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고블린들로부터 표적이 되고 있는 미니고브를 지키기 위해 피나와 미니고브를 알레티아에 맡기기로 결정한 루시우스와 티나. 티나는 '내가 돌아올 때까지, 혼자서 멋대로 행동하지 말아라' 라고 루시우스에게 분부하고, 피나 일행과 함께 알레티아 곁으로 향한다. 그러나 루시우스는 자신의 복수에 동생을 말려들게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옛날 옛날, 어떤 곳에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 있었다.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마을이었다.
마을에는 상냥한 어머니, 든든한 오빠와 여동생이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마을은 악귀들에게 습격당했고, 마을 사람 전부 목숨을 잃었다. 마을에 살고 있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오빠는 동생을 데리고 나쁜 악귀들에게서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증오를 품은 채...
오빠와 동생은 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의 원수를 물리치기 위해 고블린 헌터가 되었습니다.
그들을 구하러 와 주지 않은 아버지를 원망하며, 그러면서도 아버지에게 배운 기술을 써서 고블린을 죽이고, 죽이고. 계속해서 죽였다.
어린아이였던 오빠는 어른이 된 후 드디어 악귀들의 수괴를 물리쳤다.
아니지... 그걸 물리쳤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악귀의 왕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남자는 목표를 잃었다.
그것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습니다. 증오 대신 희망을 가슴에 품고 오빠와 동생은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나아갔어야, 했는데.
아버지와 재회한 후, 길을 잃은 남자에게 어떤 소년이 훈련을 청했다. 남자는 소년의 청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칼 쓰는 법을 익힌 소년은 그 때문에 마을을 습격한 자들과 맞섰다.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악귀는, 고블린은. 왕을 잃고 사라졌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새로운 왕을 모셨고...
오빠의 제자, 남자아이가 사는 마을을 덮쳤습니다. 남자아이는 용감히 그들에게 맞섰습니다.
맞서지 말았어야 했다. 도망쳐야만 했다. 그 옛날 남자가 그랬듯이.
소년은 죽었다.
새로운 악귀의 왕을 앞에 두었으나 남자의 칼날은 그 목에 닿지 않았다.
어떻게 했어야만 하는 걸까. 검을 버렸어야만 했던 걸까. 소년의 마을에 머물렀어야 하는 걸까.
남자가 알 수 있는 사실은 그저 텅 빈 가슴에 다시 증오가 채워지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티나
그럼... 오빠, 다녀올게.
루시우스
그래, 어서 가라. 언제 악귀 놈들이 미니고브가 있는 곳을 알아챌지 모르니.
루시우스
그렇게 되기 전에 미니고브와 피나를 알레티아에게 맡겨야 한다.
루시우스
...놈의 힘을 빌리는 것은 부아가 치밀지만 말야.
티나
오빠도 참. 아빠가 그 둘이랑 같이 숨어있으면 안심할 수 있잖아?
티나
고블린 암컷은 귀중하다고 고블린들이 말했었어. 미니고브쨩을 재교육할 거라고도...
루시우스
그렇게 둘 수는 없지. 그렇게 되기 전에 이번에야말로 내가 악귀 놈들을 쓸어버릴 거다...!
티나
오빠...
티나
오빠, 약속해 줘. 내가 돌아올 때까지 혼자서 마음대로 행동하지 않겠다고.
루시우스
…………
티나
부탁할게... 날 두고 가지 마. 만약 목숨을 내던지는 짓이라도 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루시우스
알았어. ...빨리 가라. 피나와 미니고브가 소형정에서 기다리고 있어.
티나
응... 그럼 다녀올게!
루시우스
두고 가지 마... 라.
루시우스
(허나 이건 나의 복수다. 티나가 거기 동참할 이유는 없어.)
