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이듬해, 바캉스 시즌이 다가와도 메구의 마음은 설레지 않는다. 올해는 아우규스테에 가지 않을 셈이었다. 하지만 메구는 어느날, 고향의 상점가의 제비뽑기에서 1등인 아우규스테 여행권을 뽑고 만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주위에 모인 사람들의 선망의 시선을 받으며, 단순한 성격인 메구는 역시 가야겠다고 마음을 바꾼다. 이렇게 해서 다시 정기선에 탑승하는 것이었다.

메구
지난 회에 있었던 일!
메구
이번에야말로 즐기기 위해 찾아온 동경의 바다, 아우규스테(2회차)!
메구
그치만 바다의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기묘한 분위기의 기공단이라는 곳 사람들. 왕소심 메구는 혼자 깜짝깜짝☆
메구
그래도 아니라 씨라는 멋진 사람하고 만나서 해피해피♪
메구
인 줄 알았더니, 또 생선이 인사하러 나오더라고요!
카츠워누스
안녕하쩨여!
메구
축축한 꼬리지느머리에 뺨을 얻어맞은 저는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메구
아우규스테는 이제 지긋지긋해~ 라고요.
메구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그 작은 섬에 정박되어 있던 정기선은 대부분의 승객을 태운 후 출항 시각을 앞두고 있던 참이었다.
메구
지각이야 지각~!
그러나 이번에도 헐레벌떡 정기선에 올라타는 건강한 메구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었다!
일의 발단은 한 달 전으로 되돌아간다...
고향의 카페에서 일하고 있던 메구는 휴가철을 앞두고 있었지만 조금도 두근거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메구
(올해는 관두자... 아우규스테는 나한테 맞지 않는 곳인가봐...)
메구
(정말 좋아하는 곳...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아우규스테에서 2년 연속으로 처참한 일을 당한 후, 예전과 같은 두근거림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어깨를 늘어뜨리고 터벅터벅 상점가를 걷던 메구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상점가 점원
안녕, 메구쨩! 쇼핑하고 집에 가는 거야?
메구
네... 심부름하고 오는 길이에요...
상점가 점원
그럼 뽑기 돌려보지 그래? 지금 감사제를 열고 있어서 쇼핑 한 번에 뽑기 한 번 돌릴 수 있어!
메구
감사제요? 으음... 그럼 한 번 돌려 볼까...
메구는 주인이 부추기는 대로 그 앞에 놓인 뽑기통을 돌렸다. 그러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푸른 구슬이 굴러나왔다.
메구
아, 뭐가 나왔네요.
상점가 점원
푸른 구슬...!
상점가 점원
축하드립니다! 1등 당첨!
메구
네? 말도 안 돼... 네에에에에에?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메구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상점가 점원
이야~ 운이 좋구만, 메구쨩! 축하한다!
메구
네? 시, 신난다! 어, 어떡하지... 와~ 완전 놀랐어요~!
메구
그래서 1등상이 뭔데요?
상점가 점원
1등상은 무려...
아우규스테 여행권입니다!
지나가던 사람들
우와아아아아아!
메구
네...?
주인의 입에서 아우규스테라는 말이 튀어나오자, 메구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메구
아, 아우... 아우규스테?!
상점가 점원
그래, 아우규스테! 어딘지 모르니? 물이 가득한 최고의 휴양지란다!
메구
(알고 있거든!)
메구
아뇨, 근데...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 이거 포기하거나 할 수도 있...
상점가 점원
와~ 부럽다! 그쵸, 여러분? 아우규스테라니까요, 아우규스테!
상점 주인이 그렇게 소리지르자,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도 "부럽다"고 화답하며 1등에 당첨된 메구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
메구
아니, 저기.. 여러분. 잠깐ㅁ...
상점가 점원
메구쨩, 재미있게 놀다 와라! 너 진짜 운 좋은 거다!
메구
운이 좋다고...?
돌아보자 주변 사람들도 전부 선망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단순한 성격인 메구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메구
(역시 다녀올까...?)
그렇게 해서 올해도 메구의 마음은 푸른 바다를 향하게 되었다.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아우규스테의 바다 앞에 서니, 메구는 바캉스 기분으로 가득찼다. 하지만 물을 끼얹는 것 처럼 나타난 것은 고향 친구인 마릿페. 마릿페는 금방 여기서 헌팅당했다고 하며, 헤르날이라는 남성을 소개했다. 2년 전과 다른 남성이었기 때문에 메구는 놀라지만, 마릿페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멍하게 있는 메구를 두고, 마릿페와 헤르날은 함께 자리를 떠나는 것이었다.

메구
으음~! 하아...
메구
와~ 완전 해방된 느낌~! 역시 오길 잘했어!
메구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설마 3년 연속으로 그런 일이 생기겠어? 응?)
