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카시우스들의 구출작전에는 마키라, 파라, 유리, 요달라하 등 많은 단원이 참가했다. 거점에서 달을 향하는 기공정의 건조를 진행시키는 가운데, 유스테스는 「적」의 방해의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달에 가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높다고 냉정하게 말한다. 거기에, 이루자의 부하이자 계약자 후보인 그윈은 초조함을 보이며 반론. 둘의 주장이 모두 옳았고, 일은 신중하게, 신속하게 진행돼야 했다.

어나운스
전원 투입, 통신 개시.
어나운스
통신 출처 탐색... 종료. 음성 데이터의 디코드 내용은 기관의 중추 레벨에 공개됩니다.
???
──그렇군요. 카시우스 군이 있는 달은 우주의 저편에 있는 건가요.
루리아
네... 카시우스 씨는 엄청 먼 곳에 있는 모양이에요.
???
아이작 군이 구해 달라고 했다면 가만히 있을 수는──
아이작
…………
어나운스
엔지니어 아이작. 이번에 취득한 음성 속에 미지의 인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등록하겠습니까?
아이작
마키라라고 했던가? 인물 이름은 그걸로 등록해 줘.
어나운스
신규등록자 마키라. 추정되는 종족은 하빈족, 여성.
마키라
내 연구가 도움이 되는 거라면 기꺼이 [플레이어] 군을 돕고 싶어요. 잘 부탁해요.
마키라
우주로 날아갈 정도의 힘을 버텨낼 기공정, 설계해 볼게요.
???
카, 카시우스 공이!?
???
달로 돌아갔나 했는데 그런 일을 당했단 말인가요...
아이작
…………
어나운스
엔지니어 아이작. 이번에 취득한 음성 속에 미지의 인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등록하겠습니까?
아이작
어... 남자는 유리. 여자는 파라라고 했던가? 그걸로 등록해 줘.
유리
해석용... 샘플이라고? 젠장... 용서 못 해!
아이작
…………
유리
[플레이어]님! 달을 침공하러 가시는 거라면 저도 꼭 부대에 넣어 주시기 바랍니다!
유리
비인간적인 달 녀석들을 이 손으로...!
파라
진정해요 유리. 그러니까 카시우스가 유리를 순간온수기라고 부르잖아요.
유리
큭...! 아, 아무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할 생각입니다!
파라
저도 할게요! 카타리나 선배의 후배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요!
이루자
그 먹보 녀석을 구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지원자가 몰려드는군.
오퍼레이터3
수가 너무 많아서 놀랄 정도입니다. ..."적"의 입김이 닿은 녀석이 있는 건 아닐까요?
오퍼레이터3
특히 그 옛 제국 병사였다던 남녀를 신용해도 되겠습니까?
이루자
[플레이어]의 눈도 폼은 아니니 문제없을 거다.
요달라하
어떤 눈을 가지고 있어도 보이지 않을 때가 있는 법이지. 나처럼 말이야.
이루자
당신은...!
요달라하
이 젊은 청년들에게서 너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거든.
요달라하
...너희들이 쫓으려 한다는 "적"이라는 것과는 나도 악연이 있지. 나한테도 한 자리 내어 주게.
이루자
하이젠베르크의 처리를 당신이 맡아 주시겠다는 겁니까?
요달라하
내 목표는 따로 있네만... 뭐 중간에 걸려드는 놈도 처리하도록 하지.
유리
이루자 공... 비록 이전에 제국군을 탈주한 몸이기는 하나, 동료를 구하려는 마음은 거짓이 아닙니다!
이루자
그래. 너희들에 젊음에 투자하지. 솜씨는 좋은 모양이니.
아이작
방금 그 노인 목소리도 등록해 줘. 이름은 대화 내용대로 요달라하야.
어나운스
신규등록자 4명. 연결된 정보를 검색하겠습니까?
아이작
부탁해.
어나운스
검색 결과를 표시합니다.
아이작
차례대로 재생해 줘.
카시우스
──우주에?
마키라
네. 사실 저 지금까지 쭉 연구해 왔거든요.
카시우스
비합리적이군. 제트나 프로펠러로는 대기권 밖까지 갈 추진력을 얻을 수 없──
유리
이 자식! 그건 너같은 녀석이 훔칠 만한 물건이 아냐!
파라
...유리는 또 흥분했군요. 카시우스, 그냥 내버려 둬도 돼요.
