게 됩니다~
셰로카르테
또한 우승자를 위해서는 우승 트로피,
그리고 이것을 준비했습니다~!
셰로카르테가 무대 위에 덮여 있던 천을 걷어내자,
대나무 접시 위에 산처럼 쌓인 해산물의 모습이 나타났다.
셰로카르테
아우규스테 특산물 세트입니다~
직접 구입하시려면 꽤 가격이 나간답니다~
셰로카르테
그러니 여러분,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해 주세요~
루리아
우와~
셰로 씨가 말했던 호화로운 상품이라는 게
저거였군요!
코루루
꿀꺽... 저게 소문 자자한
아우규스테의 해산물 특선...
맛있을 것 같소이다!
아미라
내가 제일 많이 먹으면...
저 물고기를 먹을 수 있어...!
레오나
나루 그랑데에서는 본 적 없는 해산물이
잔뜩 있네... 나도 먹어보고 싶다.
참가자들은 산처럼 쌓인 해산물을 보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레드락만은 호화로운 상품에
눈길도 주지 않은 채,어딘가 고민스러운 듯
입술을 비틀고 있었다.
레드락
으음... 날것이라.
호화로운 상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돈이 더 좋았을 텐데 말야...
그래?
아우규스테의 특산물을 선전하는 것도 되니까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레드락
그런 문제가 아냐.
현금 쪽이 더... 뭐냐...
쓸 데가 많잖아?
뭔가 쑥스러운 듯이 대답하는 레드락을 본
루리아는 알겠다는 듯이 웃었다.
루리아
후후, 저 알 것 같아요.
레드락 씨.
루리아
고아원에 기부하려면
돈으로 주는 편이 낫다는 뜻이시죠?
아! 그러고 보니 아저씨,
푸드 파이트로 번 돈을 기부하고 있었지!
어... 뭐라고 했더라?
"배고파하며 우는 녀석이 한 명도 없는 세상을 위해ㅅ..."
레드락
으아~! 그만 그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니까 부끄럽잖냐!
레드락
너희들 진짜...
어른을 놀리는 거 아냐.
아하하, 미안해!
코루루
배고파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
레드락
응? 아가씨, 왜 그래?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코루루
아, 아니...
아무 것도 아니외다...!
레드락
뭐, 상금이 나오든 안 나오든
봐줄 생각은 전혀 없어.
레드락
너희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이 대회 우승은 넘겨주지 않을 거다.
루리아
열심히 하세요, 레드락 씨!
레드락
저기 말이다...
우리 일단은 라이벌 관계잖냐.
레드락
좀 더 뭐냐... 나도 안 질 거다!
하는 식으로 나와주지 않으면
나도 기합이 안 오르는데...
레드락
뭐 루리아다우니 어쩔 수 없다만.
아무튼 서로 정정당당히 싸우는 거다!
루리아
네! 저도 열심히 할게요!
레드락이 기분 좋게 말하며 웃어제끼자,
일행도 그를 따라 밝게 웃었다.
그러나...
거친 목소리
어허~!
꽤나 여유로우신데!
시끌벅적하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듯,
일행을 향해 거친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일행의 앞에 나타난 것은 짓뭉개는 마슈라고 자칭하는 푸드 파이터였다. 마슈는 레드락와 인연이 있는 것 처럼, 레드락이이 즐거운듯이 웃고있는 모습을 보고 할 마음이 있냐고 힐난한다. 레드락은 의욕이 없는거냐는 마슈의 말에 반응하여 격렬한 설전을 펼친다. 일행은 둘을 달래며, 두사람의 열의를 눈앞에 두고 긴장했다.

???
역~시 늘 승리하는 챔피언님께서는
여유가 있으시구만!
우리같은 건 안중에도 없다는 건가?
그들 앞에 나타난 거구의 남자가
거칠게 말을 내뱉으며
레드락을 노려보았다.
이 녀석은 뭐야?
싸우자는 듯이 말꼬리 잡고 늘어지네.
레드락
쳇, 역시 네놈이었나.
아저씨, 아는 사람이야?
레드락
그래. 짜증나게도 말이다.
레드락
이 녀석은 마슈.
이 쪽에서는 유명한 푸드 파이터야.
마슈
이 몸은 "짓뭉개는" 마슈라고 한다!
잘 기억해 둬라!
루리아
아... 어...
마슈
어이, 레드락.
오늘에야말로 널 짓뭉개주마.
각오해 둬!
레드락
하, 그 대사는 슬슬 질렸거든!
