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탄지로 일행은 렌고쿠 일행에게 트루 마을에서 만난 바르드의 이야기를 전한다. 하늘의 세계 모두를 말려 들게 만든 제멋대로인 바르도의 행동에 분개하는 메두사. 일행은 사태 해결을 서두르기 위해 아직 일어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은 성정수를 남겨두고 사당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렌고쿠 코쥬로
그런데 카마도 소년!
렌고쿠 코쥬로
라일 소년은 무사히 마을까지 데려다 줬나?
카마도 탄지로
네, 일단 데려다 주기는 했는데요...
렌고쿠 코쥬로
음? 대답이 영 시원치 않군. 무슨 일 있었나?
아가츠마 젠이츠
그게... 좀 기분 나쁜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렌고쿠 코쥬로
가족을 잃고 세상을 원망하는 자라...
루리아
정말 슬픈 일이고 너무 안타깝기는 한데요...
보아하니 바르드 아저씨도 형님 섬 서고에서 사당이랑 유세에 대한 자료를 읽은 것 같더라고.
나타쿠처럼.
코쵸 시노부
하아... 그거 참 주변에 민폐인 분이네요.
나타쿠
세계를 끌고들어가는 자살이군.
메두사
그런 짓은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메두사
인간은 긍지높은 우리 성정수와 비교하면 조그맣고 힘도 없고 어리석지만...
메두사
그게 인간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메두사
[플레이어]네처럼 어쩔 수 없이 내가 돌봐줘야겠다 싶은 인간들도 있을 정도고.
메두사
그런 부분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 조금이지만.
루리아
메두사쨩...
메두사
...아무튼 그것만은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메두사
애초에 이 하늘의 세계에는 인간들, 하늘의 민족만 사는 게 아니란 말야!
메두사
우리같은 성정수들도 이 하늘에 살아가고 있어. 그런 건 신경쓰지도 않다니...!
뱀 아가씨... 너도 가끔은 정상적이고 멋있는 말을 하는구나.
메두사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언제나 멋있거든?
렌고쿠 코쥬로
음! 멋진 마음가짐이다!
코쵸 시노부
사정이 뭐가 됐든, 목표는 역시 처음 정한 그대로겠네요.
토미오카 기유
사당이겠군.
그래.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
루리아
어떤 사정이 있어서 열린 것이든, 유세의 문을 그대로 둘 수는 없어요.
무슨 짓을 해서라도 막든 부수든 해야 돼!
나타쿠
…………
메두사
나타쿠? 왜 그래?
나타쿠
나는 이 섬에 유세의 문이 생기게 된 경위가 신경쓰인다.
메두사
넌 꼭 이런 비상사태에... 지금은 그런 호기심 좀 넣어 둬.
메두사
아까도 그런 얘기 하더니, 지금 극 중요해?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코쵸 시노부
아뇨, 꼭 그렇지는 않을지도 몰라요.
코쵸 시노부
부수든 막든, 대상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메두사
그렇긴 하지만 지금 여기서 태평하게 의논하고 있을 시간이 아깝잖아?
카마도 탄지로
저도 서두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라일의 여동생을 구해 오겠다고 약속했거든요.
카마도 탄지로
그렇지 않아도 이미 하룻밤이 지났어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위험해질 거예요...
렌고쿠 코쥬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렌고쿠 코쥬로
라일 소년의 여동생도 물론 빨리 구해야만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냐.
렌고쿠 코쥬로
사당과 유세의 문은 우리의 운명을 쥐고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코쵸 시노부
...그렇죠. 서둘러 일을 처리해야 하는 건 사실인데요...
그럼 다 함께 사당으로 가자!
메두사
내가 계속 말한 게 그거거든?
나타쿠
실제로 사당에 가서 유세의 문을 직접 보면 알 수 있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아가츠마 젠이츠
아... 싫다. 싫다 싫다 진짜...
카마도 탄지로
젠이츠, 왜 그래? 아무리 싫다고 해도 갈 수밖에 없잖아.
아가츠마 젠이츠
나도 그런 건 알아! 알지만 싫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야? 이해 가? 이해 안 가나?
카마도 탄지로
지, 진정해 젠이츠!
렌고쿠 코쥬로
소년들! 떠들 시간 없으니 어서 와라!
하시비라 이노스케
잠깐! 네팔이는 여기 그냥 두고 가?
