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목적지 직전에 기신들의 습격을 받은 [플레이어] 일행, 하지만 어떻게든 그것을 격퇴하고 본부로 도착했다. 조직의 본부는 심하게 파괴되어 또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임을 예감케 한다. 이윽고 상처 입은 병사와 만나 이루자의 부하라는 그에게서 본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제타
…………
조직 본부가 있다는 섬에 가까워질수록 그 상황이 점점 명백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구멍투성이인 건물은 사방에서 대포를 쏴댄 것처럼도 보였고, 안쪽에서 폭발한 것처럼도 보였다.
루리아
제타 씨... 괜찮으세요?
제타
아, 응. 별로 좋진 않지만.
제타
이루자 씨를 습격한 게 아까 그 성정수같은 거라고 한다면 뭔가 복잡한 기분이 들어서.
루리아
로그노스 섬에서 만난 풍신하고 뇌신을 얼기설기 섞은 것처럼 보였죠.
제타
맞아. 우리가 모은 기록이잖아. 그걸 써서...
루리아
...저도 복잡한 기분이에요. 수많은 성정수들과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저를 성장시켜 줬다고 생각하거든요.
루리아
[플레이어]나 비 씨나 제타 씨, 바자라가 씨... 여러분과 만났던 것과 마찬가지로요.
제타
…………
제타
성정수와 만난다라... 지금 생각해 보면 나나 루리아쨩이나 비슷한 일을 해 온 거네.
루리아
아... 더 많은 성정수를 만나기 위해서 여행을 한다는 점에서요?
제타
응. 싸우는 점이랑 힘을 빌린다는 점에서 목적은 정반대지만 말야.
루리아
...저희 사실은 닮은꼴이었던 걸까요?
제타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조직도 루리아쨩처럼 착했더라면... 요즘엔 계속 이런 소동만 일으키고...
아이작의 목소리
아야아!
루리아
하와와!?
제타
우왓!? 깜짝 놀랐네. 저 안경 뭘 하는 거지?
아이작
아야야야... 제길. 완벽하게 방어해도 안 되네!
레이베리
하지만 희망은 보인 것 아닌가?
아이작
그래. 역시 노인은 완전히 죽은 게 아니었어. 수리의 여지는 있어...
루리아와 제타
…………
아이작
어? 아, 안녕. 병아리 아가씨랑 잉꼬 아가씨. 무슨 일이야?
루리아
아, 저기...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아이작
하하하... 위험하긴 했지만 괜찮아. 내 기어는 튼튼하거든.
제타
당신, 그렇게 큰 비명을 질러가면서 뭐 하는 거야?
아이작
아, 이거 하고 있어.
아이작은 그렇게 말하며 카시우스에게서 받은 창 "노인"을 보여주었다.
아이작
노인을 수리할 수 없으려나 하고 여러 가지로 시험해 봤는데, 역시 강력한 생체인증이 걸려 있더라고.
아이작
섣불리 기동했다간 방어기능이 발동해서 즉사레벨의 고압전류를 흘려보낸다는 것을 알았어. 하지만 이걸 바꿔 말하자면...
루리아와 제타
…………
아이작
아... 미안해. 이런 얘긴 별로야?
제타
어... 미안하지만 솔직히 말해 별로야.
아이작
그렇겠지. 아하하... 전공분야가 나오면 자꾸 이렇게 떠들게 되더라고. 나쁜 습관인데 말야.
아이작
요약하자면 고칠 가능성은 있지만 계약자인 에이전트 카시우스가 없으면 수리할 수 없는 상황이야.
제타
흠...
아이작
미안 미안. 또 설명이 길었나 보네?
제타
아냐. 내 창에도 비슷한 힘이 있거든. 계약자 외의 인간이 만지면 불타올라.
아이작
...그야 그렇겠지. 너희 봉인무기도 노인 정도는 아니지만 중요한 기기니까.
아이작
아니 잠깐. 그런데 왜 하늘의 민족이 그걸 다루고 있지? 시큐리티는 어떻게 된 거야?
제타
그 부분은 나도 알고 싶어. 긴 설명은 생략했으면 좋겠지만 내 창도 한번 조사해줄 수 있어?
아이작
음, 한번 봐야 알겠는데... 뭐가 알고 싶은데?
제타
이 창이 각성하는 조건.
아이작
각성... 각성이라. 구체적으로는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거지?
제타
...화력이 올라가.
아이작
기신의 형태는?
제타
취하지 않아. 기신으로 변하는 무기도 있긴 하던데──
제타는 아이작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봉인 무기와 얽힌 여러 가지 일들을 들려주었다.