카시우스
흥미롭군. 마치 순간온수기같아. 그래. 달의 감정 제어는 쓸데없는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고──
카시우스
낚시도구를 놓고 온 건가?
요달라하
...아니, 마음이 좀 변했거든. 한동안 낚시는 안 할 생각이다. 네게 물고기를 먹여주지 못하게 돼서 미안하다만.
카시우스
그렇군. 그러면 내가 대신 잡도록 하지.
요달라하
흠, 신경쓰여서 그러나?
카시우스
네가 어떤 기분인지는 지각할 수 없다. 그러니 언젠가는 다시 낚시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만 해 두지.
요달라하
그래. 나도 기대하고 있으마.
어나운스
재생 종료. 이 데이터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이작
처음하고 끝에 슬라이스 포인트를 추가한 후에 평소대로 백업해 줘.
레이베리
정성이군, 아이작.
아이작
저 쪽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레이베리
처음 예상한 것보다 움직이는 단원의 수가 많은데.
아이작
카시우스는 저래 보여도 사교적이었던 모양이야.
아이작
실로... 흥미로워.
유스테스
...보고는 여기까지다. 많은 수의 단원들이 여행자 일행을 구출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나섰다.
로난
그렇군.
로난
마키라라는 자가 기공정을 건조하겠다고 했던가. 거점이 필요하다면 마련하지.
유스테스
뭐?
로난
우리에게도 이득이 있다는 얘기다.
유스테스
...적이 움직였나.
로난
그래. "적"의 세력이 일제히 모습을 감췄다. 아이작이 보낸 통신을 전달받은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다.
로난
너희들에게 걸려 있던 상금을 거둬들이고 어떠한 준비에 들어간 모양이야.
로난
마술사들을 모아 대규모 술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보고도 있어.
유스테스
의식... [플레이어] 일행을 방해하려고 계획중인 건가?
로난
우리는 그렇게 보고 있다. 적이 이 정도 규모로 움직이고 있다면 녀석들을 일망타진할 찬스이기도 하다.
로난
...이 기회를 놓치지는 않겠어. 너희들도 우리가 연락할 수 있는 장소에 머물러 다오.
유스테스
알겠다. 준비하지.
로난
우리 쪽에서 준비한 거점에서 이루자 부대와 합류한 후, 전투 준비와 기공정 건조를 해 나가도록.
유스테스
당신이 모은 사람들과 이루자 부대, 양쪽 다 신뢰할 수 있는 자들인가?
로난
그래. 다들 적에게 한 방 먹이는 것만을 바라며 내 밑으로 모인 자들이다. 신원을 포함한 뒷조사도 확실히 해 뒀지.
유스테스
알겠다.
로난에게서 거점의 위치를 들은 유스테스는 그대로 등을 돌렸다.
로난
...유스테스.
유스테스
뭐냐.
로난
이제 와서 할 말은 아니다만... 기회를 놓치지 마라.
유스테스
나는 쓸데없이 총알을 낭비하지 않아.
로난
그걸 알면서 하는 말이다.
유스테스
…………
유스테스
알겠다.
로난
부탁하마.
이윽고 유스테스는 로난의 은신처를 떠나 제공된 거점으로 향했다.
유스테스
…………
유리
으윽...
파라
...유리, 무리해서 혼자 옮길 거 없어요. 혼자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계잖아요?
유리
이, 이 정도는 대장님이 굴리는 거에 비하면...
마키라
괜히 죄송하네요. 제가 옮기려고 했던 부품까지 전부 들어 주시다니.
로난이 준비해 준 거점에서 [플레이어] 일행이 기공정 건조에 분투하고 있을 때였다.
청년
…………
유스테스
…………
속속 합류하는 조직의 병사들은 유스테스와 스쳐지나가며 작은 신호를 보냈다.
유스테스
(...총력전인가.)
로난의 명령에 따라 수많은 인원이 움직였고, 유스테스가 보아 왔던 그 무엇보다도 큰 규모의 작전이 펼쳐지려고 하고 있었다.
그는 날카로운 마을의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며 주변을 주의깊게 둘러보았다. 그러자──
파라
어, 어어!?
파라
크헥!
유리
어, 어이 파라! 괜찮아?
파라
부, 부품을 다 쏟아버렸어요!
파라
...어, 어라? 부품 상자 어디 갔지?
유스테스
…………
마키라
유스테스 군, 상자 나이스 캐치예요.
