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어느 날, 유스테스가 카시우스를 불러 둘이서 마을로 나갔다고 한다. 그것을 듣고 놀라는 제타 일행. 마을에서는 흥미 위주로 행동하는 카시우스에게 유스테스가 휘둘리고 있었다. 유스테스는 교류를 하는 동안 카시우스의 미미한 변화를 감지한다. 그날 밤, 조직의 간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조직은 본부에서 카시우스에게 청취를 실시하고 싶다고 한다. 그 명령에 거부감을 느끼는 유스테스. 한편, 잠든 카시우스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깨어난다.

제타・베아트릭스
유스테스가!?
바자라가
그래. 카시우스를 데리고 마을에 나갔다.
어떤 마을 여관에서.
[플레이어] 일행은 바자라가가 말해준 뜻밖의 사실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무뚝뚝한 형님이 직접 카시우스한테 나가자고 했단 말야?
루리아
까, 깜짝 놀랄 일이네요... 두 분이서 뭐 하러 가신 건가요?
바자라가
딱히 볼일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만... 유스테스가 하는 일이니 그저 친목을 다지려는 건 아니겠지.
베아트릭스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카시우스 돌보는 거 진짜 힘들단 말이야!
베아트릭스
완전 어린애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질 않나! 모르는 녀석 따라가질 않나! 요전에 유카타비라 입었을 때도...
제타
아하하... 뭐 유스테스한테 그 때 얘기는 했으니까 알아서 잘 하지 않을까?
베아트릭스
으으... 적어도 한 마디라도 남겨주고 가지. 걱정하는 입장도 생각 좀 하란 말이야...
바자라가
네가 할 말이냐.
베아트릭스
으윽...!
제타
너도 마찬가지거든? 바자라가.
바자라가
…………
루리아
아하하... 저기, 그, 그나저나... 말이죠?
루리아
유스테스 씨랑 카시우스 씨는 같이 있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하실까요?
제타
...듣고 보니 그렇네. 전혀 상상도 안 가.
바자라가
이번 임무와 관계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제타
임무라... 우리 "적"중 하나인 그 유리병 먹는 여자가 이 마을에 나타났으니 붙잡으라는 임무 말이지.
그 녀석, 정말 이 마을에 있는 거 맞아? 삐죽갑옷이랑 네가 며칠이나 샅샅이 뒤져도 전혀 안 보였잖아.
바자라가
모른다. 종잡을 수가 없는 녀석이니. 그렇기에 더더욱 방심할 수 없지. 여기 있지 않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은 계속 찾아봐야 해.
바자라가
무엇보다 그 여자는 할로윈 축제 때 죽은 자와 기신들까지 불러내서 엄청난 소동을 일으켰으니 말이다.
바자라가
유스테스는 카시우스에게서 은근슬쩍 그 여자에 대한 단서를 캐내기 위해 데리고 나간 건지도 모른다.
루리아
그러고 보니 카시우스 씨랑 기신 둘 다 달에서 왔었죠.
베아트릭스
유리병 먹는 여자가 달에서 온 기신을 불러냈으니, 달 쪽 연관으로 뭔가 알지도 모른다는 거야?
베아트릭스
하지만 카시우스는 여기 일에 대해서는 알고 싶어하면서 자기 일은 거의 말을 안 한단 말이지.
제타
심지어 유스테스는 말수도 적은데 하는 말마다 직설적이니 은근슬쩍 캐보는 건 힘들지 않을까...
바자라가
하지만 그 둘은 어딘가 닮았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통하는 데라도 있는 거겠지.
바자라가
실제로 유스테스의 목적이 뭔지는 나도 모르겠다만...
의외로 평범하게 밥이나 먹으려고 나간 거 아냐?
루리아
네!? 그, 그런 거라면 유스테스 씨가 저희한테도 같이 가자고 했겠죠!
제타
그 녀석, [플레이어] 와 함께 있는 시간을 존중하고 싶어하거든.
베아트릭스
카시우스랑 유스테스가 둘이서 밥이라... 이상한 분위기나 만들고 있지 말아야 할 텐데...
