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쿠스키는 자신의 기능을 이용해 신샤로부터 억지로 마력을 끌어내지만, 넥타르가 한순간의 틈을 타 쿠스키를 기절시킨다. 그러나 [플레이어] 일행이 청원당으로 들어서기 위해 걸음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공격이 날아든다. 원래의 액체 형상이 되어, 아슬아슬한 일행을 감싸고 쓰러지는 넥타르. 거기에 나타난 것은, 분노에 불타는 고블린 프린세스였다.

옛날이건 지금이건 상관없어. 누구에게든 가장 중요한 게 있는 거잖아?
1번과 2번이 충돌하면 1번을 택하는 게 당연하지. 그러니까 1번인 거고.
그래, 맞아. 1번. 내 1번은 주인님이야. 그야 개인걸.
개는 주인을 고르지 않아. 고르는 건 주인 쪽인 걸로 정해져 있지. 당연하잖아.
한숨이 나오는군.
쿠스키
내 기능이 뭔지, 알고 있을 텐데... 신샤에게서, 마력을 쥐어짜는 것...!
쿠시나
…………!!
(그만, 그만둬 쿠스키! 그러면 신샤가 괴로워할 거야!)
쿠시나
…………!!
(신샤가 퍼올리는 마력은 무한대라고 해도 체력은 그렇지 않아...)
쿠스키
웃기는군! 적에게 애원하지 마라, 적을 죽여! ...막고 싶다면 말야!
넥타르
쿠스키...
넥타르
그렇다면 그렇게 하마.
넥타르
신샤를 위해서라면 넥타르는 벗이라 해도 죽인다!
쿠스키
덤벼! 그 면상을 찢어발겨 주마!
쿠스키
우오오오오!
넥타르
────!
쿠시나
…………
(그런...)
우구스
...! 이건...!
고블린 병사
갸아아...
루시우스
흥... 머릿수만 모아놨다고 해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 적어도 멀쩡한 지휘관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치만 청원당을 불태운다는 제대로 된 목표를 가지고 움직인 거잖아?
루시우스
그래. 이 섬에 고블린들을 데리고 온 지휘관이 반드시 있을 거다. 그 마술사거나 공주라는 녀석이겠지.
루시우스
규모를 봤을 때 고블린 킹 자신이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긴 힘들다만...
쿠스키
하! 약해빠졌군! 형편없어!
넥타르
쿠스키...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라.
쿠스키
그래... 금방 그 숨통을 뜯어내고 널 죽일 거다. 그리고 신샤를 공주님께 바쳐서...
쿠스키
...!?
쿠시나
…………!?
(혀, 혀를 붙잡았어!)
넥타르
계속 떠들면서 감정을 감추려고 하는 건 좋지 않은 버릇이다, 쿠스키.
넥타르
점막에 직접 닿는다면 쿠스키의 것이 아닌 마력을 조종하는 것쯤은 쉬운 일이지...!
쿠스키
뭐...!
쿠스키
크아아아아!
쿠시나
…………!?
(쿠스키! 넥타르!)
쿠시나
…………!
(둘 다 정신차려!)
넥타르
넥타르는... 괜찮다. 원래부터 이 몸은 사람을 흉내 낸 것뿐이니까.
넥타르
그렇다고는 하나 형태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지기 시작했어...
쿠시나
…………
(쿠스키도... 기절했을 뿐이야. 전투형태는 튼튼하니까...)
쿠시나
…………
(그치만 어째서... 쿠스키...)
넥타르
그건...
넥타르
────!
저 쪽에서도 결판이 난 모양이야! 합류해서 청원당 쪽으로...
넥타르의 목소리
[플레이어] 공! 루시우스 공!
루시우스
뭐...!?
단장과 루시우스에게 달려가는 사이, 넥타르는 인간의 형태를 풀고 원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가 [플레이어] 일행을 감싸며 펼친 점액질에 가시가 하나둘씩 날아와 꽂혔고...
뭐, 뭐야!?