파라
아, 하하... 면목 없습니다...
유스테스
거점으로 향하는 건가?
유리
넵! 대략적인 물품은 다 옮겼습니다!
유스테스
그럼 이건 이대로 내가 들지. 유리, 네 부품도 조금 넘겨라.
유리
아, 아뇨! 저는 괜찮습니다!
유스테스
나는 평온과 정적을 원한다. 부품 엎으면서 소음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보장할 수 있나?
유리
그건... 하하...
마키라
유스테스 군이 하던 일은 끝난 건가요?
유스테스
지형을 확인하고 있었을 뿐이다. 짐을 옮기는 즉시 재개할 거다.
파라
지형이라면... 저격같은 걸 위해서인가요?
유스테스
그래.
유리
사전에 저격에 적합한 지점을 추려둔 후, 유사시에 신속히 배치할 생각이시군요.
유스테스
적이 포진할 만한 장소, 그리고 저격 지점간의 이동 루트도 사전에 정해둔다.
유리・파라
오...!
유스테스
…………
마키라
그렇군요. 마을을 보며 공격과 수비의 설계도를 그리는 감각인가요.
유스테스
...그런 셈이지. 흥미가 있다면 이루자에게 물어 봐라. 교육은 그 녀석의 영역이니.
그들이 조달해 온 부품은 순식간에 설계도대로 투입되었고, 준비는 착착 진행되어가고 있었다.
유스테스
...음?
요달라하
…………
유스테스
(요달라하라고 했던가. 저 살기는... 평범한 것이 아니군)
거점이 된 마을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움직임이 뒤섞여 있었고, 유스테스는 그 동향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파라
저희 왔어요!
오, 마키라네 왔구나. 무뚝뚝한 형님도 같이 왔네.
유스테스
나는 부품만 내려놓고 다시 보초 서러 돌아갈 거다. 부족한 게 있으면 연락해라.
바자라가
흠. 당장 필요한 부품은 다 있군.
제타
그래서? 그 안경 군이 말했던 건 제시간에 준비될 것 같아?
바자라가
배를 건조하는 부분은 당일까지 준비될지 어떨지 확실치 않다.
유스테스
…………
이루자
동력 부분이라면 현재 우리에겐 버서타일... 세스라카의 잔해와 그로우노스 2대가 있다.
이루자
그 부스스한 엔지니어 말대로 만전을 기하려면 한 대가 더 필요하겠다만.
베아트릭스
제타의 알베스, 교관의 니바스, 유스테스의 플라메크는 기신으로 변할 조짐도 안 보이고...
베아트릭스
내 엠브라스크는 아란두즈한테 파괴된 이후 그대로고... 제길, 어떻게 할 방법이 없나?
유스테스
...설령 3대의 기신이 모였다고 해도.
루리아
…………?
유스테스
그 둘을 어떻게 구해낼 생각이지?
베아트릭스
어떻게라니... 그야 달로 날아가서 데려오면 되는 거 아냐?
유스테스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묻고 있는 거다.
베아트릭스
그런 건 그때그때 맞춰서 움직이면 되잖아? 애초에 달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걸.
유스테스
...역시 현재로서는 리스크가 너무 커.
제타
잠깐 유스테스. 그 말은 설마...
베아트릭스
그, 그냥 내버려 두라는 거야? 그 녀석들이 곤란에 빠졌을지도 모르는데?
유스테스
달에는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 섣불리 날아가는 건 좋은 수라고 생각되지 않는군.
제타
잠깐만. 이만큼이나 준비해 놓고?
유스테스
출발할 수 있는 날은 주기적으로 돌아온다고 들었다. 성급히 굴다간 작전이 물거품이 될 거야. 다음 기회를 기다려라.
바자라가
…………
조직의 병사
...저기요.
유스테스
누구냐.
그윈
안녕하세요. 저는 그윈입니다.
이루자
그윈은 내 부하다. 레스터 이후 봉인무기 계약자 후보로 올려져 있었지.
그윈
저는 상대의 정체를 모르니까 더욱더 한 번쯤 봐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유스테스
두 번째가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는데도 말인가?
그윈
그건...
그윈
...네. 두 번째가 없을 거라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유스테스
버리는 패치고는 꽤나 호화롭군.
그윈
네...? 그럼 손가락 빨면서 기다리란 말인가요? 확실히 실패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유스테스
첫 발이 빗나간다는 것을 전제로 덤벼들지 마라.