응? 이 성정수 얘기하는 거야?
???
…………
루리아
아직 잠든 채네요...
하시비라 이노스케
언제 일어나는 건데!
루리아
어...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직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은 없어요.
아가츠마 젠이츠
야, 이노스케! 루리아쨩 괴롭히지 마!
아가츠마 젠이츠
그리고 조금 전에 빨리 가야 된다는 이야기 들었잖아!
아가츠마 젠이츠
너란 녀석은 정말 사람 말을 안 듣는다니까... 네 그런 점 좀 그래.
하시비라 이노스케
시끄러워! 알아듣지도 못할 이야기만 하니까 그렇잖아!
카마도 탄지로
둘 다 싸우지 마! 그렇지 않아도 위험한 상황인데.
카마도 탄지로
또 유세의 괴물이 튀어나올지도 모르니 우리끼리 다투고 있을 때가 아냐.
하시비라 이노스케
응? 유세의 괴물이라는 거, 하늘 빨개지면 튀어나오는 기분나쁜 녀석들 말하는 거지?
카마도 탄지로
그래. 그러니까 방심할 수 없어.
하시비라 이노스케
하하하! 재미있구만! 다들 이노스케 님을 따르라!
하시비라 이노스케
저돌맹진!!
카마도 탄지로
힘들다 힘들어...
아가츠마 젠이츠
힘들다 힘들어가 아니고 싫다 싫어...

2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사당에 가까워 질수록 일행은 유세의 문에 생명력을 빨아들어져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시노부의 지적에 라일이 일행에 몰래 따라오고 있던 것이 발각된다. 여동생 생각에 꼭 데려가달라고 호소하는 라일을 탄지로는 곤란해 하지만 시노부가 "상응하는 힘이 없다면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어요"라고 엄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메두사
여기 있었네, 시노부.
코쵸 시노부
메두사 씨.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메두사
딱히 없어. 나도 산책하러 온 거야. 너야말로 애들 있는 곳으로 안 돌아가?
코쵸 시노부
그런가요... 조금만 더 있으려고요. 이렇게 조용하고 온화한 밤을 즐기는 건 정말 오랜만이거든요.
메두사
혈귀란 게 없으니까?
코쵸 시노부
네. 저희에게 있어 밤이란 싸우는 시간이니까요.
메두사
그래... 쉽지 않은 일이겠네.
메두사는 시노부를 향해 몇 발짝 더 다가오더니 나무기둥에 어깨를 기댔다.
메두사
너 있지... 탄지로 싫어해?
코쵸 시노부
...어째서요?
메두사
어... 탄지로가 아니려나? 여동생 쪽.
코쵸 시노부
...네즈코 씨 말인가요?
메두사
혈귀라서?
코쵸 시노부
그렇지는... 않아요.
메두사
흐음...?
코쵸 시노부
다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저희 언니와 부모님은 혈귀에게 살해당했죠.
메두사
그랬구나.
코쵸 시노부
물론 네즈코 씨가 그런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혈귀를...
코쵸 시노부
…………
시노부는 말을 잇지 못하고 난감한 듯한 미소를 띄우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높이 솟아오른 나무들 사이로 희미한 별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메두사
...그래서 너는 조용하고 온화한 밤이라고 말하면서도 전혀 기뻐보이지 않는 거구나.
코쵸 시노부
네...?
메두사
나한테도 언니들이 있어. 두 명.
코쵸 시노부
어머, 그렇군요.
메두사
너희 언니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메두사
네가 웃든, 화를 내든, 설령 운다고 해도... 변함없이 널 사랑하고 있을 거야.
코쵸 시노부
…………
메두사
...난 이제 돌아갈게! 너도 적당히 있다가 돌아와.
코쵸 시노부
…………
카마도 탄지로
저, 시노부 씨. 이거 제 기분 탓은 아니겠죠?
코쵸 시노부
네... 렌고쿠 씨, 어떤가요?
렌고쿠 코쥬로
음! 글렀군! 힘이 점점 빠져나간다!
그렇게 활기차게 대답하니까 설득력 없어보여... 나도 지쳤지만.
아가츠마 젠이츠
이게 뭐야...? 그냥 산 오르느라 지친 게 아닌 거지? 뭔데? 병인가? 저주?
나타쿠
생명력이 빨려나가고 있군.