아이작
어...
아이작
너희 목소리에 반응해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어. 달에서 내려온 장비들은 대체로 음성인식이거든.
아이작
그로우노스가 사용자의 몸을 빼앗고 지배권을 가지려고 하는 것도 기능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
아이작
그런데... 엠브라스크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알베스가 기신의 형태도 취하지 않고 단독으로 기신을 쓰러뜨릴 정도의 화력을 냈다고?
아이작
그건 완전히 이해 불가능이야. 덕트라기보단 넌센스에 가깝군.
제타
난 이 화력을 내는 방법을 알고 싶어. 무의식중에 한 거라서 기억이 안 나거든.
아이작
오케이. 노인을 보는 김에 겸사겸사 알베스도 보도록 할까.
레이베리
그래. 하지만 노인을 수복할 방법을 찾아낸 후에 해라.
아이작
하아... 늘 생각하지만 내가 5명쯤 더 있었으면 좋겠다니까.
알베스를 레이베리에게 물게한 뒤, 아이작은 다시 노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빠르게 흘러, 배는 도크에 도착했다.
발착장에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본부로 향하는 문에서는 희미하게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유스테스
...처참한 모습이군.
제타
여기가 본부라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베아트릭스
다 부서지긴 했는데, 불탄 것도 있고 찌부러진 것도 있고 얼어붙은 것도 있고 잘린 것도 있고... 흔적이 한두가지가 아니네.
베아트릭스
아까 쓰러뜨린 녀석 말고도 성정수 비슷한 녀석들이 또 있다는 건가?
바자라가
흠. 하지만 파괴된 흔적이 선으로 이어져 있군. 아마도 습격한 녀석은 혼자일 거다.
유스테스
온갖 수단을 써서 공격하는 모양이군.
유스테스
움직이는 무기고나 다름없어.
지금까지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진 녀석들하고는 몇 번이나 싸워봤지만, 움직이는 무기고같은 녀석은 처음 봤어...
루리아
......괜찮을 거예요. 저희에겐 많은 성정수들이 힘을 빌려주니까요.
바자라가
다양한 힘을 가지고 있는 상대지만 우리도 그에 대항할 수단이 있다는 건가.
바자라가
유스테스, 나를 선두로 해서 수호진형을 치자. 단장 일행을 감싸고 이동하는 거다.
유스테스
알았다.
일행은 바자라가가 선두에 서고 루리아, 비, 단장을 중앙에 감싼 후 좌/우/후방은 계약자들이 지키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직의 병사
으, 으으...
루리아
괜찮으세요!?
이거 심하게 당했는걸.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조직의 병사
당신들은 이루자 대장님의... 지인들이시군요...
베아트릭스
저기! 카시우스랑 이루자 교관은 무사해?
조직의 병사
저도 모르겠습니다... 부대는 뿔뿔이 흩어지고 여행자도 행방불명이라서...
유스테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지.
조직의 병사
하이젠베르크 님의 명령에 따라 이루자 대장에게서 소집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이루자 휘하의 병사는 괴로워하면서도 본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마지막 통신 직전, 간부 하이젠베르크는 이루자에게 말을 건다. 「중추가 조직을 배반했다」라고 말하고, 병사의 소집을 명하는 하이젠베르크. 그의 부하·말레이와 함께 군사를 모아 이루자는 중추, 조직의 창립자의 곁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유스테스
이루자, 그 쪽의 움직임은 어떻지?
이루자
달에 가려는 계획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루자
최근의 기록을 거슬러올라가며 수년 분의 사람/물건/돈의 흐름을 확인했지만 수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유스테스
그렇군. 희미하게 아귀가 맞지 않는 부분도 없나?
이루자
그래. 몇 년에 걸쳐 비자금과 물자를 빼돌리는 듯한 기색은 보이지 않는군. 조작한 흔적도 없고.
이루자
만일 뭐가 있다고 한다면 개인이 폭주해서 벌이는 짓이겠지.
이루자
하지만 도저히 그럴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혼자서 그 기신들의 본거지에 뛰어들겠다고?
유스테스
설령 병사들을 충분히 모았다고 해도 대비가 너무도 불충분하다.
이루자
그렇지.
유스테스
여행자는?
이루자
딱히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다. 여행자는 여전히 심문실에서 구더기들에게 휘둘리고 있는 중이지.
이루자
본격적인 위해가 가해지는 것도 시간 문제일 뿐이다.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여행자를 이쪽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유스테스
부탁한다.