유스테스
…………
카시우스
…………
한편 일행의 그런 걱정도 모르고, 유스테스는 별 대화 없이 그저 카시우스를 데리고 걷고 있었다.
유스테스
원하는 식사 메뉴는 있나.
카시우스
흠... 아직 못 정했다.
카시우스
이 섬은 매우 흥미로워. 가게 수와 요리의 종류가 정말로 많군. 어째서지?
유스테스
여기는 항로 중계점이다. 바깥 문화가 모여들어 정착하기 쉽지.
카시우스
그렇군. 그런 다양한 문화가 혼재하는 와중에는 이 섬에서만 보이는 특이한 것도 있었다만.
유스테스
문화란 원래 그런 거지.
카시우스
흠... 이미 알고 있는 맛이 얼마나 발전되었는지를 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맛과 만날 것인가. 고민되는군.
유스테스
…………
유스테스
대충 그 창이라도 굴려 봐라. 창 끝이 향한 가게로 들어가는 거다.
카시우스
이것은 스스로가 결정해서 내려야 하는 선택이다. 거기서 자신의 의지를 배제하라는 건가? 본말전도다.
카시우스
하지만 재미있어. 검토를 계속하는 것보다는 빨리 결정할 수도 있겠지. 비합리적이지만 합리적이기도 하군.
카시우스는 자신이 들고 있던 창 "노인"을 땅바닥에 굴렸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 창 끝이 향한 가게로 들어섰다.
카시우스
──그럼 이 "오므라이스"라는 건 뭐지?
유스테스
...쌀과 달걀을 사용한 요리다.
카시우스는 자리에 앉자마자 모든 메뉴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카시우스
흠... 볶음밥과는 뭐가 다르지? 그것도 쌀과 달걀을 사용한 요리다만.
유스테스
조리법, 맛, 그리고 여러 가지가 다르다. 이상 설명 끝이다.
카시우스
소재는 같지만 다른 존재라. 매우 흥미롭군.
웨이트리스
주문하시겠어요?
카시우스
오므라이스.
유스테스
같은 걸로.
웨이트리스가 떠나자 가게 안의 떠들썩한 분위기가 두 사람을 감쌌다.
카시우스
…………
유스테스
…………
유스테스는 가게 안을 두리번거리는 카시우스를 주의깊게 관찰하는 중이었다.
유스테스
너는 언제까지 여행자로 있을 셈이지?
카시우스
길면 50년 정도.
유스테스
이유는?
카시우스
달에서 받은 수명연장처리상 가능한 기한이다. 육체의 노화가 어느 선을 넘으면 그 처리도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지.
카시우스
그렇기에 50년 안에 달로 귀환하지 못한다면 나는 여기서 남은 생을 마치게 되겠지.
유스테스
수명 연장이라고? 그런 게 가능한가?
카시우스
달에서는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시술이다.
유스테스
기밀사항 아닌가? 왜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거냐.
카시우스
…………
카시우스
그 정보에 대해 함구령을 받은 적은 없다. 그리고 이 정보가 어떤 사태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유스테스
그렇군.
유스테스
…………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유스테스는 마음 속에 피어난 위화감의 정체를 더듬고 있었다.
카시우스
돌아왔다.
베아트릭스
카, 카시우스 너! 마음대로 밖에 나가면 어떡해!
카시우스
감시역으로서 유스테스가 동행했다. 그러면 문제 없지 않나?
제타
베아는 널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
제타
못된 녀석들한테 속지는 않았을까,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지는 않을까 하면서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몰라.
카시우스
대부분의 하늘의 주민은 나에게 가해를 입힐 수 없다. 또한 이 섬의 공기는 독성을 품고 있지도 않더군. 어느 쪽이든 무의미한 걱정이다.
베아트릭스
하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 부분... 아 됐어. 무사하면 됐지.
그래서? 무뚝뚝한 형님이랑 둘이 뭐 하다 왔어?
유스테스
내 감시하에 식사를 했다.
