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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여름이 시작되고, [플레이어] 일행으로부터 여름 바캉스에 초대된 하루트, 마루트, 아즈라엘, 이스라필. 서로 대화 중인 4명의 곁에, 한명의 여성이 찾아온다. 한편, 어느 마을의 뒷골목 바에서, 빚을 갚기 위해 일하는 사리엘에서 한명의 남성이 말을 건다. 또 한편, 인근 바다의 물 속에서는 불온한 그림자가 숨어있었다.

푸른 초목이 우거지고, 바람이 열기를 띠기 시작했을 즈음의 일이었다.
어떤 섬에 트리 하우스를 세우고 나무 위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소녀들이 있었다.
그녀들은 「천사」로, 약 2천년 전에 만들어진 성정수였다.
하루트
도착이야! 방금 그걸로 오늘 배달은 끝인가?
마루트
완벽해! 스피디하게 끝내서 다행이야.
하루트
물건의 집하 순서를 바꾼 게 정답이었어. 그만큼 무거운 짐도 늘긴 했지만.
마루트
평가가 좋다는 증거야. 소중한 물건을 우리한테 맡겨 주신다는 뜻이잖아.
하루트
그러게. 그렇게 생각하니 배달부로서는 최고의 평가네.
하루트
솔직히 얼마 전까지는 상상도 못 했다니까. 우리들이 이렇게 이렇게 적응을 잘 해낼 줄이야.
마루트
응... 그 난리를 겪으면서 우리도 많이 바뀌었나봐.
마루트
자, 집으로 가자! 내일 배달할 거 정리해야지. 모두가 「천사택배」를 기다리고 있어.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이란 천사의 적대자들인 「타천사」가 세운 계획으로, 하늘의 세계에 종말을 불러오기 위한 것이었다.
그 위기를 무사히 마무리한 후, 천사들은 별의 민족에게 받은 역할을 환원하고 평범한 생명으로서 살아가기로 했다.
각자가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와중, 본디 전령을 맡고 있던 그녀들은 인간 사회에서 택배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날개를 이용해 간단히 섬을 이동할 수 있는 데다가 손쉽게 부탁할 수도 있다는 편리성이 날로 주목받고 있었다.
하루트
우리 왔어!
아즈라엘
하쨩 마쨩! 잘 다녀온가지?
마루트
다녀왔가지~ 혼자 집 잘 봤어?
아즈라엘
평소하고 똑같았어. 미카엘 님한테 받은 도감 읽었어!
하루트
하늘 생물 도감 말이지. 오늘도 계속 집에 있었던 거야?
아즈라엘
그렇지 뭐. 집을 본다는 건 집을 지키는 일인걸.
하루트
늘 고마워. 덕분에 안심하고 배달에 집중할 수 있어.
하루트
그치만 가끔은 산책이라도 하면 어떨까? 초여름 숲의 공기가 얼마나 기분이 좋은데.
아즈라엘
산책...?
하루트
조금 떨어진 곳에 밭을 만들었어. 규모는 작지만 이장님이 농사짓는 법 가르쳐 주셨거든.
하루트
아즈도 우리랑 밭 한번 갈아볼래? 운동도 되고 좋을 것 같은데...
아즈라엘
…………
아즈라엘
거기 가지도 있어?
하루트
가지...? 가지는 봄에 씨를 뿌렸어야 하는데... 여름 야채는 내년에나 될 거야.
아즈라엘
가지는 없는 건가지?
하루트
없는 것가지...
아즈라엘
그렇구나... 그럼 아즈는 내년에 열심히 할래. 잠깐 부엌 다녀올게.
하루트
흠... 역시 아직 기운이 없네...
마루트
전에, 지금의 자기 모습은 사람들을 무섭게 할 거라고 얘기한 적 있었어.
마루트
우리 성정수들에게는 겉모습은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하루트
여기 사람들이라면 괜찮아. 다들 친절하고 성정수에 대해 잘 아는걸.
하루트
아즈 사정도 얘기해 뒀어. 분명 괜찮을 거야.
마루트
그렇겠지. 하지만 지금은 재촉하지 말고 기회를 기다리자. 집에 틀어박히려고만 하는 게 걱정되긴 해도...
마루트
조금씩이나마 몸은 매일 착실히 재생되고 있는걸. 칼리오스트로 씨도 그렇게 말했잖아?
이스라필
자연 재생이 이루어지고 있는 동안에 인위적인 치료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이스라필
재생범위가 어디까지일지 신중히 경과를 관찰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일 거야.
하루트
이스. 아즈는 자러 갔어?
이스라필
장아찌 만들던 중에 잠들었어. 둘 다 이것저것 신경쓰게 만들어서 미안해.
마루트
사과하기 없기~ 우린 넷이서 같이 살아가기로 했잖아?
이스라필
고마워. 하지만 아까 이 엽서를 봤거든.
이스라필
루리아네가 여름 바캉스에 초대했지? 산달폰도 동행한다는 모양이네.
하루트
아... 역시 이스는 눈치가 빠른걸.