메구
좋았어! 기분나쁜 기억들은 잊고 일단 신나게 수영해야지!
마릿페
어라~? 메구 아냐. 올해도 왔구나.
메구
마릿페?
고향 친구인 마릿페와 아우규스테에서 만나게 된 건 2년만의 일이었다.
마릿페
메구, 이번에도 혼자야? 그래서 되겠어?
메구
되냐니, 뭐가...?
마릿페
우리가 아우규스테에서 할 일이라고 한다면 딱 한가지밖에 없잖아.
메구
어... 수영 말야?
마릿페
...지금 개그치는 거야? 당연히 괜찮은 남자 사귀는 거지!
메구
남자!?
마릿페
당연한 거 아냐? 물론 나는 올해도 혼자가 아니지만 말야.
메구
그, 그렇구나...
(이번에도 그 경박해 보이는 남친인가...)
그러자 마릿페 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다.
???
마릿페, 무슨 일이야? 친구야?
마릿페
아, 헤르나알~ 어디 갔었던 거야?
헤르날
미안 미안. 잠깐 볼일이 있어서. 이번 여름에는 바다의 집 일을 도와주고 있거든.
메구
...!
메구는 당황해서 마릿페의 어깨를 잡고 귀에 속삭였다.
메구
누, 누구야? 전에 여기서 소개시켜 줬던 사람이랑 다른데...?
마릿페
메구한테 소개한 사람...? 그런 적이 있었나? 2년 전 남자같은 건 벌써 다 잊었지.
메구
아, 어어... 마릿페, 플레이걸이네...
마릿페
헤르날은 좀 전에 저기에서 말을 걸길래 알게 됐어. 같이 비치에서 놀지 않겠냐고 하더라고.
메구
아, 그래... 마릿페는 어떻게 그렇게 남친이 쉽게 생기는 거야?
마릿페
그냥 자연스럽게~? 나는 그냥 평범하게 지낼 뿐인데 말야. 곤란하다니까... 후후...
마릿페
역시 여자로서의 매력 아닐까? 뭐 "신의 축복"일지도 모르지만.
헤르날
두 사람, 무슨 일 있어?
마릿페
아니, 아무것도 아냐~
메구
잠깐만. 마릿페, 축복이라니 그게 뭔데?
마릿페
비밀이야~ 뭐, 메구도 노력하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마릿페
아우규스테를 좋아하는 거야 네 자유지만, 이런 바다에서 혼자라니 재미없잖아.
메구
…………
마릿페
아, 헤르날 미안해~ 얘는 메구라고 하는데, 내 고향 친구야.
헤르날
안녕, 메구쨩. 혼자야? 그럼 같이 바다의 집에 갈래?
마릿페
자, 잠깐! 나한테 먼저 말 걸었었잖아!
헤르날
하지만 마릿페 친구 아냐? 내 품은 귀여운 아이 둘도 감싸안지 못할 정도로 좁지 않은데.
마릿페
아, 헤르날! 메구는 볼일이 있는 모양이니까 그냥 가자!
헤르날
그럼 마음 바뀌면 언제든지 와. 무인도에서 따 온 수박이 아직 잔뜩 남아 있거든.
메구
아, 네...
(수박?)
마릿페
뭐, 메구는 언제까지나 백마 탄 왕자님이라도 기다리지 그래? 그럼 안녕~
헤르날은 아직 뭔가 이야기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마릿페는 그의 팔을 잡아끌고 바다의 집 쪽으로 향했다.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메구는 혼자서 바다에서 수영을해, 근처 바다까지 왔다. 지금까지의 아우규스테로에서의 겸허으로부터 불안한 기분도 있었지만, 올해는 제대로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은 상쾌한 기분. 하지만, 해변가로 돌아가고자 수영을 시작한 그 때, 뒤에서부터 돌진해온 거대한 물고기와 충돌해버린다. 튀어나간 메구는 바다속으로 가라앉는 것이었다.

메구
…………
마릿페와 헤르날이라는 남자가 사라지고 혼자 남겨진 메구는 스스로가 불쌍한 존재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메구
(아니지, 내가 불쌍하긴 뭘! 아우규스테에 왔으니 신나게 놀자, 메구!)
메구
(언젠가 나한테도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날 거니까! 얼마든지 기다리고 말겠어!)
마릿페가 조금 부러워지기도 했지만, 그 마음을 털어버린 메구는 수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메구
푸우...! 꽤 멀리까지 왔네.
메구
아~ 그나저나 바다에서 헤엄치는 거 기분 좋다. 동네 강이나 호수하고는 전혀 다른 감각이야...
쏟아져내리는 햇살에 눈을 찡그리면서도 수면에 모로 누워 헤엄치던 메구는 작게 미소지었다.