루리아
하와와...
엄청 사이 나빠 보이시네요...
뭔가 사연이라도 있는 모양인데.
라이벌같은 거야?
레드락
설마.
이 녀석이 항상 멋대로 물고늘어질 뿐이다.
마슈
허... 말 다했냐?
가늘게 핏대를 세운 마슈는
레드락을 계속 노려보며 그에게 얼굴을 들이댔다.
마슈
꼬맹이들하고 신나서 까불기나 하고...
할 맘은 있냐? 어?
레드락
이봐... 그 말은 넘겨들을 수가 없군.
누가 적당히 한다는 거냐?
마슈
당연히 네놈 얘기지!
레드락
난 푸드 파이트에 목숨을 걸었어!
놀고 있는 게 아니라고!
마슈
나도 알 걸고 하는 거다!
건방지게 잘난 척은!
레드락
뭐라고?
마슈
뭐가!
자, 잠깐만. 좀 진정해!
주변에 있는 녀석들도 다 쫄았잖아!
레드락
이런, 미안하군...
잠깐 흥분한 모양이야.
마슈
흥...
레드락
하지만 마슈.
이거 하나는 말해 두마.
레드락
나는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대회를 제패해 왔지만...
레드락
이 대회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진정한 푸드 파이터라고 말할 수 없어!
나는 그 어느때보다도 진심이다!
마슈
그런 건 나도 마찬가지야!
게다가 내겐 꼭 우승을 선물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단 말이다!
레드락
오호, 그거 의외로군.
네놈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노력하는 놈일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레드락
하긴 그러시겠지.
피차 절대 질 수 없는 이유가
하나쯤 있는 게 당연하지.
레드락
그럼 남은 얘기는
요리 앞에서 할 수밖에 없겠군.
우린 푸드 파이터니까!
마슈
당연하지!
때려눕혀 주마!
마슈는 거칠게 소리지른 후
주변에 있던 인파를 헤치며 멀어져갔다.
레드락
흥, 바라던 바다.
레드락
이봐, [플레이어]
잠깐 혼자서 좀 있어야겠다.
나중에 보자.
레드락은 그렇게 말한 후 진지한 표정으로
마슈가 사라진 반대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뭐, 뭔가 엄청난 광경을 목격했네...
레드락과 마슈의 무시무시한 충돌을 지켜본 일행은
저절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운영측인 셰로카르테의 부탁으로 순찰을 하고 있던 [플레이어] 와 비는 샤를롯데와 만난다. 샤를롯데는 세바스찬이 대회의 요리사를 맡게 되었다는 것을 듣고 급하게 대회 참가를 결정했다고한다. 거기에 루시오와 가벼운 복장의 세바스찬이 나타나, 떠들썩한 분위기가 된다. 이윽고 예선시간이 다가와, [플레이어]와 비는 단원들을 응원하기위해 이동했다.

레드락과 마슈가 한판 벌인 후,
루리아 일행과 헤어진 [플레이어]는
비와 함께 해변가를 걷고 있었다.
설마 그렇게 흥분할 줄이야.
아저씨가 그렇게까지 진심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만물상 말대로네.
진지하게 참가하는 녀석들도 꽤 많은가봐.
그렇게 생각하니
이 일로 돌려지게 되어서 다행이다.
샤를로테
어라?
[플레이어]님하고 비 공 아니십니까.
샤를로테
기분탓인지는 몰라도
표정이 딱딱해 보이십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샤를로테──
그녀는 류미엘 성기사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기사였다.
위엄을 주기 힘든 자신의 작은 키에 고민하며
키를 늘리는 방법을 찾아 여행하다가
일행과 만나게 된 것이었다.
어, 뭐 조금.
그러는 너는 뭔가 하이해 보이네.
무슨 일 있었어?
샤를로테
저도 조금 전에
대회 참가신청을 마친 참입니다.
지금부터 기합 팍 넣고 있습니다!
샤를로테
[플레이어]님이 상대라고 해도
정정당당하게 전력으로 승부할 겁니다!
아... 그거 미안하게 됐어.
나랑 [플레이어]는 참가 안 하기로 했거든.
샤를로테
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사실은 아까 만물상한테
도와달라고 부탁받았어.
레드락과 마슈가 사라진 직후의 일이었다.
상상 이상으로 대회가 성황인 탓에
일손이 딸린다며, 일을 도와줬으면 한다는
셰로카르테의 부탁이 있었다.