그윈
…………!
유스테스
…………
...저 아가씨, 배짱있네...
제타
진짜. 유스테스 상대로 저렇게 물고늘어지는 신입 처음 봤어.
베아트릭스
저기, 그윈이라고 했던가? 일단 좀 진정하고 어깨에서 힘 빼는 게 좋을 거야.
그윈
베아 선배! 저한테도 싸워야 하는 이유라는 게 있어요! 부모님 곁을 떠나 지금까지 훈련해온 것도...
바자라가
유스테스도 생각이 있어서 하는 말일 거다. 괜한 희생을 내지 않기 위해서.
그윈
...희생될 생각은 없어요. 다만... 서두르지 않으면...
유스테스
그럼 안전한 방법을 생각해 와라. ...아니, 아니지.
유스테스
우선 계약자로서 인정받아라. 되다 만 녀석 보살펴야 하는 입장도 생각해 보시지.
그윈
되, 되다 만...!?
그윈
으으... 되다 만 녀석이라니...!
이루자
하아...
바자라가
신경쓸 거 없다. 유스테스는 원래 저런 남자니. 언제나 최소한의 리스크를 택하지.
베아트릭스
말은 저렇게 하지만 나쁜 녀석은 아니니까 그렇게 발끈할 거 없어.
제타
요컨대 전원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고 보증된 후에 시작하라 이거지?
이루자
그래. 적의 움직임에 대해 들었다만 이 쪽을 방해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
바자라가
달만 쳐다보고 있다간 발목 잡힐 거라는 건가.
베아트릭스
그치만 방해라니... 뭘 할 생각일까? 우리가 달로 가면 그 녀석들한테 문제되는 거라도 있나?
제타
글쎄... 뭔 생각인지도 모르겠으니. 특히 그 그레이스인가 하는 녀석은.
그윈
그레이스라면...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렇게 위험한 사람인가요?
제타
그래. 항상 뒤쪽에서 슬그머니 움직인다니까. 아마 이번에도 뭔가 저지르지 않을까?
그윈
...그 사람하고 싸우게 될까요?
베아트릭스
뭐, 그런 귀찮은 녀석 상대는 계약자인 우리한테 맡겨!
베아트릭스
어깨에 힘 빼래도~
그윈
아학! 가, 간지러워요!
이루자
그나저니 지금까지는 눈에 띄지 않던 네가 꽤 나서는군.
그윈
어... 그야, 카시우스 씨하고 아이작 씨가 달로 가 버렸잖아요.
그윈
저는 달이 샘플을 원하는 것도 그렇고, 심지어 누가 그 쪽으로 가 버렸다는 사실이 위험해 보이더라고요.
그윈
샘플로 또 누굴 데려가 버릴 가능성도 있다는 말 아닌가요?
그윈
그게 저희 아빠나 엄마가 될지도 모르는 거고요.
이루자
훗... 그럼 그 엄마 아빠를 위해서라도 리스크 회피를 염두에 두도록.
그윈
...알겠습니다.
젊은 조직 병사 그윈은 긴장한 듯한 얼굴로 그 자리를 떴다.
이루자
뭐, 저 반쪽짜리 말처럼 상황이 크게 변한 것도 사실이야.
이루자
신중히. 그러면서도 신속하게 일을 진행해야 한다.
이루자는 작아지는 그윈의 등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플레이어] 일행은 로난에게 거점 깊숙한 곳으로 안내 받는다. 그 곳에는 일찍이 조직이 노획한 기신 아리아넨사가 보관되어 있었다. 바자라가의 그로노스, 재건중의 세스라카와 합하면 달로 향할 추진력은 충분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리아넨사는 코어의 일부를 잃고 있어 폭주 위험이 높다고 한다. 일행은 아리아넨사의 코어를 물색하며 아리아넨사와 계약할 그윈을 훈련하는 것이었다.

로난
전부 모인 모양이군.
조직의 거점 깊숙한 곳, [플레이어]과 마키라, 비이, 루리아, 유스테스, 그리고 이루자가 불려와 있었다.
로난
상황은 어떻지?
유스테스
마을의 지형은 파악했다. 만일 적이 습격한다 해도 대응할 수 있지.
이루자
이루자 부대, 거의 다 집결했습니다. 현재는 달로 향하기 위한 공정 건조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로난
알겠다. 다들 안쪽으로 오도록.