메구
후후, 뭐야. 나 충분히 즐기고 있지 않아? 괜히 걱정해서 손해만 봤네.
메구
오늘은 일단 호텔로 돌아가서 맛있는 밥이나 먹고...
메구가 해변가를 향해 헤엄치려고 한 그 순간이었다.
???
위험해!
메구
어?
???
…………!!
메구
으억!
뒤쪽에서 돌진하던 거대한 물고기에게 튕겨져나간 메구는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바닷속으로 빠져들었다.
메구
(뭐, 뭐야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나 지금 물에 빠진 거야?)
메구
(아, 안 되는데... 의식이... 더는...)
메구
(살려주세요... 백마 탄... ㅇ...)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메구는 진이라고 이름을 말한 남자에게 도움받았다. 진이 말하길, 메구와 충돌한 것은 오우노타유라는 물고기였다고한다. 또, 진은 예의 기공단의 일원이라고 하고, 금새 기공단의 사람들은 파도치는 물가에서 그 거대 물고기와 싸움을 시작했다. 메구는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며, 다시는 아우규스테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을 더는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의식이 돌아왔을 때, 메구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기도 전에 그곳이 해변 어딘가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등에 닿는 뜨거운 모래의 감촉, 밀려들었다간 빠져나가는 파도 소리가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받쳐주고 있는 두꺼운 손바닥의 감촉도...
메구
(남자구나... 날 구해준 걸까?)
메구
(안 되는데... 나 지금 무슨 꼴을 하고 있는 걸까...)
있는 힘껏 눈꺼풀에 힘을 줘서 들어올리려고 한 순간, 그녀의 눈 앞에 보인 것은...
메구
으...
(아, 뭔가 하얀 것이...)
메구
(혹시 백마 탄 왕자님인가?)
점점 초점이 돌아오자 메구가 바라보고 있던 하얀 물체가 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다행이야, 정신이 든 모양이군!
메구
으아아악!
???
이런! 그렇게 갑자기 일어나면 상태가 나빠질지도 모르니 아직 누워 있는 게 좋겠어.
메구
아, 아... 아아...
눈 뜨자마자 본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라 메구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나는 진이라고 하네. 수영하는 피서객을 노리는 거대 물고기를 잡으려고 바다에 나가 있던 참이었네만...
그대 뒤로 닥쳐오는 그 우오노타유*를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늦었었다네.
(*ウオノタユウ, 개복치(맘보)의 방언으로 "여름이 왔다" 이벤트에 등장하는 보스의 이름)
내가 할 수 있었던 거라곤 소리를 지르는 것 뿐이었지. 면목없군...
메구
아... 당신이 저를 구해 주신 건가요? 가,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 없네... 라기보다, 오히려 우리 쪽이 사죄해야 할지도 모르겠군.
사실 우리 배가 무인도로 향하는 중에 그 물고기의 영역을 침범해서 자극했던 모양이더군.
메구
어... 무인도요...?
그래. 거기에선 수박을 얻을 수 있다고 들었거든.
하지만 설마 초거대 수박과의 격투가 기다리고 있을 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지...
메구는 자신을 진이라고 소개한 남자가 하는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갑자기 바다 쪽이 시끄러워졌다. 그리고...
???
진! 뭐 하고 있어! 우오노타유가 또 튀어나온 모양이야!
헤르날
정말 질긴 녀석이군. 슬슬 끝장을 봐야지, 안 그러면 해변에서 미녀들이 다 사라지겠어!
알겠네!
이런 상황이라 의사에게 데려다 주지 못해서 미안하네. 나는 가 봐야겠네!
메구
저는 이제 괜찮아요... 가, 가 보세요...
고맙네.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게!
남자는 파도가 치는 방향을 향해 떠나갔다.
그리고 홀로 남겨진 메구는 남자와 그 곁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보며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메구
(이상한 사람이 나타났다 싶더니만... 역시 그 이상한 사람들이었구나. 기공단인가 하는...)
아, 그 쪽으로 갔어!
루리아
조심하세요!
헤르날
알고 있어! 내가 시선을 끌게!
각오해라! 에이잇!
우오노타유
…………!!
메구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까지 열심히 싸우는 걸까...)
메구
(여긴 바캉스의 성지 아우규스테인데...)
메구
(뭐 됐어. 난 이제 아우규스테에 안 올거야. 계속 이런 일을 겪는 건 감당하기 힘들어...)
메구
(이번에야말로 안녕. 나의 아우규스테...)
그녀가 무릎을 감싸안은 채, 멍하니 기공단과 거대 물고기가 펼치는 파도 속의 전투를 보고 있을 때였다.
마릿페
헤르날~ 헤르날, 어디로 간 거야~?
마릿페가 모습을 감춘 여름날의 상대를 찾아헤매는 것을 곁눈질하며..
메구의 여름은 올해도 허무하게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