루시우스
넥타르!
어디서 공격한 거지...!
고블린 프린세스
잘도...
고블린 프린세스
잘도 내 사랑하는 아이들을 다치게 했구나...!!
고블린 프린세스
지저분한 인간 놈들...!!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우구스를 잡은 고블린 프린세스와 대치한 일행. 고블린 프린세스가 다음 공격을 지시하려는 순간, 쿠스키가 뛰어나와 우구스를 구한다. 쿠스기 일행은 자신의 기능으로서 주인이었던 조르하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으며, 원수를 갚기 위해 고블린 공주에 따르는 체하고 틈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의지로 우구스를 구했고, 쿠스키는 조금의 '자유'를 느끼며 쓰러지는 것이었다.

정신차려, 넥타르!
쿠시나
…………!
(이 가시, 마력을 흡수하는 술식이 새겨져 있는 구속구야!)
쿠시나
…………!
(빨리 전부 빼내야 해!)
으... 쿠시나가 뭔가 초조해하고 있는 건 알겠는데 말을 못 알아듣겠어...
우구스! 통역해 줘!
어, 어라? 우구스?
고블린 프린세스
찾고 있는 건 이거니?
우구스
뀨우...
으아! 저 녀석, 어느 틈에 잡힌 거야!?
루시우스
그 새에게서 더러운 손 떼라... 악귀의 공주.
고블린 프린세스
더러운 쪽이 누군데 그래? 내 동포들의 목숨을 빼앗은 당신이야말로 악귀 아닌가?
루시우스
웃기는 소리...!
루시우스
내 고향을, 평화로운 마을을 습격하고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은 건 네놈들이 먼저이지 않나!
고블린 프린세스
우리를 그런 형태로 만든 게 누군데? 싸우기 위해 만들어지고, 쓰인 후에는 버려지고 계속 유린당했지.
고블린 프린세스
인간들 탓에 우리에겐 자유 따위 없었어...! 그저 전장에서 죽어나갔을 뿐...!
고블린 프린세스
자유를 손에 넣기 위해 인간들에게 반기를 든다고 해서 뭐가 잘못됐다는 거야?
루시우스
건방진...! 너 또한 똑같이 인간이 만들어 낸 쿠스키를 이용했을 텐데.
루시우스
네놈들은 그저 스스로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목숨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에 불과해!
고블린 프린세스
말장난에 어울려 줄 생각은 없어.
고블린 프린세스
얘들아! 두 번째 사격 ㅈ...
쿠스키
그르르르!
고블린 프린세스
!?
젠장... 주인님의 원수를 갚기에는 절호의 타이밍이었는데.
뭘 위해 이 냄새나는 여자한테 꼬리 흔들면서 얌전히 굴고 있었던 거겠냐고.
멍청하게 헤롱거리고 있으니까 무심코 평소처럼 구해줘 버렸잖아...
쿠스키
정신... 차려라, 우구스...
우구스
후에...
알고 있어, 제길. 주인님을 따르는 건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란 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친구를 구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다면...
쿠스키
하아...
나한테도 조금쯤은 자유라는 게 있는 걸지도.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도움을 받은 우구스는 주변에 독이 뿌려져 있다는 사실을 일행에게 알린다. 그러나 때는 늦고 일행은 덫에 걸려 제 기능을 둔화시키는 저림에 시달려 고블린들에게 둘러싸인다. 궁지에 몰린 일행에게 고블린 프린세스가 마지막 마법을 쏘는 순간 갑자기 티나가 나타나 그 마법을 없애는 것이었다.

쿠시나
…………!
(쿠스키! 우구스!)
우구스
으음... 음냐 음냐...
우구스
아!
우구스
얘들아! 안 돼! 냄새 맡지 마!!
루시우스
무슨...
우구스
독이야! 저 녀석이 이상한 냄새를 흩뿌려서...
고블린 프린세스
시끄러운 새로구나.
우구스
갸악!
쿠시나
…………!!