로난은 고개를 끄덕인 후 지하 통로 안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새삼스레 이야기라니 뭔데?
루리아
유스테스 씨는 무슨 일인지 이미 들으셨죠?
유스테스
그래.
마키라
저희도 불려왔다는 건 설마...
유스테스
…………
[플레이어] 일행은 아무 말 없이 안쪽으로 향하는 유스테스의 등을 따라 걸었다.
이루자
안쪽에는 뭐가 있지?
로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
기신
────……
이루자
이건...!
로난
이루자는 전에 본 적 있겠지. 기신 아리아넨사다.
뭐어? 그런 게 왜 여기에 있는 건데?
로난
예전에 적과 싸우다가 노획했다. 조직 본거지에 보관되어 있었다만, 전에 그 난리가 일어났을 때 분실됐지.
로난
유스테스가 손을 써서 겨우 회수한 참이다.
유스테스
…………
이루자
재건중인 세스라카, 바자라가와 함께 있는 그로우노스, 그리고...
마키라
이걸 포함하면 3대가 되네요...
로난
이걸로 달로 가기 위한 추진력은 갖춰졌다고 너희에게 알려 두겠다.
이루자
그래서 계약자 후보인 그윈을 이 거점에 소집시키라고 말씀하신 건가요.
유스테스
그래. 하지만 녀석에게는 말하지 마라.
로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아리아넨사는 코어의 일부를 잃은 상태라 폭주할 위험이 지극히 높다고 하더군.
유스테스
이걸 불러낸 "적" 중 한 명이 우리 앞에서 봉인무기에 흡수되지 않았나.
이루자
...그렇군. 아직 그윈이 이걸 만지게 둘 수는 없겠어.
로난
...원래는 멀쩡한 봉인 무기를 가지고 있는 제타나 이루자, 유스테스 중 누군가에게 맡기고 싶었다만...
로난
알베스도 니바스도 기신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플라메크는 각성이라고 부를 만한 상태까지 도달하지 못했지.
유스테스
…………
로난
무기와의 다중계약이 불러올 영향에 대해 조사하고 있을 시간도 없어.
로난
이미 기신화된 실적을 가지고 있는 아리아넨사를 그 후보자에게 넘기는 것 말고는 현재로서 별다른 수가 없다.
유스테스
달로 떠날 수 있는 날은 주기적으로 돌아온다. 출발은 이 기신의 코어, 그리고 세스라카의 제어 알고리즘이 다 갖춰진 후다.
유스테스
그때까지는 그 되다 만 녀석을 훈련시키고, 덤으로 무모한 짓 하지 못하도록 잘 감시해라.
이루자
알겠다.
유스테스
[플레이어] 일행도 같이 봐줄 수 있겠나.
그래, 상관없어!
...그런데 파라네 일 도와준다던가, 말고도 이런저런 게 있어서 비는 시간에만 볼 수 있겠지만.
유스테스
그거면 된다.
마키라
저기, 아리아넨사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어떻게 배에 실을지 참고하고 싶어서요.
로난
그래. 하지만 만지지는 않도록 조심해 다오.
마키라를 남겨둔 채 [플레이어] 일행은 로난의 격납고를 빠져나왔다.
유스테스
그 되다 만 녀석에 대한 평가는 어떻지?
이루자
성적은 우수해. ...아리아넨사와 싸우다 전사한 레스터 다음으로 말이지.
유스테스
그렇군.
그윈
베아 선배! 저한테도 싸워야 하는 이유라는 게 있어요! 부모님 곁을 떠나 지금까지 훈련해온 것도...
유스테스
…………
유스테스
그 녀석이 무슨 목적으로 싸우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또 성급하게 날뛰기 시작하면 내게 말해라.
이루자
악역을 떠맡으려는 거냐?
유스테스
그래. 그 후엔 네가 잘 구슬려.
이루자
굳이 끼어들려고 하다니 별일이군.
유스테스
달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해서다. 다른 수가 없는 이상 녀석을 잃을 수는 없어.
유스테스의 머리 속에는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의 순서가 짜여 있었다.
그에 대해 생각하던 중 문득 머리를 스쳐지나간 광경이 있었다.
유스테스
(봉인무기는──)
유스테스
(각자의 사용자와 함께 변화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러한 광경을 몇 번이나 보아 왔지.)
유스테스
(...플라메크는 뭘 기다리고 있는 거지?)
