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준비를 갖춘 [플레이어], 비, 루시우스, 넥타르, 쿠시나, 우구스는 루리아와 신샤를 배에 남겨두고 청원당으로 출발한다. 자기 때문에 루리아도 배에 남게 됐다고 사과하는 신샤에게 루리아는 집을 봐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격려했고 두 사람은 서로의 걱정을 떨쳐 버리려는 듯 활짝 웃는 것이었다.

휘이잉거리며 무섭게 울리는 바람 소리. 섬을 집어삼킬 듯 새하얀 눈이 하늘에서도, 발 옆에서도 불어왔습니다.
하지만 항상 눈에 휩싸여 있는 이 섬에도, 때로는 두 개의 바람이 맞부딪혀 사라지고 눈보라가 잦아드는 일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럼 청원당으로 출발하자! 다들 준비 끝났어?
루시우스
문제없다.
넥타르
넥타르도 빠뜨린 건 없다. ...루리아 공, 신샤를 잘 부탁한다.
루리아
네! 신샤 씨하고 같이 여러분이 돌아오기를 기다릴게요!
신샤
넥타르, 쿠시나, 우구스... 쿠스키를 잘 부탁해.
우구스
맡겨만 줘! 다 같이 돌아올게!
신샤
응, 약속이야. ...도원향에는 다 함께 가는 거야.
신샤
그렇지? 넥타르.
넥타르
네... 신샤.
신샤
쿠시나도 다른 사람들이 무모한 짓 못 하게 잘 도와줘.
쿠시나
…………!
루시우스
이대로 영영 이별하는 것도 아니잖나. 고블린들이 섬을 떠나기 전에 서두르지.
그렇게 일행은 청원당을 향해 기공정을 떠났습니다.
신샤
…………
루리아
그럼 신샤 씨! 여기 있으면 차가워질 테니까 기공정 안으로 들어가요.
신샤
고맙습니다, 루리아 씨. 그리고... 미안해요.
신샤
저 때문에 루리아 씨도 기공정에 남게 되어 버려서...
루리아
아니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다들 돌아오려면 밤이 될지도 모르는걸요.
루리아
그렇게 되면 기공정이 잘 보이도록 불을 밝혀 줄 사람이 필요하답니다! 배를 지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에요.
신샤
...! 그렇군요, 배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네요!
신샤
저도 뭔가 도와드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부디 기공정에 대해서 가르쳐 주세요, 루리아 씨!
루리아
네! 저만 믿으세요!
차가운 눈, 그리고 무서운 고블린들과 싸우는 그들을 따스하게 맞이해줄 거예요!
그러니 같이 웃으면서 서로의 불안을 날려버리는 거예요. 자, 당번 시작이에요!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청원당으로 향하는 도중 넥타르는 자신의 마력이 고갈되고 있어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린다. 여기서 밝힌 이유를 묻자, "[플레이어] 공의 친절함을 이용하려 하고있다."고 말한 넥타르는 일행에게 신샤 일행을 맡기는 것이었다.

우구스
쿠시나가! 쿠시나 뒤에서 따라오래! 눈 치워준대!
오, 대단하다! 힘 엄청 세구나. 그러고 보니 휠체어도 가볍게 밀어줬었지.
쿠시나
…………♪
우구스
쿠시나는 파워걸이거든! 화나면 꿍 해. 아파.
넥타르
우구스, 쿠시나를 화나게 만드는 말은 하면 안 돼.
우구스
네에~
넥타르
쿠시나, 미안하지만 우구스를... 그리고 신샤를 잘 부탁한다.
쿠시나
…………?
넥타르
넥타르는 마력의 고갈이 진행되고 있다. 남은 시간은 얼마 존재하지 않아.
쿠시나
…………!?
자, 잠깐!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넥타르
사실이다. 성정수가 되지 못한 시점에서 넥타르의 운명은 끝난 것이었다. 오랜 기간에 걸친 실험의 영향도 있다.
넥타르
처음부터 기억과 의식을 모두 잃었던 몸이 신샤의 말과 마력을 통해 일시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루시우스
그 사정을 왜 지금 이야기한 거지? 우리와는 관계없지 않나.
넥타르
[플레이어] 공과 비 공, 루시우스 공의 친절함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
넥타르
신샤와 쿠시나, 우구스에게 바깥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게끔 말이다.