메두사
성정수든 인간이든 상관없이 영향이 미친다는 거네. 짜증나...!
코쵸 시노부
아마도 저희는 전집중 호흡을 쓰는 덕분에 좀 나은 모양이에요.
루리아
전집중... 호흡?
코쵸 시노부
저희가 쓰는 특수한 호흡법의 이름이에요. 간단히 말하자면...
코쵸 시노부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혈액 안에서 대량의 산소가 순환되게 만들어서 신체능력을 크게 상승시키는 기술이죠.
렌고쿠 코쥬로
음. 소년들도 상시 전집중 호흡을 풀지 말도록 해라.
카마도 탄지로
네!
아가츠마 젠이츠
으으으... 힘들어... 괴로워...
나타쿠
전승으로 전해지던 "사당을 위한 산 제물"의 본질은 이것인지도 모르겠군.
코쵸 시노부
산 제물... 즉 생명력이 사당의 봉인을 풀고 유세의 문을 여는 데 필요하다는 뜻인가요?
메두사
잠깐, 그 말은...
메두사
이렇게 우리들의 힘을 흡수해서 문이 더 활짝 열린다는 소리 아냐?
나타쿠
아마도 그렇겠지.
아가츠마 젠이츠
...잠깐만. 그럼 우리가 이대로 사당에 가까워질수록 사태가 악화되는 거 아닌가...?
루리아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대체 어떻게...
돌아갈까?
계속 가자
렌고쿠 코쥬로
그래, 너희들은 돌아가는게 좋을지도 모르겠군. 우리들은 계속 진행하겠다.
루리아
저기, 그건...
렌고쿠 코쥬로
전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쉽지만, 이 이상 말려들게해서 민폐를 끼질 수는 없지.
그건 아냐, 형씨. 우리들은 딱히 말려든건 아냐.
카마도 탄지로
정말 괜찮겠어?
당연하지.
루리아
애초에 저희도 의뢰를 받아서 이 섬에 오게 된 거니까요. 게다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멸망에 관계된 일이야.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어.
렌고쿠 코쥬로
알았다! 너희들의 마음에 감사한다.
렌고쿠 코쥬로
우리는 원래 세계로 돌아갈 길을 찾기 위해, 너희들은 세계를 위기에서 구해내기 위해!
카마도 탄지로
가야 할 길이 같다는 말씀이시군요.
코쵸 시노부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진하는 건 좋은데,
코쵸 시노부
최소한 "그"를 데려갈 수는 없겠네요.
루리아
그가 누군데요...?
라일
아...
카마도 탄지로
라일!?
라일
타, 탄지로...
카마도 탄지로
괜찮아!?
라일
으...
토미오카 기유
쇠약해져 있군.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명력을 흡수당하고 있는 거겠지.
카마도 탄지로
이렇게 위험한 곳에 혼자서 왜 따라온 거야!
라일
미, 안해... 하지만...
카마도 탄지로
여동생이 걱정되어서 그런 거지? 이해해. 이해하지만...
카마도 탄지로
우리한테 맡겨 달라고 했잖아. 약속이었는데.
라일
탄지로네 일행을 못 믿어서 그런 게 아니야.
라일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확신이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약속을 지켜 줄 거라고 믿어.
라일
하지만... 하지만
라일
엘리는 내 동생이란 말이야! 내가 가야 한다고!
카마도 탄지로
라일...
라일
나, 이제 안 울거야! 약한 소리도 안 할게. 그러니까 데려가 줘!
카마도 탄지로
…………
토미오카 기유
동생을 구하려다가 네가 위험에 처한다면 동생이 그걸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나?
라일
...
카마도 탄지로
토미오카 씨...
코쵸 시노부
하아... 토미오카 씨는 변함없이 말투가 차갑네요.
코쵸 시노부
...라일 군, 잘 들어요.
라일
으, 응...
코쵸 시노부
라일 군의 각오는 잘 알겠어요. 그 마음가짐도 훌륭하다고 생각하고요.
라일
그럼...!
코쵸 시노부
하지만 그 아무리 각오와 의지가 강하다고 해도, 그에 걸맞는 힘이 없다면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어요.