가슴 속에 맺힌 조용한 열기를 느끼며, 유스테스는 생각을 계속해나갔다.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빨리 자기 앞가림 할 수 있는 실력이 되고 싶어 고민하는 그윈은, 렌스의 포장마차에서 휴식하는 [플레이어] 일행을 발견한다. 그윈은 요달라하가 훈련시켜 주기를 바랐지만, 요달라하는 지금 오랜 숙적을 쫓고 있어 살기를 띤 모습이었다. 그러자, 대신 렌스가 그윈에게 훈련을 시켜준다. [플레이어어] 일행의 응원을 받으며 그윈은 단련에 힘쓰는 것이었다.

그윈
(단련, 단련이라...)
젊은 병사는 되다 만 녀석이라는 호칭을 어떻게 벗어날지 궁리하며 거점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파라의 목소리
자, 잠깐! 아저씨, 너무 많이 쌓았어요! 이렇게 많이 못 먹어요!
그윈
음...
포장마차 주인
에이, 덤이야 덤! 팔다 남아 봤자 아깝기만 하잖아. [플레이어]님도 자, 더 먹어!
어, 으응... 돼지고기 구이가 한가득이네...
루리아
우후후, 그치만 엄청 기름지고 맛있어요...
그윈
[플레이어]네... 쉬는 중인가?
포장마차 주인
엉? 거기 병사님, 지금 나랑 눈 마주쳤지? 돈은 필요 없으니까 내 돼지고기 덮밥 시식해 보고 가. 응?
그윈
어... 저 말인가요?
유리
음... 어, 그윈 공!
포장마차 주인
뭐야, 너희 아는 사이야?
포장마차 주인
영감님한테 훈련받고 싶다고?
그윈
어, 아, 네, 맞아요. 요달라하 씨에 대한 소문을 들었거든요. 렌스 씨도 아는 사이세요?
렌스
지금은 보이는 대로 오른손을 다쳐서 검도 못 잡아. 하지만...
렌스
뭘 숨기겠나. 이 몸은 영감님의 문하생이야. 전에는 나름 검성 유망주라고 불렸을 정도지.
그윈
검성 유망주라니... 대단하다...
렌스
…………
렌스
하하. 고기 한 장 더 줄게. 못된 놈한테 속고 다니지 마라.
그윈
네? 아... 감사합니다.
파라
아저씨, 의외로 부끄러움을 타네요.
렌스
아... 아니거든!
그래서? 안경 아가씨는 왜 요다 영감님한테 훈련받고 싶어하는데?
그윈
저도 빨리 계약자가 되고 싶지만 실력이 부족해서... 상담해 봤더니 요달라하 씨한테 부탁하라고 들었거든요.
렌스
...그랬구만. 근데 그 영감님 요새 상태가 영 아니라서.
그윈
어... 상태가요?
렌스
그도 그럴 게, 오래된 숙적이라는 녀석의 꼬리를 잡은 탓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거든.
렌스
아... 저, 저거 봐. 마침 저기 지나가네.
요달라하
…………
그윈
…………!!
[플레이어]
…………!!
렌스가 가리키는 대로 요달라하를 바라본 순간, 공기가 얼어붙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루리아
네? 요달라하 씨가 어디 계신데요?
어... 방금 하얀 게 슥 지나치지 않았어?
그윈
…………
렌스
어, 어어... 알겠어? 저거. 자, 자, 자, 장난 아니지... 보,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니까.
파라
확실히 전이랑 분위기가 다르시긴 한데... 그 정도인가요?
유리
...뭐라고 할까. 안개처럼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플레이어]. 넌 어떻게 느꼈어?
기척이 없어
살기가 엄청나
죽은 사람처럼 느껴졌어
렌스
그, 그래. 뭔가 그런 느낌이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척도 안 느껴지면서 살기만 저렇게 엄청나다고.
렌스
아, 아무튼 영감님이 저런 상태니까 지금은 거, 좀 그러는 게 나을지도 몰라.
그윈
그렇군요...
렌스
...아, 그래도 거 뭐냐. 나 노점 닫고 나면 잠깐 볼 수 있을까?
[플레이어]일행
…………?
그리고 얼마 후.
그윈
그, 정말 괜찮겠어요?
렌스
헤헤, 쫄 거 없어. 사양할 필요도 없고.
가게를 닫고 온 렌스는 목도를 손에 들고 그윈과 마주서 있었다.