이루자
...사람이 오는군. 끊는다.
하이젠베르크
이루자, 비상사태다. 병사들을 이끌고 날 따라와라.
이루자
하이젠베르크 님. 비상사태라니요?
하이젠베르크
중추가 조직을 배반했다. 독자적인 폭주상태다.
이루자
또 조직 중추가 폭주했단 말입니까? 아란두즈에 이어 또 다시 창시자가...
하이젠베르크
지금까지와는 이야기가 다르다. 조직 창시자의 하나이자 시조라고 할 수 있다.
하이젠베르크
봉인무기의 발견자이자 이 조직을 창립한 존재다.
하이젠베르크
이대로라면 "적"이나 기신과 싸울 상황이 아니다. 막아야 한다.
???
실례합니다. 이루자 부대 대원 전원 소집했습니다.
하이젠베르크
수고했다.
이루자
...이 여자분은?
머레이
후후, 안녕하세요. 하이젠베르크 님 직속 머레이라고 합니다.
하이젠베르크
소개가 늦어져서 미안하다. 그녀는 우수한 첩보원이지. 훈련 후에 내가 그 재능을 발견해냈다.
이루자
...잘 부탁한다, 머레이 님.
하이젠베르크
그럼 조직 중추부로 출발하지.
이루자
알겠습니다.
이루자
잘 들어라 구더기 놈들아! 우리 집이라고 생각해서 긴장 풀지 마라! 너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가족들이 아니다!
이루자
그래, 너희가 울린 그 여자의 아빠다! 당연히 아빠는 엽총을 들고 계시지! 이쪽이 맞기 전에 우리도 탄환으로 인사드리는 거다!
이루자
대열을 정비해라! 장비 확인! 목표, 본부 중추! 행진 개시!
조직의 병사들
예!
100명 남짓 되는 병사들은 하이젠베르크, 머레이, 그리고 이루자를 앞세우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본부 중추. 조직을 창립하기로 결정한 모든 것의 시작을 향해서...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병사를 거느리고 중추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이루자는 하이젠베르크의 부하인 말레이에게 말을 건다. "사람과 사람이 싸우면 무기는 발전하고, 결국 기신도 적이 아니게 된다"는 주장을 들으며 이루자의 가슴에는 말레이에 대한 혐오감과 하이젠베르크에 대한 의심이 싹트기 시작한다.

하이젠베르크
부대의 장비 상태는 어떻지?
이루자
명령받은 대로 전부 대성장비로 준비했습니다.
하이젠베르크
훌륭하군.
하이젠베르크
경계를 게을리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최대화력으로 응전하라.
이루자
알겠습니다.
이루자
(개인의 폭주라... 하이젠베르크 님은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문득 이루자의 머리 속에 의문이 떠올랐다.
이루자
(상대가 누구든 개인을 상대로 이 인원과 장비는 과도하다. 하지만 그런 판단을 잘못할 사람이 아냐.)
이루자
(조직의 중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머레이
후후... 아까부터 뭘 고민하고 있어?
이루자
...중추에 가는 건 처음이다. 지형을 모르는 이상 행동계획을 제대로 수립해야겠지.
머레이
걱정할 거 없어. 탄약은 충분히 있잖아? 성능도 전보다 좋고.
이루자
그래.
이루자
수많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많은 피해를 낸 그로우노스...
이루자
그리고 할로윈 축제 때 나타난 기신 세스란스를 닮은 존재의 출현...
이루자
그러한 사건들을 통해 기신의 존재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다.
이루자
덕분에 대성탄이 일반인에게도 보급되어 양산체제가 확립되고 성능 향상으로도 이어졌어.
머레이
그래. 알고 있어. 그 싸움 덕분에 이 하늘의 무기가 크게 발전했지.
이루자
...좋아할 일은 아니다. 총구가 기신을 향한다면 좋겠지만 사람들끼리 들이대게 된다면...
머레이
어머, 그치만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더 성능 좋은 갑옷이 만들어지지 않겠어?
머레이
사람들끼리 싸우다 보면 계속 장비가 좋아지면서 언젠가는 기신도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발전될지도 모르지. 농담이지만. 후후...
이루자
…………
이루자
(이 여자, 나와는 맞지 않는군... 달에 대항하려면 하늘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머레이
어머? 혹시 기분 나쁠만한 말을 했나?
이루자
아니. 그저 그렇게 되지 않게끔 봉인무기 사용자들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머레이
그치만 그것만으로는 모든 사람들을 지킬 수 없지 않겠어?