루시우스
(나는...)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티나 일행이 출발한 뒤, [플레이어] 일행과 루시우스는 메네아 황국장교・비잔으로부터 새로운 고블린 킹을 공격하기 전 단계로 고블린들의 동행을 탐색하는 정찰 의뢰를 받는다. 고블린 무리를 봤다는 목격 정보를 바탕으로, 일행은 기류가 뒤얽혀 심하게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하는 섬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아니죠, 사실은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뿐. 저는 어둡고 추운 곳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따스한 손이 제 손을 잡고 푸른 하늘 밑으로 데리고 가 줬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도, 맛있는 밥도, 아름다운 풍경도 멋진 만남도. 하늘 아래엔 그런 것들이 잔뜩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요. 하늘 아래엔 슬픈 일도 힘든 일도 있습니다.
비잔
너희 기공사들의 협력을 받아, 메네아 황국 고블린 토벌부대는 고블린 킹을 처치하는 데 성공했다.
비잔
남은 것은 잔당을 토벌하는 것 뿐. ...이라고 생각했다만, 너무 무른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설마 새로운 고블린 킹이 태어날 줄이야...
루리아
그리고 마을을 습격해서 미야쨩의 오빠도... 훌쩍.
내가 슬플 때, 불안할 때에는 언제나 그 사람이 곁에 있어 줍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소중한 사람이 곁에 없다는 것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파집니다.
비잔
새로운 고블린 킹. 그리고 고블린의 재침공. 이것은 메네아 황국에게 있어 중대한 사태다.
다시 고블린 토벌대를 결성해서 녀석들을 쓸어버려야겠네?
비잔
그래, 그럴 생각이다. 하지만 그 전에 정찰이 필요하다.
비잔
새로운 왕을 얻은 고블린은 더 교활해졌다. 함부로 돌격했다간 놈들의 수에 빠질 거다.
루시우스
늦어서 미안하군.
루리아
루시우스 씨! 티나 씨네는 출발했나 보네요.
알레티아 할아버지랑 함께라면 무서울 게 없지! 검의 현자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 세니까 말야!
루시우스
그래서? 이야기는 어디까지 진행됐지.
비잔
고블린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정찰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막 전한 참이다.
비잔
얼마 전, 고블린의 일부가 이동하는 걸 목격한 자가 있거든. ...공도를 봐 다오. 이 섬이다.
루리아
어... 이 선이 고도니까... 어라? 이 섬, 엄청 높은 곳에 위치해 있네요.
비잔
음. 기류도 복잡한 데다 고고도인 만큼 강설량도 엄청나다. 특수한 식물 따위를 채집할 수 있는 곳도 아니지.
루시우스
그런 곳에 악귀 놈들이 왜?
비잔
고블린의 협력자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루시우스
…………!
지, 진정하래두!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잖아?
단순히 발견되기 힘든 장소를 거점으로 하려고 한다던가, 그런 이유일지도 모르는걸...
루시우스
...그렇지.
비잔
고블린들이 잠복해 있을 수도 있다는 점, 애초에 기류가 험악해서 접근하기 힘들다는 점.
비잔
말할 것도 없이 위험한 임무다. 그렇기에 더더욱 확실한 실력을 가진 너희 기공단에게 의뢰하고 싶군.
헤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우리도 거절할 수 없겠는걸? 무엇보다도...
루시우스
뭐냐... [플레이어]. 왜 다들 날 보는 거지.
비잔
네가 고블린에게 품은 분노는 우리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겠지.
루리아
루시우스 씨가 무모한 짓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건 티나 씨뿐만이 아니거든요. 그렇죠 [플레이어]?
비잔
그 섬에는 항상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다. 단독행동은 삼가도록.
비잔
그러지 않는다면 이 의뢰를 너희들에게 맡길 수는 없어.
루시우스
어린애 심부름이라도 보내나?
비잔
그럴 리가. 그렇지 않으니 하는 소리다.
뭐가 됐든 루시우스는 [플레이어]의 기공단의 단원이기도 하니까!
[플레이어]이 하는 말은 잘 들어야 돼! 안 그러면 놓고 간다?
루시우스
이런...