파라
아저씨, 괜찮을까요...
렌스
뭐? 아무리 이 몸이라고 해도 영감님이 가르쳐 준 기초까지 다 까먹은 건 아냐. 자, 덤벼 봐.
그윈
...하앗!
렌스
하? 뭐야. 허리가 빠졌잖아!
그윈
큭...!
렌스
하아... 강해지고 싶은 이유가 있을 거 아냐? 그럼 네 솜씨를 제대로 보여달란 말야.
그윈
…………
그윈
(나는...!)
렌스
이런! 헤헤, 뭐 나쁘지 않은걸.
그윈
먹어라...!
그윈
저는 상대의 정체를 모르니까 더욱더 한 번쯤 봐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유스테스
우선 계약자로서 인정받아라. 되다 만 녀석 보살펴야 하는 입장도 생각해 보시지.
그윈
되, 되다 만...?
그윈
(아이작과 카시우스의 구출. 그리고 달에 대한 조사...)
그윈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강해져야 해...!)
렌스
흐음...? 이건...
유리
그윈 공, 실력이 꽤 있군...
파라
유리, 연하한테 밀리는 거 아니에요?
유리
뭐...? 그, 그렇지 않아! 아버지와 대장님께 전수받은 검술이 뒤질 리가 없어!
파라
그치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건데 저 아이의 검법은 제국식하고는 다르군요.
유리
그윈 공의 검법은 편제 운용을 생각하지 않은 개인의 공격방식... 이라고 할까.
렌스
(아... 그렇구만)
그윈의 검을 흘려보내는 사이 렌스의 머리에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렌스
(이 꼬맹이 스타일은 영감님 유파랑 닮았는걸)
그윈
이얍!
렌스
헤헤, 물러! 발차기나 드시지!
그윈
아야...! 바, 발로 찼어...!
렌스
아하하! 손발 다 쓰지 않고 지는 건 아깝잖냐! ...라고 영감님이 말했었다고!
그윈
이...!
저 아가씨, 열심히 하네.
루리아
그쵸? 응원해 주기로 해요.
그윈은 카시우스와 아이작을 구출하기 위해, 3대째 기신 아리아넨사의 계약자가 될 수 있도록 수행을 거듭했다.
달로 가기 위한 조각 중 하나가 그 가느다란 팔에 걸려 있었다.
힘내라~!
그윈
…………!
파라
아저씨도 무리하지 말고요!
렌스
뭐어? 하여간...
현재로서는 달에 가기 위한 조각이 전부 모여 있지는 않았다.
언제 손에 넣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그것을 기다리며, 일행은 당장 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초조한 마음을 억누르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게끔 기운을 쥐어짰다.
요달라하
…………
그런 그들의 모습을, 숲 속에서 요달라하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해질녘까지 훈련한 뒤 그윈은 섬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는 땅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것은 적 중 한 명, 그레이스였다. 그윈은 그레이스의 제자였고 달에서 아이작이 보내는 기록매체는 그레이스가 가져온 것이었다. 그레이스와 정기 연락을 주고받고 헤어진 뒤 그윈은 새삼 아이작과 카시우스를 구출하기로 결심하는 것이었다.

그윈
하아... 하아...
렌스
헤헤, 많이 노력했네.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그윈
가, 감사합니다...
렌스
그래. 노점 닫은 뒤라면 언제든 상대해 줄게.
단련은 해질녘까지 이어졌고, 그윈과 [플레이어] 일행은 작별인사를 한 후 그 자리를 떠났다.
요달라하
검이 그리워졌나? 렌스.
렌스
으악! 여, 영감님? 까, 까, 깜짝 놀랐잖아!
요달라하
기척을 너무 드러내고 다닐 수는 없거든. 기분 나쁘겠지만 참거라.
렌스
...있지, 이 섬에 그레이스 누님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야?
요달라하
글쎄다. 지금으로선 그 녀석 모습은 안 보인다.
렌스
기분 나쁜 건 그 쪽이라니까. 왜 이제 와서 여기저기에 누님 소문이 들리는 거래?
요달라하
어쩌면 그레이스가 직접 퍼뜨리고 다니는 것일지도 모르지.
렌스
뭘 위해서?
요달라하
글쎄다, 뭘 꾸미고 있는 건지. 듣기로는 달하고 관계가 있다고 하더만.