이루자
...그게 전쟁을 긍정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어. 치러야 할 희생이 너무나 많다.
머레이
하지만... 요컨대 먼저 희생된 사람의 수가 나중에 희생될 사람의 수보다 적으면 되는 거 아냐?
이루자
사람 목숨의 무게를 수치로 재고 싶지는 않다.
머레이
후후, 멋있다. 역시 봉인무기 계약자로 선택받을 정도야.
이루자
그게 무슨 뜻이지?
머레이
이 하늘엔 틀림없이 당신같은 사람에게 구원받아 감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잔뜩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어.
하이젠베르크
...머레이. 아까부터 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군.
머레이
후후, 실례했습니다. 그냥 이루자 씨하고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그랬어.
이루자
…………
이루자
(이 머레이라는 여자, 뭔가 이상해.... 말과 행동으로 무언가를 숨기려고 하고 있다.)
이루자
(이 위화감의 정체는 뭐지? 저 삐그덕거리는 오른팔의 움직임이 문제인가?)
머레이
후후... 혹시 이루자 씨도 나랑 같은 마음이야?
이루자
...그래. 나도 네게 흥미가 생겼다. 아주 많이.
이루자는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머레이의 심상치 않은 언동──
그리고 그런 그녀를 직속 부하로 선택한 하이젠베르크에게 말이다.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중추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는 이루자 일행. 그러나 중추는 그것을 막기 위해 기계 괴물로 대응한다. 습격을 받고 응전하는 머레이를 보며 이루자는 그 정체가 적 그레이스임을 간파한다. 간부 하이젠베르크가 적과 통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 이루자.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도 중추의 공격이 격렬하여, 그레이스와 협력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윽고 이루자는 기신들의 공격에 의해 생사불명이 되었다.

이루자
…………
이루자 부대는 하이젠베르크를 앞세워 긴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검은 철문과 마주쳤다.
하이젠베르크
하이젠베르크다. 중추를 알현하러 왔다.
누군가의 목소리
성문 인증되었습니다. 다소 긴장이 느껴집니다만, 예측하지 못한 사태인가요?
하이젠베르크
그런 사태는 없다. 오랜만에 알현하게 되어 긴장했을 뿐이다.
누군가의 목소리
적대자의 협박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문을 열겠습니다.
그런 문과 마주칠 때마다 하이젠베르크가 말을 걸면 누군가가 그에 답했고, 문이 저절로 열렸다.
이루자
이 문은...?
하이젠베르크
열쇠 대신 내 목소리를 사용한다. 옛날부터 사용되던 방식이라더군.
하이젠베르크
중추는 안전 대비가 철저하지. 열쇠는 훔쳐갈 수 있지만 목소리는 훔쳐갈 수 없잖나. 합리적인 방식이야.
이루자
…………
이루자
(지금 느껴진 것은 기시감인가? 하지만 이런 장치를 본 기억은 없어. 이건 뭔가 다른...)
위를 올려다보자, 눈 같은 것이 달린 작은 기계가 이루자 일행을 앞질러갔다.
이루자
(우릴 둘러싼 알 수 없는 기계들... 이건 마치...)
이루자의 생각을 방해하듯이 듣기 싫은 소리가 복도로 울려퍼졌다.
누군가의 목소리
인증에 실패했습니다. 중추가 문을 여는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이젠베르크
그 이유를 듣고 싶군. 중추를 연결해 다오.
中枢?
지, 지지지... 지직...
中枢?
여행, 자는.
하이젠베르크
여전히 심문중이라고 한다.
中枢?
창, 은...
하이젠베르크
소재는 확실치 않다. 사정을 설명하고 싶으니 알현을 허락해 다오.
中枢?
여여여여행행행행행, 자는.
하이젠베르크
중추, 알현을 원한다.
中枢?
창창창창창창──
하이젠베르크
문을 열어다오.
누군가의 목소리
중추가 문을 여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간부 하이젠베르크의 성문인증을 해제합니다.
다시 듣기 싫은 소리가 울려퍼지며 주변이 빨간 빛으로 물들었다.
이루자
…………!?
그러자 이루자의 등 뒤에 있던 문이 큰 소리를 내며 닫혔다.
머레이
어머나... 갇혀 버렸네.
하이젠베르크
쳇... 저 죽지도 못한 늙은이가! 문 열어!
누군가의 목소리
중추가 문을 여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간부 하이젠베르크를 이 장소에 봉인합니다.
하이젠베르크
이루자! 문을 향해 대성탄을 쏴라!