(하지 마...!)
루시우스
독...!?
고블린 프린세스
그래. 하지만 가르쳐주는 게 조금 늦었네.
고블린 프린세스
눈 밑에 우리에겐 듣지 않는 마비향이 뿌려진 덫을 설치해 놨거든.
고블린 프린세스
너무 강하면 금방 눈치챌 테니까 약하게 만들어서... 하지만 짐승들은 눈치챌 수 있는 냄새였나 봐.
루시우스
그 정도의 마비로 우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고블린 프린세스
생각 안 하지. 하지만 막을 수 없다고 해도 충분해.
고블린 프린세스
칼자루를 잡는 손이 희미하게 느슨해진다던가, 파고들 때 살짝 모자라다던가... 그 정도로도 달인들끼리 싸울 때는 치명적인걸.
루시우스
너 따위가 달인이라고? 날 상대하고 싶다면 고블린 킹 정도는 데려와야 할 걸!
고블린 프린세스
약한 개일수록 크게 짖는다던데? 당신 이빨은 내게 닿지 못해.
고블린 병사들
공주님, 지킨다!
으어! 제길, 어느 틈에 둘러싸인 거지?
고블린 프린세스
후후후... 마비되는 건 말단의 감각뿐이 아니거든. 촉각, 후각... 몸의 기능 전체가 둔해져.
고블린 프린세스
평소와 크게 다른 점이 없기에 더더욱 치명적인 상황이 될 때까지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지. 훌륭하게 조합하지 않았어?
제길... 고블린 놈들이 바라던 대로 됐다는 건가...!
고블린 프린세스
아아, 기뻐라...! 이 손으로 왕의 원수를 갚을 수 있다니! 길이 남을 이야기가 될 거야!
고블린 프린세스
자, 우리의 미래를 위해... 죽어 줘!
고블린 프린세스
...!? 내 마법이 지워졌어...? 대체 누가...
루시우스
이건...
???
...하여간 오빠는 내가 없으면 안 된다니까!
루시우스
...티나!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티나는 루리아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소형정을 통해 오게 되었다고한다. 태세를 갖춘 [플레이어] 일행은, 넥타르, 쿠시나, 우구스에게 함정의 대처를 맡기고, 고블린 프린세스와의 결전에 임하는 것이었다.

티나
루리아쨩한테 이야기를 듣고 섬에 올 때 썼던 소형정으로 급히 달려왔어!
티나
고도가 확보되지 않아서 좀 고생했지만... 고생한 보람이 있었지?
루시우스
...그래. 티나, 덕분에 살았다.
티나
[플레이어]씨도 다친 데 있으면 보여줘! 금방 고쳐줄게.
상처보다 독이 문제야! 주변에 마비독이라는 게 뿌려져 있어서...
티나
마비독...? 그럼 고치기만 할 게 아니라 덫 쪽을 제거해야...
우구스
어디 묻혀 있는지는 우구스가 알아!
넥타르
우구스... 넥타르에게... 가르쳐, 다오...
티나
어... 슬라임이 말을 하잖아...?
사정은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그 녀석도 우리 동료야!
루시우스
넥타르. 마비독 처리를 맡겨도 되겠나?
넥타르
그래... 이 몸으로도... 그 정도는 가능해...
쿠시나
…………!
(나도 도울게, 우구스!)
우구스
오케이!
고블린 프린세스
그렇게 둘 것 같아?
루시우스
그 말 그대로 돌려주지. ...마비만 풀리면 네놈들을 베어넘기는 건 쉬운 일이다.
루시우스
그 목이 몸과 분리되기 전에 왕이 있는 곳을 분다면 놓아줄 수도 있다만?
고블린 프린세스
내가 우스워? 아니면 농담이려나? 뭐가 됐든 어리석은 일이군.
고블린 프린세스
그 목을 날려주고 싶은 건 나 역시 마찬가지야!
고블린 프린세스
──어서 덤비렴.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과 같이 널 죽여 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