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이루자가 휘말린 소동의 개요를 듣고 씁쓸한 얼굴을 하는 [플레이어] 일행. 파괴의 자국이 남은 본부를 가던 중, 이루자의 안위을 걱정한 나머지, 베아트릭스가 걸음을 멈춘다. 거기에 레이베리가 격려하듯 말한다. 레이베리는 "그것도 중추에 있는 것을 보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다. 평소와는 달리 억지로 선두를 달리는 파트너의 모습에 아이작은 의아해한다.

이루자 일행이 습격당했다는 장소로 향하기 위해 일행은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내려갈수록 파괴된 정도도 점점 더 심해졌다.
베아트릭스
…………!
베아트릭스는 무심코 숨을 들이키며 그 자리에 멈춰섰다.
제타
왜 그래?
베아트릭스
아, 아니... 저 파편이 꼭 교관 모자처럼 보여서...
베아트릭스
제길! 카시우스랑 교관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하면 무서워 죽겠단 말야!
레이베리
각오해 둬라...
라고, 이루자라는 녀석이라면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베아트릭스
뭐...? 불길한 소리 하지 마! 아직 그렇게 정해진 것도 아니잖아!
레이베리
네 말대로다. 어느 쪽이든 가능성이 있지. 이루자 일행의 생사는 지금 혼돈 속에 빠져 실제로 관측될 때까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레이베리
그리고 그 혼돈은 인간의 개입에 의해 모습을 바꾸는 일도 있다고 하더군. 그렇지 않나? 파트너.
아이작
어, 응...
베아트릭스
아직 늦지 않았다는 소리야?
레이베리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지. 허나 혼돈은 시간과 함께 수축되는 것이다.
레이베리
자, 앞에 무엇이 기다릴지 확인하러 가야 하지 않겠나?
베아트릭스
...카시우스나 이루자 교관이나 무슨 일에 휘말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베아트릭스
그래도 아직 늦지 않은 거라면 지하든 어디든 내가 갈게...!
베아트릭스는 이를 악물며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아이작
파트너, 설마 그녀를 위로해 주려고 한 거야?
레이베리
아니. 나는 혼돈의 중추에 있는 것을 보고 싶다. 그걸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선두를 달리는 레이베리는 잠긴 문을 차례로 열어 보이는 등 조직 본부에 대한 지식이 있는 모습. 그 정체에 의문을 가지는 일행에게, 「나의 재료는 기신의 잔해다」라고 대답하는 레이베리. 수수께끼 같은 작은 기계에의 의문은 깊어지기만 했지만, 문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울리는 총소리를 듣고, 태세를 갖추는 것이었다.

바자라가
...역시 기분나쁠 정도로 조용하군.
아이작
사람도 없어. 하지만 전투의 중심에 다가가고 있다는 건 확실해.
바자라가
…………
바자라가는 자신과 함께 일행의 선두를 걷고 있는 아이작을 의심스럽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아이작
그렇게 방해된다는 듯이 쳐다보지 말아줘, 형제. 나도 앞에서 걷는 건 무섭단 말이야.
바자라가
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공격당하는 위험한 자리다. 왜 뒤로 물러나지 않나.
아이작
파트너가 먼저 가라고 한단 말이야.
레이베리
아이작의 기어는 생존성능에 특화되어 있다. 삶건 태우건 상처 하나 나지 않지. 선두를 걷기에 최적이지 않은가?
아이작
그래서 난 마치 희생물로 선택된 양처럼 울지도 못하고 앞을 걷게 된 거야.
바자라가
…………
아이작
그렇게 동정의 눈빛을 보내 주는 게 내 유일한 위안이야, 형제.
그렇게 걷다 보니 닫힌 격벽과 마주쳤다.
유스테스
유스테스다. 격벽을 열어라.
누군가의 목소리
긴급사태입니다. 피난방향으로만 격벽을 열 수 있습니다. 즉시 피난하시기 바랍니다.
유스테스
긴급사태를 해결하러 왔다. 문제의 중추로 향하려고 한다.
누군가의 목소리
즉시 피난하시기 바랍니다.
유스테스
쳇...
유스테스가 가진 권한으로도 격벽이 열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제타
이 앞에 무슨 일이 생긴 건 확실해 보이는데... 어떻게 할까?
레이베리
힘으로 밀고나가려고 하는 거라면 그만둬라. 딱 봐도 융통성있는 상대는 아닌 것 같으니.
레이베리는 그렇게 말하며 문에 접촉했다.
레이베리
────……
베아트릭스
열렀어... 너 뭘 어떻게 한 거야?
레이베리
기계 사이의 정을 들어 설득했다. 열려라, 참깨! 하고 말이다.