루시우스
너...
자, 잠깐만! 아니, 물론 [플레이어]이 신샤랑 다른 애들을 내쫓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도 유언같은 소리 하지 마!
신샤랑 다 같이 도원향에 가기로 약속했었잖아! 아까!
우구스
맞아 맞아! 그리고 신샤의 몸에는 넥타르의 분신이 들어가 있잖아!
우구스
넥타르 없으면 신샤도 여기저기 없어져서 엄청 난감하잖아! 그럼 싫잖아!
넥타르
신샤에게 넘긴 분신은 이미 신샤의 마력이 침투해서 그 몸의 일부가 되었다.
넥타르
넥타르가 정지해도 문제 없이 움직일 거다.
우구스
그, 그래...
우구스
아니 그래도!
우구스
신샤, 넥타르 없으면 엄청 슬퍼! 울어! 우구스랑 쿠이나도 울 거야!
우구스
그러니까... 그러니까아...
넥타르
우구스는 신샤를 잘 달래지. 울지 않게 위로해 줘.
우구스
그런... 그런 칭찬은... 안 기뻐....
루시우스
눈물의 이별은 배로 돌아간 후에 해라. 언제 죽을지는 모르겠다만 그게 오늘이라고 정해진 건 아니잖나.
루시우스
...간다.
우구스
우우...
루시우스
...도중에 나오는 마물들을 상대하는 건 내게 맡겨라.
쿠시나
…………!
하아... 루시우스는 정말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그치, [플레이어]?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배에서 루리아와 함께 집을 보는 ㅅ샤는 다시 한번 자신과 함께 있어준 넥타르 일행 덕분에 자신이 버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넥타르 일행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고 싶어진다. 한편 청원당에 도착한 [플레이어] 일행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쿠스키와 고블린들, 그리고 다른 실험체들이었다. [플레이어] 일행은 덤벼드는 고블린과 실험체들을 상대한다.

신샤
그랬군요... 루리아 씨도 제국의 연구소에...
루리아
에헤헤, 그래서 여러분이 겪은 일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루리아
저도 카타리나나 [플레이어], 그리고 비 씨한테 많은 걸 배웠거든요.
신샤
후후. 그럼 루리아 씨는 제 선배군요... 루리아 선배네요.
루리아
선배...! 그럼 신샤 씨는 이 선배만 믿으세요!
신샤
네, 선배님! 그럼 우선 뭘 하면 될까요?
루리아
어, 그럼...
루리아
저는 아까 쓴 접시들을 씻으려고 하는데요, 신샤 씨한테 닦는 걸 부탁드려도 될까요?
신샤
네! 움직이지 않는 거라면 위치를 잘못 보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제가 손댈 수 있는 곳에 놔둬만 주세요.
루리아
마력을 써서 주변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는 거군요. 신샤 씨 대단해요...!
신샤
대단한 건 넥타르예요. 저한테 마력 쓰는 방법을 이것저것 가르쳐 줬어요...
신샤
넥타르가 있어줘서 저는 지금 여기 있을 수 있는 거예요...
설령 마력 쓰는 방법을 모르는 채였다고 해도. 지금처럼 몸 이곳저곳을 채워주지 않았다고 해도.
넥타르가 곁에 있어 준다는 그 사실 자체가 계속해서 저를 구해 줬어요.
혼자 있는 건 정말... 무서웠거든요.
만약 계속 혼자였다면 저는 오래 전부터 저로 남아있을 수 없었을 거예요.
혼자가 아니었는데도, 저는 마음 어디선가 청원당에서 나가는 것도, 도원향으로 가는 것도 포기한 채였어요.
그래서 지금 너무 두려워요. 쿠스키가 혼자 남아 차가운 눈의 세계에 있다는 게요.
그리고 그 쿠스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요...
쿠스키도, 쿠시나도, 우구스도, 넥타르도. 줄곧 저한테 함께라고 말해 줬어요.
저는 그게 정말 기뻤어요... 어쩌면 이뤄질 수 없다고 해도 그 약속이 저를 저인 채로 남아있게 해 줬어요.
그래서 저는 쿠스키가, 쿠시나가, 우구스가, 넥타르가 스스로를 잃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그걸 위해서라면 저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거예요.
루리아
모두가 돌아왔을 때를 위해서 수프를 만들까 싶어요. 간단한 거긴 하지만요...