3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탄지로 일행에게 "라일이 위험한 상황에 쳐하면 에리도 슬퍼 할 것"이라고 설득당한 라일은 탄지로 일행을 믿고 여동생의 구출을 맡긴다. 또한 렌고쿠가 바르드가 일행을 미행하고 있었던 것이 발각. 탄지로는 바르도가 라일을 걱정해서 따라왔을 것이라고 간파하고, 라일를 마을까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다. 라일은 여동생이 좋아하는 인동초를 전달 해달라고 시노부에 건네주고 바르드와 함께 마을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라일
뭐...?
코쵸 시노부
그러니 힘이 없는 지금의 당신을 이 앞으로 데려갈 수는 없어요.
라일
그럴 수가...
토미오카 기유
...네 말투도 충분히 차갑다고 생각하는데.
코쵸 시노부
뭐라고요? 토미오카 씨.
토미오카 기유
…………
코쵸 시노부
반론도 안 하실 거면 이야기 중간에 끼어들지 말아주실래요? 정말이지...
코쵸 시노부
라일 군. 탄지로 군이 여동생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했죠?
라일
으, 응. 약속했어.
코쵸 시노부
그럼 약속을 지킬 기회를 줘 보기로 해요.
코쵸 시노부
저도 그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틀림없이 약속을 지킬 거예요.
카마도 탄지로
시노부 씨...
코쵸 시노부
그리고 제가 탄지로 군보다 강하거든요! 여차하면 제가 뒤치다꺼리를 확실히 하도록 할게요.
라일
…………
카마도 탄지로
응, 걱정하지 마.
카마도 탄지로
아까 토미오카 씨도 말씀하셨지만, 동생을 구하려다가 네가 위험해지면 안 되잖아.
카마도 탄지로
엘리가 슬퍼할 거야.
라일
엘리가?
메두사
너, 오빠라면서 동생 마음도 잘 모르는 모양이네.
메두사
오빠나 언니가 동생들을 생각하는 만큼, 동생들도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해.
라일
내 동생도...?
메두사
그럼. 알아들었으면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라일
...알았어.
카마도 탄지로
그래! 착한 아이구나.
렌고쿠 코쥬로
...그런데 거기 넌 누구지?
바르드
!?
라일
아저씨...?
어! 아저씨, 뭐 하러 따라왔어!
코쵸 시노부
아, 저 분이 그...
설마 또 무슨 짓 하려고 그래?
바르드
나, 나는...
카마도 탄지로
저기, 라일을 마을로 데려다주실 수 있나요?
아가츠마 젠이츠
잠깐 탄지로! 저 녀석은...
카마도 탄지로
알아. 하지만 저 사람은 라일 남매랑 3년이나 같이 살았는걸.
카마도 탄지로
저 사람을 따르는 라일을 보고 있자면 거기에 진짜 애정과 정이 전혀 없었으리라고 생각하긴 힘들어.
카마도 탄지로
설령 피가 이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아가츠마 젠이츠
그런가... 그렇겠지. 생각해 보면 3년이란 짧은 듯하지만 꽤 긴 시간이니까.
아가츠마 젠이츠
목적이 있어서였다고 해도 피도 섞이지 않은 남을 키워준다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닐 거야...
카마도 탄지로
부탁드려도 될까요?
바르드
…………
카마도 탄지로
...당신이 이런 곳까지 따라온 것은 라일이 걱정되어서 아닌가요?
바르드
...라일, 돌아가자.
라일
으, 응!
아가츠마 젠이츠
조심해서 가야 돼.
나타쿠
유세의 영향인지 근처에 위험한 마물들은 보이지 않는다. 마을까지 안전히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라일
...탄지로, 젠이츠.
라일
그리고 여러분... 엘리를 잘 부탁드려요.
카마도 탄지로
그래, 우리한테 맡겨.
아가츠마 젠이츠
아니, 난 아마 도움이 안 될 거야.
라일
...아!
라일
이 꽃, 엘리랑 산으로 놀러오면 자주 땄던 꽃이야! 꿀을 빨면 달콤하거든...
카마도 탄지로
그렇구나. 꽃 이름이 뭔데?
라일
어... 모르겠어.
라일
엘리는 꽃이나 나무같은 걸 잘 알지만 나는 잘 몰라.
코쵸 시노부
...인동초군요.
라일
인동초...?
코쵸 시노부
이 세계에서도 같은 이름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나타쿠
허니서클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인동초라고도 한다.