루리아
네에!? 정말 밥이었던 거예요? 너무해요! 저희도 같이 불러주시지!
유스테스
…………
카시우스
…………
카시우스
그렇다면 내일은 [플레이어]의 감시하에 같은 가게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지. 그러면 되겠나?
유스테스
...허가한다. 마음대로 해라.
카시우스
허가되었다.
루리아
다, 당연히 유스테스 씨도 같이 오시는 거죠?
유스테스
...그래.
루리아
헤헤, 신난다! 그나저나 오늘은 뭘 드셨나요?
카시우스
오므라이스라는 요리다. 쌀과 달걀을 사용하지만 볶음밥과는 다른 존재이며──
카시우스는 기분이 좋아진 루리아에게 담담히 요리에 대해 설명했다.
유스테스
…………
유스테스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윽고 해가 저물고 밤이 왔다.
유스테스
…………
유스테스의 전성기가 진동하며 상층부에서 착신이 왔음을 알렸다.
유스테스
유스테스다.
조직의 간부
상황에 대해 보고하라.
유스테스
순조롭다.
조직의 간부
얼버무리지 마라. 너라면 이 정도의 임무는 훨씬 빨리 끝낼 수 있을텐데.
유스테스
안에서든 밖에서든 무의미한 자극이나 마찰은 피하고 싶다.
유스테스
현 상황에서 나와 여행자만이 행동을 취하는 것은 너무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조직의 간부
신중을 기하는 것은 좋다만──
유스테스
나는 로난에게 소속되어 있다. 지령을 내리고 싶다면 그 쪽을 통해라. 왜 이렇게 서두르지?
조직의 간부
...급한 일은 아니다. 중요도도 최고랭크는 아니지. 하지만 필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유스테스
그렇다면 더더욱 로난을 통해서 전해라. 이상이다.
유스테스는 반강제로 대화를 자른 후 전성기를 집어넣었다.
유스테스
(본부에서 여행자를 취조하고 싶다, 인가...)
유스테스
(중요도가 낮다고는 했지만... 뭔가 수상하군)
유스테스에게는 카시우스를 데려오라는 명령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 무언가가 임무를 실행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유스테스
…………
그는 계속 마음 속에 있는 위화감의 정체를 찾아헤맸다.
카시우스
달에서 받은 수명연장처리상 가능한 기한이다. 육체의 노화가 어느 선을 넘으면 그 처리도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지.
카시우스
그렇다면 내일은 [플레이어]의 감시하에 같은 가게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지. 그러면 되겠나?
유스테스
(그 여행자, 뭔가 달라졌어)
베아트릭스
진짜... 걱정했잖아!
카시우스
걱정을 끼치는 횟수를 비율로 따지면 네가 더 많다만.
베아트릭스
뭐, 뭐라고!? 카시우스 너마저!
하아... 옆에서 보기에는 그게 그거거든.
유스테스
(그리고 [플레이어] 일행은 그 변화를 받아들인 상태야)
유스테스
여행자는 더 이상 기공단에서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다. 위화감의 정체는 이것인가.
유스테스는 납득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 표정은 여전히 복잡한 채였다.
그가 생각을 거듭하는 사이에도 밤이 흘러가고 있었다.
한편, 그 카시우스 본인은──
카시우스
…………
침대 위에 누워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
카시우스
…………
???
──Holel drowl.
카시우스
…………!?
귀에 익은 기계음이 귀에 닿자 내부상태가 휴면에서 경계상태로 전환되었고, 카시우스는 눈을 떴다.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카시우스가 들은 것은 달의 주민들이 쓰는 말이었다. 경계와 함께 밤거리로 나가는 카시우스. 그를 부른 것은 그레이스라는 여자였다.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다며 달의 무기로 공격해오는 그레이스. 무기의 성능차에 압도되어 카시우스가 대처법을 궁리하는 가운데 갑자기 [플레이어] 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레이스는 이를 간파한 듯 미소를 지으며 떠났다.

카시우스는 내부상태를 탐색으로 전환시키며 창 밖을 내다보았다.