루리아
신샤 씨, 양배추 잎 뜯는 거 도와주실래요?
신샤
네, 저한테 맡기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서 그게 한심하고 슬플 정도지만.
하지만 모두가 그런 저를 청원당에서 꺼내줬던 것처럼, 저도...
우구스
보인다! 저거, 저게 청원당!
어어...? 저... 바위들 보이는 데 말야?
넥타르
고블린들이 청원당 내부에 불을 붙인 탓에 주변의 눈이 녹아내렸다.
루시우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추위 속에서 이미 다시 얼어붙은 건가.
루시우스
세월이 오래된 탓도 있겠지만 무서울 정도로 주변과 동화되어 있군.
넥타르
조르하는 박해를 피하기 위해 청원당을 눈과 지형 속에 숨겨지게끔 건축했다.
안내받지 못했다면 찾아낼 수 있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네...
루시우스
악귀 놈들이 아직 안에 있는지 확인해야만 한다.
맞네! 그럼 숨어서 침투할 수 있는 곳ㅇ...
???
────
쿠시나
…………!
넥타르
────!
우구스
아! 쿠스키!
이봐, 진정해! 너희들은 동료잖아!
쿠스키
아... 니야...!
쿠시나
…………!?
쿠스키
주인님... 을, 위해... 너희들을...!
루시우스
쳇...! 이런 데서 소동을 일으키면...
고블린 병사
침입자 발견! 침입자 발견!!
고블린 병사들
죽여라! 죽여라!
마물
그르르르...
뭐, 뭐야? 고블린 말고도 줄줄이...
우구스
실험체야! 우구스네처럼 청원당에 있던...
뭐어? 그럼 이 녀석들도 넥타르네 동료야?
넥타르
...아니다!
넥타르
같은 실험체였다고 해도, 고블린에게 가세한다면 넥타르 일행의 적이다!
넥타르
단장 공, 루시우스 공. 그들을 구하는 건 염두에 두지 말고 베어넘겨 다오!
루시우스
좋다... 악귀 녀석들과 함께 정리해 주마.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다시 쿠스키와 넥타르의 싸움이 벌어진다. 쿠시나의 호소에도 쿠스키는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며 말을 듣지 않고, 넥타르는 신샤 말고는 구할 여유가 없다며 대적한다면 베어버릴 뜻을 보인다. 전투 속에서 독수리가 높이 포효하자, 배에 있는 신샤가 갑자기 괴로워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넥타르
쿠스키, 아까 말한 대로다.
쿠스키
그르르...!
넥타르
쿠스키에게도 사정이 있겠지. 허나 넥타르에게는 시간이 없다. 신샤 외 다른 이들을 구할 여유는 없어.
넥타르
길을 막겠다면... 베겠다!
쿠시나
…………!!
(기다려, 넥타르!)
쿠시나
…………!!
(쿠스키, 고블린한테 무슨 짓 당한 거야?)
쿠시나
…………!!
(마법에 걸렸다던가, 협박당했다던가... 그런 거지?)
쿠스키
아니야...
쿠스키
이건 나의 의지. 내가 정했고, 내가 선택했다.
쿠시나
…………
(그런...)
넥타르
쿠스키에게 목줄을 채운 건 신샤가 아닌 조르하. ...그렇게 된 건가.
쿠스키
하... 마음대로 생각해라.
넥타르
개의 충성심에 대해서는 질릴 정도로 들었지. 조르하가 아닌 고블린에게로 갈아탄 충의에도 가치가 있는 건가?
쿠스키
닥쳐...
넥타르
그저 사실을 확인했을 뿐이다. 쿠스키의 의지, 쿠스키가 정한 것.... 그렇다면 넥타르가 참견할 이유는 없다.
넥타르
실패작의 말로라고는 하나 떠돌이 개 한 마리한테 질 정도는 아니다.
쿠스키
닥쳐!!
쿠스키
우오오오오오!
신샤
아... 아아...!
루리아
신샤 씨? 왜 그러세요!?
루리아
얼굴빛이... 그리고 이렇게 떨고 있다니, 대체 무슨 일이...
루리아
어, 어떡하지?
나쁜 일은 언제나 갑자기 일어납니다. 준비할 새도 각오할 새도 없이.
그렇기에 우리들은... 서로 의지하며 이겨내려 합니다. 설령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