코쵸 시노부
그래요... 같은 이름이군요.
라일
인동초... 지금쯤 엘리는 분명 배가 고플 거야.
라일
누나, 이거 엘리한테 전해줄 수 있어?
코쵸 시노부
...네, 알겠어요. 꼭 전해 줄게요.

4 절

이 이야기의 줄거리
라일은 동생을 걱정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부모를 만나고 싶다고는 입에 담지 않았다. 탄지로 일는 라일에게 자신을 겹쳐보고, 가족의 분만큼 여동생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말한다. 렌고쿠도 잃어버린 소중한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이해를 표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완수하여 소중한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신으로 있고 싶다고 말한다. 소중한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힘으로 바꾸어 일행은 사당으로 걸음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일행은 마을로 돌아가는 소년과 남자를 배웅한 후, 무거운 몸을 채찍질하며 다시 길을 나섰다.
아가츠마 젠이츠
라일 말야...
카마도 탄지로
응?
아가츠마 젠이츠
동생은 엄청 걱정하던데, 돌아가신 부모님을 보고 싶다고는 이제 말 안 하더라.
카마도 탄지로
아, 그러고 보니...
아가츠마 젠이츠
이제 괜찮은 걸까?
카마도 탄지로
글쎄...
하시비라 이노스케
하! 이상한 말이구만.
하시비라 이노스케
죽은 놈을 만나고 싶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하시비라 이노스케
살아 있는 놈들은 죽으면 안 움직여. 그리고 곧 땅으로 돌아간다고. 그걸로 끝이잖아.
하시비라 이노스케
그렇게 된 놈을 만나서 뭐 하겠다고 그러는데?
아가츠마 젠이츠
너 진짜... 그렇게 눈치라고는 없는 얘기 좀 하지 마!
하시비라 이노스케
그럼 넌 알아? 만나고 싶은 녀석 있냐고!
아가츠마 젠이츠
...그렇게 따지면 나도 딱히 없긴 한데...
하시비라 이노스케
뭐야, 너도 이해 못한 건 마찬가지잖아!
아가츠마 젠이츠
상상력의 문제지! 너한테는 배려도 상상력도 전부 결여되어 있다고!
하시비라 이노스케
뭔데, 잘났다는 듯이!
카마도 탄지로
하지 말라니까.
카마도 탄지로
...난 조금이지만 이해할 수 있어. 이제는 없는 소중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기분은 부정할 수 없다고.
아가츠마 젠이츠
미안해, 탄지로. 난...
카마도 탄지로
괜찮아 젠이츠. 고마워.
카마도 탄지로
죽어버린 아버지랑 어머니, 동생들을 생각하면 외로워서 견딜 수가 없지만...
카마도 탄지로
지금은 홀로 남아 준 네즈코를 다른 가족들 몫만큼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하거든.
카마도 탄지로
라일도 나처럼 생각하게 됐을지도 몰라...
아가츠마 젠이츠
...응. 그런 거였으면 좋겠다.
렌고쿠 코쥬로
잃어버린 사람이 소중할수록 그를 그리는 마음도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도리... 거스르기 힘든 감정이지.
렌고쿠 코쥬로
허나 그 사람의모습, 함께 나눴던 말들은 항상 자신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거다.
카마도 탄지로
네, 저도 느낄 수 있어요. 모두가 제 안에 있어요...
렌고쿠 코쥬로
설령 그것이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늘 그 앞에 부끄러움 없는 자신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렌고쿠 코쥬로
스스로의 책임에서 도망치지 않고 훌륭히 맡은 바를 다한다면,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당당할 수 있겠지.
메두사
...인간은 정말 복잡하다니까.
메두사
수명도 짧고 약해서 금방 죽어버리니까 괜히 더 어렵게 생각하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메두사
살아있든 죽었든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을 위해 노력하고 싶은 건 당연한 거잖아.
메두사
난 성정수니까 너희 인간들하고는 좀 다르지만,
메두사
소중한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 큰 힘으로 이어진다는 정도는 잘 알아.
루리아
맞아요... 저도 소중한 사람이 생겨서 더 강해질 수 있었어요.
메두사
어려운 소린 이걸로 됐어!
메두사
아무튼 난 언니들을 위해서라도 절대 이 세계가 위험하게 놔두지 않을 거야.
메두사
그러니까 빨리 가기나 하자!