레이베리가 무언가를 얼버무린다는 것을 느낀 일행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레이베리
그나저나 그녀가 덤으로 중요한 정보를 가르쳐 주더군. 여행자가 있는 것은 이쪽이라고 한다.
거침없이 갈림길을 헤쳐나가는 레이베리의 모습에, 일행은 당황하면서도 그 뒤를 따랐다.
루리아
또 갈림길이에요...
레이베리
흠... 심문실은 이쪽일 거다.
제타
…………
저기, 깡통 로봇. 너 대체 뭐 하는 놈이야?
레이베리
나는 네 말따마나 깡통이다. 폐기된 재료를 조합해서 만들어졌지.
제타
아깐 정보를 얻었느니 뭐니 했지만... 원래부터 여기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거지?
레이베리
원재료에 기록되어 있었던 거겠지.
바자라가
재료라니?
레이베리
기신의 잔해다. 아이작의 손을 거쳐 나를 만드는 재료가 되었지.
베아트릭스
어떻게 아이작이 기신의 잔해같은 걸 가지고 있었는데? 재료가 된 기신은 누구고?
아이작
아... 그건 내가 위험한 폐품을 회수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그래. 그리고...
레이베리
할 말은 많겠지만 지금은 조용히 하는 편이 나을 것 같군.
유스테스
...교전중인 낌새가 느껴진다.
귀를 기울이자, 다음 문 건너편에서 희미하게 총성이 들려왔다.
레이베리
적어도 나는 너희의 적이 아냐. 기신 녀석들과는 다르다.
레이베리
자, 준비해라. 그 무기고 녀석이 기다리고 있다.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중추가 부추긴 기계 무리로부터 카시우스를 지키며 필사적으로 지휘를 하는 이루자. 그러나 쫓겨, 도망갈 곳을 잃을 뻔한 그 때, [플레이어] 일행이 나타나 가세한다. 카시우스는 자신을 돕기 위해 위험한 곳으로 뛰어든 일행을 비합리적이라고 평가하지만, 동행자 아이작은 득실을 도외시하기 때문에 온 하늘의 주민이라며 감개무량해 한다. 이리하여 이루자와 카시우스를 구한 일행은, 본부로부터 후퇴를 개시한다.

이루자
또 온다! 쏴라!
기계의 무리
────……!!
홍수처럼 몰려오던 기계 무리는 일제사격을 맞고 파괴되어 갔다.
이루자
재장전! 적이 노리는 것은 카시우스다!
이루자
붙잡아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너희 생각대로 놔두지는 않는다!
카시우스
…………
이루자
퇴로는 어떻게 됐지?
조직의 병사2
제어실, 격벽 개폐를 요청합니다! 반복합니다, 격벽 개폐를 요청합니다!
누군가의 목소리
격벽의 조작 권한이 없습니다. 상위 명령자의 동반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목소리
긴급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소정의 경로를 통해 피난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직의 병사2
겨, 격벽을 열어달란 말이야! 피난하고 싶다고!
누군가의 목소리
격벽의 조작 권한이 없습니다. 상위 명령자의 동반이 필요합니다.
기계 무리의 습격, 그리고 말을 듣지 않는 격벽 사이에 몰린 병사들은 혼란에 빠져 있었다.
카시우스
...날 풀어줘라. 이 쇠사슬을 풀어.
카시우스
나도 전투에 참가하겠다. 이대로는 전멸할 거다.
조직의 병사2
대, 대장! 지금은 한 명이라도 전력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요?
조직의 병사
...그래. 중추, 여행자를 해방하겠습니다. 구속 해제를 요청합니다.
중추
여행자를 중앙 관리실로.
조직의 병사
지금 그러고 있을 때가...!
중추
여행자를 중앙 관리실로. 창의 행방을 묻겠다.
조직의 병사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요 며칠간 중추와 전혀 말이 통하질 않아...!
기계의 무리
────……!!
혼란 속에서 다시 수많은 기계 무리가 병사들과 카시우스를 향해 밀려들었다.
압도적인 그 수 앞에서 병사들은 재장전도 하지 못한 채였다.
카시우스
...날 풀어줘라.
조직의 병사
못 해! 그 구속구는 중추의 허가가 없으면 못 연단 말이야!
카시우스
큭...!
눈 앞에서 차례차례로 병사들이 기계 무리에게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조직의 병사2
격벽 열어 줘!!!
병사는 벽에 매달리듯이 문을 두들겼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기계의 물결이 밀려왔다.
조직의 병사2
열어 주세요! 열어...!
조직의 병사2
으악!?
갑자기 격벽이 열리자, 문에 달라붙어 있던 카시우스와 병사들은 일제히 출구 쪽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기계의 무리
────……!!