카시우스
...잘 못 들은 것일 리는 없다.
???
Ferenerce netrige foo.
카시우스
Foo?
???
Sinags foo dan bar ot foo.
카시우스
이 신호는 뭐지. 의미가 없어 보이는데...
그는 당황하면서도 그의 창 "노인"을 손에 쥐었다.
???
──Holel drowl.
어둠 속에 스며든 그림자는 카시우스의 시선에 답하듯이 다시 무의미한 신호를 내뱉은 후 사라졌다.
카시우스
…………
그는 창을 손에 들고 그림자를 쫓았다.
???
안녕, 카시우스 씨. 고요하고 멋진 밤이야.
카시우스
뭐 하는 놈인가. 어째서 신호를 보낸 거지?
그레이스
이렇게 보는 건 처음이지. 나는 그레이스라고 해. 우리 친구하지 않을래?
카시우스
질문에 답해라. 어떻게 그 신호를 다룰 수 있는 거냐?
그레이스
공통점이 있으면 서로 가까워질 수 있잖아? 그러니까 알려주고 싶었어. 우리가 서로 비슷한 사람이라는 걸.
카시우스
접촉 목적은 뭐지?
그레이스
으음... 방금 전에 얘기해 줬잖아?
그레이스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다니까.
카시우스
!?
그레이스의 손 끝에서 뿜어져나온 보이지 앟는 칼날이 카시우스를 덮쳤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실은 건물이나 돌을 마치 젤리처럼 갈라버렸고, 그 단면을 본 카시우스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카시우스
(단분자 와이어...!)
그레이스
어머, 대단하다. 다 피해버렸네.
카시우스
(설마 이 여자는...!)
카시우스
Rae ouy morf lartcen sixa? Hyw ma I bigen deatgert?
그는 하늘의 민족의 말로는 제 시간 안에 전달할 수 없으리라 판단하고, 달의 언어로 재차 질문했다.
그레이스
으음... 잘 안 되네...
카시우스
Eswarn em!
그레이스
저기, 카시우스. 우리 어떻게 해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레이스는 카시우스의 말에는 답하지 않은 채 다시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카시우스
큭...!
카시우스
(저것을 막을 수 있는 건 기신의 장갑 정도겠지... 지금 이 장비로는 막아낼 수 없어. 위험하다.)
카시우스
(반격하는 것도 힘들어. 적은 공격에 집중하지 않고 늘 주변을 와이어로 보호하고 있어. 빈틈이 없는 상대로군)
그는 정체불명의 공격자를 쓰러뜨리기 위해 머리 속에서 분석해나가고 있었다.
카시우스
(호각으로 싸울 수 있는 곳이라면 와이어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수중, 혹은 돌풍 속....)
물과 바람. 그 단어가 그에게 강력한 존재들을 연상시켰다.
카시우스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면 승률이 좀 더...)
그레이스
후후. 혹시 지원군 부르려고 하는 거야?
카시우스
그레이스
그래... 분명 누가 도와주러 오겠지. 다들 친절하니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레이스
그런데 이런 데로 불러도 되겠어?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들 아냐?
카시우스
…………!
카시우스는 그레이스의 맹렬한 공격을 피하며 들고 있던 노인을 고쳐쥐었다.
그레이스
어머... 아쉽다.
그레이스
그렇게 뾰족뾰족한 철봉을 들이대다니, 우리 친구 되기는 힘들겠네...
카시우스
…………
그레이스
그래도 나중에 또 얘기하자.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친해질 수도 있을 거야. 우린 서로 비슷하니까.
그레이스는 무기를 집어넣더니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돌아보지 않은 채 사라지고 말았다.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그레이스가 떠난 후, [플레이어] 일행과 합류한 카시우스. 그리고 일행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숙소로 돌아가지만, 유스테스에게 전투가 있었던 것을 간파당해 자백한다. 카시우스가 숨긴 것은 "그녀의 무기를 방어할 수단이 없어 행여나 쫓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행을 걱정하는 듯한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유스테스. 카시우스 자신은 왜 자신이 잠자코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카시우스는 그레이스가 사라진 후에도 경계를 풀지 않으며 숙소로 향했다.