하늘 아래에는 괴로운 일도 슬픈 일도 잔뜩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도 [플레이어]도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서로 돕고 의지하고 싶습니다.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목적한 섬에 다다랐지만, 그곳은 지독한 눈보라가 휘몰아치고있었다. 홀로 주위를 정찰하러 나선 루시우스는 눈보라 속에서 고블린 킹을 쓰러뜨리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러나 갑자기 늑대가 멀리서 울리는 소리가 들리자 위험을 알리기 위해 거점으로 돌아가던 루시우스는 어떤 것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남자는 악귀를 쫓아 눈보라의 섬에 도착했다.
동생을, 동료들을 스스로에 복수에 휘말려들게 할 용기를 가슴에 품지도 못한 채.
히익! 듣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더 엄청난 눈보라네...!
루리아
우우... 머리가 핑핑 돌아요...
[플레이어]이 격한 기류에 흔들리며 비틀거리는 소녀를 잡아주는 사이, 남자는 갑판을 가로질렀다.
아! 잠깐! 혼자 움직이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루시우스
이 눈보라 속에서 여럿이 움직이면 흩어질 위험이 크다.
루시우스
주변에 무슨 흔적이 남아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기만 하겠다. 내가 돌아올 수 있도록 불 꺼뜨리지 말고 있어.
루리아
아...!
붙잡으려는 손을 뿌리친 남자는 눈보라 속으로 내려섰다.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비명처럼 들리는 바람소리에 쫓기며, 남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하얀 곳을 걸었다.
루시우스
…………
보이지 않는다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 백색으로 물든 곳에서 남자는 바람 속에서 스스로의 고동 소리를 들었다.
심장이 남자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너는 무엇을 이뤄내야 하는가.
어째서 나아가는가. 어째서 망설이는가. 어째서 증오하는가. 어째서 분노하는가.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루시우스
나는...
루시우스
반드시 고블린 킹을 죽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흐트러진 마음, 그 깊숙한 곳으로 남자가 빠지려던 순간이었다.
???
────
루시우스
이 소리는... 늑대인가?
익숙치 않은 눈보라 속에서 섬에 사는 짐승들에게 습격당하면 [플레이어] 일행의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른다.
남자는 돌아가려고 마음먹었으나, 직전에 새하얀 시야 속 유일하게 다른 무언가를 목격했다.
루시우스
저건...!?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루시우스가 발견한 것은 넥타르, 쿠시나, 우구스, 신샤 등 넥타르 일행에게 덤벼드는 늑대였다. 넥타르 일행을 섬에 사는 사람으로 본 루시우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싸움터로 비집고 들어가 넥타르와 함께 늑대와의 싸움에 도전한다.

짐승들은 너무나도 소중한 여자아이를 데리고 새하얀 어둠으로부터 도망쳤습니다.
지금까지 줄곧 먼 곳에 있었던 바람 소리와 쌓이는 눈이 그들의 앞길을 막았습니다.
마치 바깥세상에 소녀와 짐승들이 있을 곳 따위는 없다고 단언하려는 듯이.
아뇨, 어쩌면... 이것은 동료를 두고 도망친 벌일지도 모릅니다.
???
아우우우우우!
넥타르
큭...
우구스
넥타르!
넥타르
우구스! 오지 마! 신샤, 쿠시나와 함께 도망쳐!
???
그럴, 순, 없, 지...!
쿠시나
…………!!
우구스
으아앙! 하지 마!
거대한 개, 아니 늑대가 원숭이와 소녀에게 달려들기 위해 눈을 박차려던 순간이었습니다.
루시우스
하아아아!
???
……!!
루시우스
...너희들! 이 섬에 사는 자들이지? 묻고 싶은 게 있다!
우구스
아니야! 이 섬에서 나가려는 거야!
루시우스
새가 유창하게도 말하는군...
???
그오오오오오!
넥타르
쿠시나! 신샤와 우구스를 데리고 물러서!
쿠시나
…………!
루시우스
쳇... 튼튼한 늑대로군. 이 녀석을 물리칠 때까지는 이야기를 듣기도 힘들겠어.
루시우스
어쩔 수 없지...!
???
아우우우우우!
늑대의 울음소리가, 날카로운 칼날의 반짝임이 눈보라치는 섬에 울려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