제타
알베스!
바자라가
그로우노스여!
유스테스
플라메크의 번개여...!
베아트릭스
으아아아아!
그리고 뛰쳐나온 제타 일행의 공격에 기계 무리가 파괴되어 갔다.
루리아
카시우스 씨! 이루자 씨! 괜찮으세요?
베아트릭스
교... 교관!
이루자
너희들...!
베아트릭스
젠장...! 그 통신은 대체 뭐였어!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이루자
아, 알았으니까 좀 떨어져 멍청아! 지금은 전투중이다!
기계의 무리
────……!
루리아
...저희도 가죠 [플레이어]!
[플레이어]는 기계 무리를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루리아
부탁할게, 콜로서스!
콜로서스
────……!
그리고 루리아가 불러낸 철 거인이 기계들이 가는 곳을 틀어막고, 불꽃을 휘감은 검으로 적들을 쓸어버렸다.
카시우스
너희들, 어떻게 여기 있지?
어떻게는 무슨. 당연히 널 구하러 온 거지.
카시우스
전멸할 위기를 안고서도 말인가? 비합리적이군.
아이작
그게 하늘의 민족이지. 그들은 합리성이나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움직이지 않아. 너도 이미 알고 있잖아?
아이작은 카시우스의 구속구를 풀며 웃음지었다.
아이작
...좋아, 풀었어! 진짜 골치아픈 구속구네.
레이베리
이걸로 필요한 것들은 다 갖춰졌군. 드디어 노인 수리에 착수할 수 있겠어.
아이작
그래.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상황에서는 무리겠지. 일단 빨리 튀자!
일단 철수하기로 결정한 일행은 그랑사이퍼로 섬을 떠나기 위해 발착장으로 향했다.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플레이어]들의 전투를 지켜보던 자가 있었다. 그것은 조직의 중추였으며, 심드렁하게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루리아가 성정수를 불러내 그 힘을 빌리는 모습을 보자 중추는 유난히 강한 반응을 보인다. 이윽고 중추는 새로이 기계의 무리를 몰아 루리아를 잡으려 했지만, 카시우스가 그 방패가 되어, 중추에 사로잡히고 만 것이다.

콜로서스
────……!
중추
짐승... 레릭. 조사에 위협위협위협...
중추
여자아이... 레릭. 데이터 베이스?
중추
수집... 내 역할...
중추
쓰쓰쓰쓰러뜨린다, 푸른 머리... 임무, 이임임임임무무무무....
유스테스
이루자.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지?
이루자
나도 모른다. 알 수 있는 건 똥통 뚜껑이 빠져서 똥이 흩뿌려졌다는 것 정도야.
이루자
아니지. 적과 내통하고 있던 것이 누구인지는 알았어. 하이젠베르크 님이다. 그 병 먹는 여자의 입김이 닿은 모양이더군.
유스테스
흠... 그 둘은 어디 있지?
이루자
똥 사이에 섞여서 모습을 감췄어. 짜증나는 놈들...
유스테스
그렇군.
유스테스
뭐가 됐든 그 상황에서 잘 살아남아 줬다.
이루자
...그렇게 살아남으려고 지금까지 입에 담기도 싫은 욕설들을 퍼부어 왔던 거다.
이루자는 앞뒤로 펼쳐져 [플레이어] 일행을 보호하고 있는 병사들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조직의 병사3
여러분, 발착장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아... 겨우 이 영문 모를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네..
루리아
하아... 하아... 다 같이 무사히 빠져나가야 할 텐데요...
카시우스
문제 없다. 문이 닫힌다고 해도 이 작은 기계가 시큐리티를 해제해 줄 거다.
아이작
그나저나 파트너, 어떻게 이 쪽에서까지 간섭할 수 있는 거야? 여기 기계는 하늘에서 만들어진 거잖아?
레이베리
그건...
레이베리가 무슨 말인가를 꺼내려고 하던 때였다.
조직의 병사3
무, 문이!
삐그덕거리며 문 앞의 격벽이 닫히고 말았다.
아이작
파, 파트너! 바로 네 차례가 왔어!
레이베리
...유감이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전투태세를 갖춰라. 뭐가 어디서 나타날지도 알 수 없으니.
유스테스
뭐라고?
카시우스
문 자체가 움직인 것이 아니군. 힘으로 밀어붙여져 닫힌 거다.
베아트릭스
힘으로 밀어붙이다니... 문 저편에나 이쪽에나 아무도 없었는데?
카시우스
또 하나의 가능성이 있다.
카시우스
벽 안이다.
베아트릭스
뭐!?