카시우스
(...문제는 세 가지다. 저 여자의 정체, 목적. 그리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비의 목소리
어이~~! 카시우스! 어디 갔어!
그는 들려오는 목소리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생각했다.
루리아
아, 카시우스 씨 여기 계세요!
유스테스
...멋대로 돌아다니지 마라.
카시우스
밤에 보는 마을도 흥미롭거든. 뒤섞인 문화를 관찰하던 중이었다.
아니 너, 다쳤잖아...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카시우스
이상한 녀석에게 얽혔다.
유스테스
하늘의 민족은 너를 다치게 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었나?
카시우스
그래. 보이는 대로 생사가 갈릴 정도의 상처는 아니다.
유스테스
...돌아가지.
카시우스가 또 불쑥 모습을 감추지 않을지 걱정된 것인지, 일행은 그의 주변을 둘러싸고 걸었다.
루리아
아무튼 카시우스 씨! 밖에 나갈 거면 저희한테도 꼭 말씀해 주세요!
유스테스
...애 돌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이제 이해하겠군...
헤헤, 무뚝뚝한 형님이 투덜거릴 정도니까 말이지!
카시우스
…………
카시우스
(...그레이스라는 녀석은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카시우스
(대책을 세워야겠군...)
뭐야, 카시우스. 이상하게 말이 없네. 혹시 혼나서 삐졌어?
카시우스
밤에 본 마을을 떠올리고 있던 중이다.
유스테스
...정서가 풍부하군.
카시우스
정서라. 소설을 보며 습득한 적 있는 지식이다.
유스테스
…………
유스테스는 카시우스의 말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플레이어] 일행은 그런 그들 사이에 흐르는 기류를 눈치채지 못한 채로 여관에 돌아갔다.
유스테스
여행자.
유스테스는 [플레이어] 일행이 잠드는 것을 기다렸다가 말을 꺼냈다.
유스테스
그 상처는 누구에게 당한 거지?
카시우스
불명이다.
유스테스
얼버무리지 마라.
카시우스
사실을 말했을 뿐이다. 휴먼족, 여성. 그 외에는 알아내지 못했다.
유스테스
보통 사람이 아니겠군.
카시우스
그래. 달의 기술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었다.
유스테스
...달에서 온 자인가?
카시우스
불명이다. 달의 언어는 통하지 않았다.
유스테스
그 자리에서는 사실을 숨겼던 이유는 뭐지?
카시우스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놈의 공격을 막을 수단이 없다. 감정에 따라 녀석을 쫓는다면 희생자가 나왔을 거다.
유스테스
[플레이어] 일행의 안전을 우선했다는 거냐?
카시우스
…………
카시우스
......녀석을 쓰러뜨리기 위해 많은 희생자가 나온다면 단순히 생각해도 수지가 맞지 않다. 그렇기에 비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을 뿐이다.
유스테스
...알았다. 나중에 그 여자의 특징에 대해 보고해라.
카시우스
그러지.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다음 날, 유스테스의 보고를 들은 제타 일행은 당황한다. 카시우스를 덮친 것은 지금 쫓고 있던 "적" 본인이었던 것이다. 싸우는 방식에서 그레이스가 달에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하고, 달에서 온 카시우스는 동포일 것이다. 그레이스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제타 일행은 머리를 싸매고 만다. 한편 그레이스는 아이작을 찾아가고 있었다. 달에서 보내온 부품을 막 받아든 그는 그레이스의 얼굴을 보고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다음날이었다.
제타
......그래서, 할 말이라는 건 뭔데?
제타 일행은 유스테스의 소집을 받고 숙소가 아닌 건물에 모여 있었다.
유스테스
어제 밤, 카시우스가 습격을 받았다.
베아트릭스
누, 누구한테!?
유스테스
이 여자에게 받았다고 하더군.
유스테스가 내민 종이에는 정밀한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제타
우리가 찾고 있던 병 먹는 여자잖아!?