이스라필
후훗. 가끔은 둘이서 다녀오고 그래. 아즈는 내가 잘 보고 있을게.
마루트
안 돼. 아즈랑 이스를 두고 갈 수는 없어.
마루트
다 같이 바다를 보러 가자. 바캉스는 언젠가 또 기회가 있겠지.
이스라필
하아... 마루도 자기 주장이 강해졌네. 둘 다 전보다 개성이 강해졌어.
이스라필
그치만... 알았어. 나도 아즈가 기운날 만한 방법을 찾아봐야...
???
실례합니다... 천사택배 분들 계신가요~?
???
배달 의뢰라고 해야 되나? 아무튼 상담드리고 싶은 게 좀 있는데요.
한편, 바닷바람의 향기가 감도는 마을 뒷골목의 바에서는...
???
젠장!
???
여자란 정말... 보는 눈이 없다니까! 보는 눈이!
마스터
또 주절거리고 있구만. 이번엔 누구한테 차였어?
???
그냥 도와주려고 한 거야! 아까 길을 잃은 관광객을 봤거든.
???
그리고 이야기를 좀 나누다가 레스토랑을 추천해 줬지.
???
딱히 꼬신 것도 아니거든? 근데 갑자기 딱 얼굴색이 달라지더니...
사리엘
땅콩...
???
어?
사리엘
점장님... 땅콩 껍질 다 깠어.
마스터
오, 수고했다. 거기 선반에 올려놔 줄래?
사리엘
응... 다음 땅콩 상자는 어디 있어?
마스터
까기 전에 좀 쉬어. 계속 껍질 까느라 손도 다 까졌을 거 아냐.
사리엘
그치만 빚... 빨리 갚아야 돼...
마스터
성실하기는. 너무 무리하지 말고 적당적당히 해.
사리엘
적당히...? 해 볼게.
마스터
그래서... 즉 헌팅에 실패했다는 얘기야?
???
헌팅 아니거든? 나는 그냥 레스토랑을... 아니 그보다, 저 꺽다리는 누구야?
마스터
글쎄. 무일푼으로 여객선에 타고 이 섬에 와 버렸다던데.
마스터
뭐랬지, 개미를 쫓다 보니까 어느 새 타고 있었대나 뭐래나...
???
개미...?
마스터
특이하지? 뭐 나쁜 사람이 아닌 건 딱 봐도 보이잖아.
마스터
그래서 상공회가 헌병한테 선처를 부탁했고, 일해서 운임을 갚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됐거든.
???
상공회라... 귀찮은 일 해결해주는 척 하면서 헌병들한테는 생색내고, 정작 떠맡는 건 말단 회원이라는 건가.
???
맘에 안 드는데.
마스터
음? 저 녀석 술병을 통째로...
마스터
사리엘 군한테 수작부리지 마!
사리엘
빚... 갚으려면 땅콩 몇 개나 까야 하지...
사리엘
힘내자... 난 「무지개」를 찾아야 하는걸...
???
이봐! 꺽다리 사리쨩. 술 좀 따라줄 수 있어?
사리엘
…………?
한편 또 다른 곳, 바다에 떠 있는 화려한 소형선에서는...
미녀
Mmmh! Blue as far as the eye can see!
(음! 어딜 봐도 한없이 펼쳐진 블루...)
미녀
It's so gorgeous! This has to be the best vacation of my life.
(정말 멋져! 내 인생 최고의 바캉스야.)
청년
Glad you're enjoying it. I couldn't imagine a better vacation either.
(즐겁다니 다행이군. 내게도 최고의 바캉스야.)
미녀
Really? But didn't you say you came last year?
(진짜? 작년에도 왔다고 하지 않았어?)
청년
Hahaha... A man all alone on a ship is no kinda vacation.
(하하하.. 남자 혼자 배에 있어봤자 무슨 재미가 있겠어.)
미녀
Alone? But I found a bottle of ladies' perfume in the cabin.
(남자 혼자라고? 캐빈에 여자용 향수가 있던데?)
청년
Uh-oh! Must've had a little too much to drink! Ican barely walk...
(아! 너무 마셨더니 제대로 못 걷겠어...)
미녀
Oh, come on! Don't play dumb!
(잠깐! 얼버무리려고 그러지?)
청년
Hahaha! Come on, jump in!
(하하하! 자, 너도 빨리 들어와!)
미녀
All right... But this is kind of scary. I've never swum this far from land.
(좋아... 그런데 좀 무섭네. 이런 바다 한가운데에서 수영하는 건 처음이야.)
청년
You're fine. Just hold on to me and we'll swim together.
(괜찮아. 날 붙잡고 같이 수영하면...)
미녀
Ah, wait up! Don't leave me alone!
(아, 잠깐 기다려! 혼자 가지 마!)
청년
…………
미녀
Hey! Answer me!
(저기, 대답 좀 해!)
청년
…………
미녀
What.... What is this...
(뭐... 뭐야 이건... 응...?)
미녀
It can't be...
(말도 안 돼...)
미녀
Aaaaah!
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