그래서 대회를 잔뜩 기대하고 있던
루리아를 제외한 두 사람은 언제든지 일을
도울 수 있도록 참가를 취소하기로 한 것이었다.
우리는 참가하는 쪽이든 응원하는 쪽이든
별로 상관없었거든.
만물상도 바빠 보였고 말야.
샤를로테
그랬군요, 그런 사정이 있었다면
어쩔 수 없겠군요.
그런데 샤를로테도 많이 먹기에 관심있었어?
참가한다는 얘기는 처음 듣네.
샤를로테
저도 처음에는 참가할 예정이
아니었습니다.
샤를로테
그러나! 이번 대회의 요리사로
할아범이 발탁되었다는 소리를 듣자
꼭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바스 할아버지가 발탁됐어?
그거 대단한데!
샤를로테
나무 해파리의 맛을 살려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요리사라서, 할아범이
특별히 뽑혔다던가 뭐라던가...
샤를로테
역시 할아범입니다!
저도 으쓱해지는군요!
세바스찬의 목소리
하하하, 아가씨가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그저 영광일 따름입니다.
어, 세바스 할아버지!
요리사 맡기로 했다면서?
대단ㅎ...
으, 으억!?
세바스찬
이런,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도 본 듯한 표정이군요.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세바스찬──
그는 오랫동안 샤를로테를 모셨으며,
의리가 넘치고 예의바른 노신사였다.
겉보기에는 온화해 보이지만
류미엘 성기사단 유격부대 대장이라는
엄숙한 지위를 가진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무슨 일 있었냐니, 내가 할 대사거든!
옷차림이 왜 그래?
세바스찬
여러분의 활기찬 모습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저도 가끔은 분위기를 바꿔볼까 싶었죠.
세바스찬
하하, 어울리나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바꿨는데!
평소랑 분위기가 완전 반대잖아!
세바스찬
사실 지금까지는 비밀로 했었습니다만,
이 모습이 저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세바스찬
아가씨를 모시는 평소의 저는
세간의 눈을 의식한 가짜죠.
세바스찬
실은 흔히 말하는 파리피*에 속합니다.
이래봬도 옛날에는 꽤 놀았답니다.

*Party people
세바스찬
뜨거운 비치 위에 이름을 날리며
"한여름의 사냥개"라고 불렸죠.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라는 건 알겠는데 말야,
세바스 할부지는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알 수가 없다니까...
세바스찬
하하하, 농담은 여기까지 하고...
세바스찬
이 선글라스가 차밍 포인트랍니다.
어떤 분이 추천해주셨죠.
어떤 분...?
루시오
후후, 접니다.
너였냐!
루시오
친해지게 된 기념으로
같은 걸 착용해 보면 어떨까 싶어서요.
하여간 넌 항상 쥐도새도모르게
어딘가에 얽혀 있다니까.
그보다도, 세바스 할아버지랑 루시오가 콤비라니
신기한데?
어느 사이에 친해진 거야?
루시오
이야기로만 듣던 "류미엘 구르메"...
한 입만 먹으면 수명까지도 늘어난다고
들었습니다.
루시오
그 신비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기에
세바스찬 씨에게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또 뭔가 어려운 소릴 하는구만...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서 그 신비인지 뭔지는
알아냈어?
루시오
아뇨. 안타깝지만.
세바스찬
이것만큼은
가르쳐 준다고 해서 쉽게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세바스찬
수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아올린 끝에,
자연스럽게 그 영역에 도달하게 되는 것.
그것이 류미엘 구르메의 극의입니다.
루시오
그렇군요...
그럼 100년정도 들일 각오를 하고
도전하겠습니다.
세바스찬
이런 이런.
재미있는 소리를 하시는군요.
루시오
후후...
세바스찬
이런, 이야기는 이쯤 해야겠군요.
저는 이제 요리를 하러 가야겠습니다.
세바스찬
하지만 예선에서는
저도 보조 역할입니다.
그래?
그럼 누가 메인 요리산데?
세바스찬
그건 직접 알게 될 때까지 기대해 주시죠.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건 여러분이
잘 아시는 분이라는 것 정도겠군요.
세바스찬
자 여러분, 슬슬
대회가 시작될 시간입니다.
샤를로테
아, 그렇네요!
서둘러야 합니다!
우리도 가자 [플레이어]!
만물상이 부탁한 시간까지 아직 조금 남았으니까!
[플레이어]는 비에게 고개를 끄덕인 후,
세바스찬과 루시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그렇게 샤를로테는 예선 회장으로,
단장과 비는 관객석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