유스테스
역시 그랬군. 너희 보고와 공통점이 많아서 그럴 것 같았다.
베아트릭스
...저기, 왜 카시우스가 "적"한테 습격받은 거야? 양쪽 다 달에서 온 녀석들 아냐?
유스테스
예전에 달의 파편에서 싸웠던 상대는 틀림없이 적이다. 적이 달에 그 기원을 둔 자들이라는 것은 틀림없어.
유스테스
허나 카시우스와 "적"은 본질적으로 무언가가 다르다.
베아트릭스
그야,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
제타
"적"은 상황을 휘둘러서 전쟁을 일으키는 녀석들이지만 카시우스는 아니지...
베아트릭스
카시우스에게도 이래저래 휘둘리고 있긴 하지만... 그건 악의가 있어서 하는 짓은 아니니까.
바자라가
우릴 속이려고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다는 가능성은 없나?
베아트릭스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바자라가도 계속 그 녀석을 지켜봐왔잖아!
바자라가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대해서 말했을 뿐이다.
제타
난... 그랬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근거가 없긴 하지만, 속이려고 하는 느낌이 든 적은 없었어.
베아트릭스
맞아! 나는 속일 수 있어도 제타는 못 속이지!
유스테스
…………
유스테스
여행자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내게 정보를 넘겨주고 있지.
바자라가
신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건가?
유스테스
그 변화를 연기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적어도 여행자와 "적"은 서로 다른 소속일 거다.
바자라가
달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적"과 달에서 파견된 카시우스 사이에 연관이 없다니, 그거 귀찮게 됐군.
제타
겨우 "적"의 정체를 찾아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거야?
유스테스
그래. 아무튼 당분간 이 여자를 주의해라.
유스테스
여행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이 여자의 무기를 막아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반격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더군.
제타
그런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나 카시우스한테 시비만 걸 뿐이라니...
제타
......역시 이해할 수가 없네. 그 여자, 대체 뭐가 하고 싶은 거야?
유스테스
여행자를 회수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는군. 하지만 그 밖에도 의도가 있을 거다.
제타
카시우스가 준비를 끝내든, 병 먹는 여자의 목적을 알게 되든. 어느 쪽이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베아트릭스
제길... 멋대로 휘둘리고 있는 느낌이라 기분나빠.
제타
동감이야.
의도를 알 수 없는 병 먹는 여자의 행동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곤혹을 표할 뿐이었다.
아이작
…………
아이작은 만들다 만 거대한 건조물 근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레이베리
계산에 따르면 슬슬 도착할 시간이다.
아이작
아, 저건가? 왔다.
하늘에서 붉은 빛이 반짝이더니, 그 반짝거림이 점점 강해졌다. 그리고...
하늘 저편에서 날아온 불의 공이 섬에 떨어지더니 폭염과 먼지구름을 휘날렸다.
레이베리
낙하지점은 사전에 전달받은 상정오차반경의 10% 이내였다. 역시 엄청난 기술력이군.
아이작
너는 달의 기술을 진짜 좋아하는구나. 뭐 나도 그렇긴 한데.
그들은 그렇게 멀지 않은 낙하지점을 향해 느긋하게 걸었다.
그리고 갓 생겨난 크레이터의 중심부에서 양 손을 펼쳐야만 감쌀 수 있을 정도의 바위를 발견하고 그 표면에 손을 댔다.
아이작
아, 역시 이번에는 부품이 잔뜩 왔네.
그는 입을 벌린 거대한 바위 속을 기분 좋게 뒤졌다.
레이베리
바위로 위장한 컨테이너라. 이건 어떻게 날려보내는 거지?
아이작
뭐라더라, 어이없을 정도로 큰 대포같은 걸 써서 보낸다고 하던걸. 그러는 편이 비용도 적게 든다던가...
문득 고개를 든 아이작은 말을 잃고 말았다. 그가 바라본 곳에는...
그레이스
안녕~♪
아이작
그레이스...!
카시우스를 습격했던 여자가 서서 아이작을 향해 조용히 미소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