요달라하
나도 지금까지 그 녀석이 뭘 생각하는지 알아낸 적이 없다. 하지만...
렌스
제대로 된 짓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겠지.
요달라하
...그래. 너하고 훈련한 그윈인가 하는 여자애도 포함해서 말이야.
렌스
영감님. 역시 눈치챘어?
요달라하
허 참... 그걸 놓칠 정도로 망령들진 않았다.
렌스
역시 그랬군... 그런데 쫓지 않는다는 건 한동안 그냥 두겠다는 거야?
요달라하
그래. 때를 노리는 거지. 모르는 척하며 기회를 엿봐야 한다. 뻔히 알면서도 놓칠 수는 없어.
렌스
뜻밖의 장소에서 제자의 제자를 만나게 되는구만.
요달라하
제자의 제자라... 그렇게도 부를 수 있겠지. 그윈이라는 녀석의 검은 내 유파에 속한다. 그것도 심지어...
그윈
…………
그레이스
후후, 안녕? 그윈.
요달라하
그레이스의 제자일 줄이야.
그윈
안녕, 그레이스.
그레이스와 그윈은 섬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구석진 곳에서 접선하고 있었다.
그레이스
미안해, 그윈. 오늘은 넘겨줄 기록 매체가 없어.
그윈
그렇군. 세스라카의 추진 제어 알고리즘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거지?
그레이스
그래. 아이작은 분명 이미 보냈을 테지만, 누가 받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레이스
내 친구에게 부탁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으니까 머지 않아 발견될 거야.
그윈
...응.
그레이스
후후. 표정이 좋지 않네. 왜 그래?
그레이스
"되다 만 녀석은 끼어들지 말라"는 소리가 아직도 신경쓰여?
그윈
으...! 그, 그것도 그렇지만.
그윈
그레이스가 말했잖아. 요달라하 씨한테 한번 배워 보라고. 지금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던데.
그레이스
어머나. 지금도 바쁜 사람인 모양이네.
그윈
...어? 아는 사이야?
그레이스
응? 내 스승님인걸.
그윈
요달라하 씨가? ...처음 들었어.
그레이스
후후, 그런가?
그윈
그래. 강할 만도 하네. 요달라하 씨한테 검을 배웠으니.
그윈
당신이랑 5~6년쯤 알았지만 신상에 관한 이야기는 처음 들었어. 그레이스는 뭐 하는 사람이야?
그레이스
진짜 내가 누구냐고? 네 친구야.
그윈
…………
그윈
그럼 왜 내 친구가 되려고 한 건데?
그레이스
처음 봤을 때부터 우린 서로 닮은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
그윈
닮았다는 것만으로 나한테 말도 걸고 검술도 가르친 거야? 다른 목적이 없을 리가 없잖아.
그레이스
후후, 그렇지.
그윈
뭐가 목적이야?
그레이스
세계평화.
그윈
…………
그레이스
후후, 정말인데?
그윈
...응. 농담처럼 들리지 않아.
그레이스
그것도 얼마 안 남았어. 파고든다고 하면... 기관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지금이겠지.
그윈
저기, 아이작이랑 카시우스란 사람은 괜찮은 거야?
그레이스
그건 잘 모르겠네. 직접 만나보지 않으면 뭐라 단언할 수 없는걸.
그레이스
하지만 아이작이 몇 번이나 통신을 보냈다는 건 조금 이상해.
그윈
기관은 극도의 합리주의라고 했던가? 구조 요청용 통신을 기관이 계속 용인했다는 건 이상하긴 하네.
그레이스
맞아.
그윈
...각오가 필요할까?
그레이스
그럴지도.
그윈
…………
그레이스
난 슬슬 가볼께. 다음 연락 때 또 보자?
그윈
아, 응. 또 봐.
그레이스
후후, 중요한 거 잊을 뻔했네. 늘 하던 약속.
그윈
그레이스 이름 꺼내지 말라는 거지? 알고 있어.
그레이스
후후, 부탁할게. 바이바이.
그윈
바이바이. 다음에 봐.
그윈
…………
그윈
...어떻게든 계약자로서 인정받아야만 해.
아이작
...너무해. 버티기가 힘들어. 누가 좀 도와줘...
그윈
내가 계약자가 되지 못하면 아이작이랑 카시우스를 구하러 갈 수 없어.
그윈
...마음대로 굴게 두진 않겠어.
그윈은 작은 입술을 꽉 다물고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