카시우스
천장, 벽, 발 아래... 우린 포위되어 있다.
조직의 병사들
…………!?
일행은 카시우스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벽이 갈라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펴지기 시작했다.
제타
...아. 이번엔 뭐야?
바자라가
거대한 뱀 같은 것이 기어다니는 느낌이다만...
이루자
흥. 어디서 똥을 뿌리려고 하든 튀어나오자마자 쏴 버리면 된다.
일행은 공격에 대비했다. 그러자 사방에서 퍼져나오던 진동이 멈추고──
뭐, 뭐야 이게!?
이루자
쫄지 마라! 쏴라!
조직의 병사들
우오오오오!
기계 무리는 일제사격을 맞고 파편을 튕기며 흩어졌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솟아나왔다.
카시우스
이건 뭐지...! 기관이라고 해도 이 정도 수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카시우스
엔지니어! 노인은 기동했나?
아이작
아, 제길!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지금 하고 있단 말이야! 생체인증, 그리고...!
아이작은 카시우스가 쥐고 있는 노인에 공구를 찔러넣고 액세스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소형 무인기
…………!!
카시우스
큭...!
카시우스는 눈 앞으로 다가온 기계를 주먹으로 때려부쉈다.
카시우스
기묘하군.
마치 안개처럼 여기저기에 흩어진 기계를 주의깊게 관측하던 도중, 그는 무언가를 깨달았다.
카시우스
놈들의 목적은...?
아이작
누가 봐도 너 아냐!
카시우스
아니.
루리아
...!
뒤를 돌아본 카시우스의 눈에 단장 일행의 모습이 비쳤다.
카시우스
우선도는 루리아 쪽이 높군.
카시우스
...뒤를 부탁한다.
아이작
뭐? 잠깐, 어디 가는 거야!
기계 무리가 루리아를 노리고 있다고 확신한 카시우스는 노인에서 손을 떼고 달려나갔다.
소형 무인기의 무리
────……!!
기계들은 보랏빛 점액을 흩뿌리며 루리아를 휘감으려 들었고, 카시우스가 즉시 그 앞에 나섰다.
카시우스
쳇...!
루리아
카, 카시우스 씨...?
카시우스
이게 친절 함인가...? 나는 대체 왜...?
카시우스
…………!!
아이작
형제!!
기계 무리가 파고 나온 구멍 속으로 카시우스를 휘감아 끌고 갔다.
베아트릭스
카시우스, 뭐 하는 거야!
베아트릭스도 그 뒤를 쫓아 구멍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이루자
저 덜렁이 녀석! 우리도 쫓아간다!
베아트릭스
으엑!
베아트릭스
아야야... 여긴 어디지?
이루자
덜렁이! 너란 녀석은 또 혼자서!
베아트릭스
히익!? 그, 그치만 교관. 카시우스가...!
이루자
정말이지... 어딘지도 모르는 장소에 무턱대고 뛰어들다니!
누군가의 목소리
경고합니다. 그 앞은 중앙 관리실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출입 권한이 없습니다.
베아트릭스・이루자
…………!
이루자
뭔가를 끌고 간 흔적이 안쪽으로 향해 있군.
베아트릭스
그, 그럼 중추가 저 앞에 있다는 거야? 카시우스도?
이루자
내게서 떨어지지 마라. 네가 무슨 짓이라도 하면 당해내기 힘드니까.
이루자와 베아트릭스는 앞을 향해 달렸다.
붉은 머리의 소녀
에, 에이전트 카시우스를, 데리고. 데리고. 달로.
카시우스
큭...!
점액질에 휘감긴 카시우스가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
붉은 머리의 소녀
저, 저저정지 처리. 실행.
소녀의 몸에서 기계 촉수가 뻗어나와 카시우스의 목 근육에 꽂혔다.
카시우스
크, 으윽...!
그의 몸이 몇 번 흔들리더니, 힘을 잃은 듯이 늘어지며 표정이 사라졌다.
베아트릭스
네가 중추야? 카시우스한테 무슨 짓이야!
붉은 머리의 소녀
도, 도도, 돌아...
베아트릭스
…………!?
소녀가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리자, 수많은 촉수가 카시우스를 소중하다는 듯이 감쌌다. 그리고...
붉은 머리의 소녀
I tawn ot og hemo og hemo. I tawn ot og hemo og hemo. I tawn ot og hemo og hemo.
그들은 꿈틀거리는 촉수에 휘감기듯이 천장을 뚫고 나가 그 모습을 감췄다.
베아트릭스
카시우스!
베아트릭스는 당황해서 손을 뻗었지만 그 손은 허공을 움켜쥐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소녀가 파고 나간 구멍을 향해 울부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