누군가의 목소리
이 장소에서의 화기 사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진공소화를 개시합니다.
목소리가 울리자마자 강한 바람이 내뿜어졌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귀를 틀어막았다.
이루자
큰일이다...!
고막이 외부를 향해 부풀어오르며 주위의 소리가 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공기의 농도가 급격히 옅어지고 있었다.
이루자
쏴라! 문을 파괴해라!
조직의 병사
아, 안 됩니다...! 탄이 나가질 않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
화학 반응을 억제하는 불활성화 가스 충전이 완료되었습니다.
조직의 병사
으, 윽...!
누군가의 목소리
대사 반응도 억제되므로 이 자리에 있으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즉시 피난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불명이었지만 희박해진 공기 때문인지, 뿜어져나오는 가스 때문인지 병사들이 차례차례 쓰러지기 시작했다.
이루자
큭...!
이루자는 필사적으로 의식을 유지하며 총을 문에 들이대고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
이루자
몸에 힘이...!
그녀의 시야가 서서히 흐려졌다.──
머레이
후우. 큰일날 뻔했네.
산산조각난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흩어졌고, 강한 바람이 밀려들어왔다.
이루자
콜록...! 어, 어떻게 된 거지!?
머레이
후후.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전멸할 수는 없잖아? 죽으려면 이 앞까지 가서 죽어야지.
이루자
…………
이루자는 머레이가 어떤 수를 썼는지 문을 부숴서 밖에서 공기가 흘러들어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루자
이건... 설마...
그녀는 부서진 문의 단면을 보며 떨기 시작했다.
하이젠베르크
콜록, 콜록...! 일단 계속 간다! 중추가 있는 곳까지는 멀지 않다.
이루자
아뇨, 기다려 주십시오.
이루자
머레이라고 했나? 투구를 벗어라. 그 얼굴을 보고 싶다.
머레이
어머...
하이젠베르크
이루자. 한 시가 급하다.
이루자
이 여자는 내가 가르친 학생을 살해했어. 할로윈 축제 때 ...!
이루자
대답해라, 머레이! 이 문이 베인 자국은 두 조각으로 절단났던 내 학생의 갑옷에 났던 그것과 똑같다! 네 녀석, 우리의 적이지?
하이젠베르크
그만둬라, 이루자! 지금은 그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 있다!
이루자
하이젠베르크 님. 설마 당신도 적과 내통하고 있었던 겁니까!
머레이
이런... 이상한 데서 꼬리가 밟히고 말았네.
그레이스
안녕. "적"인 그레이스예요.
이루자
…………!!
그레이스
저기, 이루자 씨. 일단은 좀 화내지 말아줄래요?
이루자
이 무슨 뻔뻔한...!
그레이스
그 사람의 희생은 필요한 거였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을 위해서 말야.
이루자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말했을 텐데. 나는 사람 목숨의 무게를 수로 재고 싶지는 않다고.
이루자
소중한 내 학생의 목숨값은 여기서 돌려받겠다!
그레이스
그 말은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의 목숨도 경시할 수 없다는 거겠네?
이루자
당연하지. 이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레이스
저기, 그럼 나 좀 도와줘. 적이 아닌 아군이 되어 줬으면 좋겠어.
이루자
뭐...?
그레이스
자, 이쪽이야.
그레이스가 돌아보자 눈 앞에는──
소형무인기의 무리
────……
거대한 기계
────……!!!
그레이스
어머머, 이거 곤란한걸. 아무리 나라도 이 정도 수는 힘들어.
이루자
이 벌레 놈들은 달에서 온...? 전원, 진형을 펼치고 사격 준비!
조직의 병사
아, 예!
이루자
(그래... 기억났어. 익숙치 않은 기계들에게 기시감을 느꼈던 이유...)
이루자
(달의 파편에서 처음으로 달 세력과 싸웠을 때의 느낌이야!)
이루자
쏴라!!
조직의 병사들
우오오오오오!
하이젠베르크
...이제 더 이상 숨길 수 없겠군. 곤란하게 됐어.
총알과 벌레들이 흩날리는 가운데, 이루자는 전성기를 꺼내들고 필사적으로 외쳤다.
이루자
유스테스! 유스테스! 응답하라!
이루자
여행자의 창을 사수해라! 중추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이루자
중추는 기ㅅ──
겨우 목숨을 구해 빠져나온 병사도 이루자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긴 통로 안쪽에서 불어오는 연기 냄새를 맡으며, 일행들은 그녀들이 살아남아 계속해서 싸우고 있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